[STAGE] 연극 ‘파우스트’
김은정(외부기고자) 2023. 4. 14. 11:10
내기를 할까요? 당신의 운명을 걸고
18, 19세기 독일의 위대한 문호 괴테. 그는 25세에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전 유럽에 ‘베르테르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다. 이후 다양한 작품을 썼지만 그중에서도 『파우스트』를 빼놓을 수 없다. 괴테가 20대부터 집필을 시작하여 죽기 직전까지 약 60년에 걸쳐 완성한 인생의 역작 『파우스트』. 이 작품에는 괴테의 청년 시절부터 고전주의에 취해 있던 중년과 이샹향을 꿈꾸던 노년까지, 대문호의 일생의 사유와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파우스트』는 오랜 시간 동안 향유되었던 만큼 지난 190여 년간 연극을 비롯한 음악, 미술,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로 재창조되며 시대와 장르를 초월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재미와 공감 그리고 삶에 대한 깨달음을 선하는 작품이다. 문학적으로도 『파우스트』는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시대를 관통하는 작품으로, 시대와 함께 변한 작가의 생각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 인간의 욕망과 한계, 좌절, 양심에 대한 『파우스트』의 주제 의식은 당대는 물론 후대의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어 슈베르트의 ‘마왕’, 리스트의 ‘파우스트 교향곡’ 등을 탄생시켰다.
평생을 학자로 살아온 파우스트를 두고 악마 메피스토는 신과 내기를 한다. 파우스트는 인생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대가로 자신의 영혼을 요구하는 메피스토의 거래 제안을 수락하게 된다. 마법의 약을 마시고 젊어진 파우스트, 그는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소녀 그레첸에게 첫눈에 반하고 만다. 메피스토의 능력을 빌어 그레첸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한 파우스트는 결국 그녀와 위험한 사랑에 빠진다.
극은 선악이 공존하는 인물이 악마와 위험한 계약을 맺으며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인간이기 때문에 갖는 한계와 실수 앞에서 좌절하던 인물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극은 방황을 겪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해주며 커다란 울림과 영감을 준다.
이름이 곧 필모그래피인 유인촌은 1996년 연극 ‘파우스트’에서 연출 및 메피스토 역을 연기한 이후 27년 만에 동명의 작품으로 돌아왔다. 그는 이번에는 많은 사람들이 현자라고 칭송할 정도로 평생 동안 다양한 학문을 공부한 노학자 파우스트를 선보인다. 인생에 대한 회의감에 독약을 마시고 스스로 생을 끝내려는 순간, 악마 메피스토를 만나 영혼을 건 계약을 맺는 유인촌의 캐릭터는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스펙트럼 넓은 연기로 선과 악을 지유자재로 넘나드는 박해수, 연극 무대와 드라마 등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인정받은 박은석, 입체적 캐릭터의 원진아도 기대를 충족시킨다.
무대는 고전은 올드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과감하게 부셔버린다. 현대적 공간은 물론 거대한 LED 패널을 활용하여 신의 영역과 정령을 표현하며, 현실 세계를 상장하는 4대 원소 중 흙은 다량의 코르크로 구현해 스펙터클한 무대를 선사한다.
양정웅 연출은 “괴테의 아름다운 언어의 홍수 속에서 비처럼 쏟아질 이야기와 질문, 메시지에 관객들이 흠뻑 젖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작품은 세속적인 삶을 살아가는 우리 자신에게 마치 자화상처럼 성큼 다가온다.
장소: LG아트센터 서울
기간: ~2023년 4월29일
시간: 화, 목, 금 7시30분 / 수 3시 / 토 2시, 7시 / 일 2시
출연: 메피스토 – 박해수 / 파우스트 – 유인촌 / 젊은 파우스트 – 박은석 / 그레첸 – 원진아
[글 김은정(프리랜서) 사진 샘컴퍼니, LG아트센터]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75호(23.4.18)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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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고전을 현대의 관객들이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선보이며 많은 사랑을 받아온 샘컴퍼니 연극 시리즈는 그동안 ‘로미오와 줄리엣’, ‘리차드 2세’, ‘오이디푸스’ 등을 선보였다. 이번 작품 ‘파우스트’는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이다. 특히 이번 무대는 오직 원 캐스트로, 4주 동안만 공연된다.
