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충주 관광버스 사고 조사 착수···외국인 사망자 본국 운구
이스라엘 국적 60대 여성 1명이 숨지고 34명이 다친 관광버스 전도 사고와 관련, 경찰이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에 나섰다. 충주시는 사망자 시신을 본국으로 운구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충북 충주경찰서는 지난 13일 수안보면에서 발생한 관광버스 전도사고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날 현장 조사에는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도로교통공단 등이 참여했다. 경찰은 현장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할 계획이다.
사고가 난 언덕길은 급경사에 커브가 심한 곳으로 도로 상황을 모르는 운전자라면 사고 위험이 큰 구간이라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다만 지난 3년 동안 해당 구간에서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날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관광버스 운전기사 A(69)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수동 기어를 2단에서 1단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시동이 꺼졌고 이후 버스가 뒤로 밀려 사고가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버스 블랙박스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해당 영상에는 사고 발생 전후 버스 내부와 외부 영상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브레이크 파열과 같은 차량 결함 여부에 관해서도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승객들이 버스에서 안전벨트를 매지 않아 피해가 커진 것으로 분석한다. 사고 당시 호텔 도착을 앞두고 몇몇 관광객들이 안전벨트를 풀고 짐칸에 있는 짐을 꺼내고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앞서 지난 13일 오후 6시5분쯤 수안보면 온천리 한 호텔 앞 도로에서 가이드와 관광객 등 35명이 탑승한 관광버스가 전도됐다. 이 사고로 이스라엘 국적 60대 여성 1명이 숨지고 34명이 다쳤다. 부상자들은 병원 8곳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 중 7명은 중상을 입었다. 운전사와 가이드를 제외한 33명은 모두 이스라엘 국적 관광객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버스는 2013년식 46인승 관광버스다. 주행거리는 50만㎞ 정도로 노후된 버스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블랙박스 영상을 통해 안전벨트 착용 여부와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주시도 버스 전도사고 통합지원본부를 설치하고 행정지원에 나섰다. 충주시는 우선 괴산군의 한 장례식장에 안치된 이스라엘 국적의 B씨 시신을 본국으로 운구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B씨 유가족은 대사관을 통해 시신 운구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충주시 관계자는 “외교부,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과 시신 운구 절차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충주시는 피해자들이 모두 외국인인 점을 고려해 병원 등에 공무원과 통역을 배치했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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