18, 19세기 독일의 위대한 문호 괴테. 그는 25세에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전 유럽에 ‘베르테르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다. 이후 다양한 작품을 썼지만 그중에서도 『파우스트』를 빼놓을 수 없다. 괴테가 20대부터 집필을 시작하여 죽기 직전까지 약 60년에 걸쳐 완성한 인생의 역작 『파우스트』. 이 작품에는 괴테의 청년 시절부터 고전주의에 취해 있던 중년과 이샹향을 꿈꾸던 노년까지, 대문호의 일생의 사유와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파우스트』는 오랜 시간 동안 향유되었던 만큼 지난 190여 년간 연극을 비롯한 음악, 미술,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로 재창조되며 시대와 장르를 초월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재미와 공감 그리고 삶에 대한 깨달음을 선하는 작품이다. 문학적으로도 『파우스트』는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시대를 관통하는 작품으로, 시대와 함께 변한 작가의 생각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 인간의 욕망과 한계, 좌절, 양심에 대한 『파우스트』의 주제 의식은 당대는 물론 후대의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어 슈베르트의 ‘마왕’, 리스트의 ‘파우스트 교향곡’ 등을 탄생시켰다.
평생을 학자로 살아온 파우스트를 두고 악마 메피스토는 신과 내기를 한다. 파우스트는 인생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대가로 자신의 영혼을 요구하는 메피스토의 거래 제안을 수락하게 된다. 마법의 약을 마시고 젊어진 파우스트, 그는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소녀 그레첸에게 첫눈에 반하고 만다. 메피스토의 능력을 빌어 그레첸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한 파우스트는 결국 그녀와 위험한 사랑에 빠진다.
극은 선악이 공존하는 인물이 악마와 위험한 계약을 맺으며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인간이기 때문에 갖는 한계와 실수 앞에서 좌절하던 인물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극은 방황을 겪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해주며 커다란 울림과 영감을 준다.
이름이 곧 필모그래피인 유인촌은 1996년 연극 ‘파우스트’에서 연출 및 메피스토 역을 연기한 이후 27년 만에 동명의 작품으로 돌아왔다. 그는 이번에는 많은 사람들이 현자라고 칭송할 정도로 평생 동안 다양한 학문을 공부한 노학자 파우스트를 선보인다. 인생에 대한 회의감에 독약을 마시고 스스로 생을 끝내려는 순간, 악마 메피스토를 만나 영혼을 건 계약을 맺는 유인촌의 캐릭터는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스펙트럼 넓은 연기로 선과 악을 지유자재로 넘나드는 박해수, 연극 무대와 드라마 등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인정받은 박은석, 입체적 캐릭터의 원진아도 기대를 충족시킨다.
무대는 고전은 올드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과감하게 부셔버린다. 현대적 공간은 물론 거대한 LED 패널을 활용하여 신의 영역과 정령을 표현하며, 현실 세계를 상장하는 4대 원소 중 흙은 다량의 코르크로 구현해 스펙터클한 무대를 선사한다.
양정웅 연출은 “괴테의 아름다운 언어의 홍수 속에서 비처럼 쏟아질 이야기와 질문, 메시지에 관객들이 흠뻑 젖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작품은 세속적인 삶을 살아가는 우리 자신에게 마치 자화상처럼 성큼 다가온다.
Info
장소: LG아트센터 서울
기간: ~2023년 4월29일
시간: 화, 목, 금 7시30분 / 수 3시 / 토 2시, 7시 / 일 2시
출연: 메피스토 – 박해수 / 파우스트 – 유인촌 / 젊은 파우스트 – 박은석 / 그레첸 – 원진아
[글 김은정(프리랜서) 사진 샘컴퍼니, LG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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