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으로 접은 농구선수→배우 김택의 힘찬 도약, '리바운드' [인터뷰]
실제 농구선수 경험 큰 도움 되기도
'암수살인' 주지훈 롤모델
"농구는 선물 같은 존재...배우로서 리바운드 기회였다"
(MHN스포츠 정승민 인턴기자) 극장가를 부산중앙고 농구부의 감동 실화로 채운 영화 '리바운드'에서 골대 밑을 지켰던 김택. 실제 고등학교와 대학교 시절 농구선수로 활약했지만 부상으로 꿈을 접은 그에게 이 영화는 다시 찾아온 절호의 '리바운드'였다.
'리바운드'는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쉼 없이 달려간 8일간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그린 감동 실화 영화다.
극 중 김택은 유난히 큰 키와 남다른 점프력으로 축구선수를 꿈꿨지만, 강양현 코치(안재홍)의 눈에 들어 부산중앙고 농구부에 입단한 괴력센터 '홍순규' 역을 맡았다.
이 배역을 위해 치열한 오디션을 거쳤다는 김택은 "많은 오디션을 봤지만 리바운드만큼은 합격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이 있었다"며 "장항준 감독님을 만났을 때는 패기와 열정을 보여드리겠다 많이 어필했다. 마침내 합격한 뒤에는 온몸에 전율을 느끼며 어머니를 와락 안았고, 기뻐서 하루 종일 오디션 합격 이야기만 나눴다"고 합류 과정을 밝혔다.
'리바운드' 오디션 과정 중 하나였던 농구 실력 테스트를 문제 없이 통과한 김택은 과거 그의 모교 휘문고와 중앙대에서 농구선수로 활약했다. 그의 농구 인생을 묻는 말에 김택은 "초등학교 때는 농구클럽, 중학교 때는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농구선수의 꿈을 키우다가 중2 겨울방학 때 입단 테스트를 거쳐 농구부가 있는 학교에 합격했다"며 "전학 후 엘리트 농구 선수의 길을 걸었지만 대학 입학 후 잦은 부상으로 결국 그만두게 됐다"고 전했다.
김택이 출연한 '리바운드'는 부산중앙고 농구부의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농구가 핵심 소재였고, 누구보다 그와 접점이 많은 작품이었다. 이런 이유로 자신감과 책임감이 남달랐다는 김택은 "다른 배우들 또한 농구에 대한 지식이 풍부했지만, 선수들의 습관, 경기 중 하는 말, 코치진과 가족들의 마음 등 실제 선수만이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공유하고자 노력했다"며 "고등학교 때 실제 시합했던 장소에서 촬영한 적도 있었는데 당시 추억이 떠올라 더 몰입할 수 있었다. 다만 제 캐릭터가 농구를 잘하는 인물이 아니라 일부러 못하는 척 연기해야 해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 부산중앙고 농구부가 전국 고교농구대회에서 그린 뜨거운 실화를 담은 '리바운드'. 김택이 연기한 '홍순규' 또한 당시 부산중앙고를 빛냈던 실제 선수 중 한 명이다. 팀의 기둥 역할을 한 홍순규와 닮기 위해 사소한 습관까지 연구했다는 김택은 "영화에 나오는 실제 경기 영상들을 전부 찾아봤는데 수비하는 도중 손을 크게 벌린 뒤 수비라고 큰 소리로 외치는 행동도 있었고, 제스처나 헤어스타일, 피부 톤 등 많은 부분과 닮으려고 노력했다" 답했다.
김택도 선수 시절이 있었기에 홍순규처럼 습관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항상 유니폼과 신발 색깔을 맞췄고, 시합 전 에너지 드링크를 먹었다. 경기 중 습관도 홍순규와 비슷한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며 "팀에 파이팅을 불어넣고, 항상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선수였다는 점에서 비슷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선수로 활동할 당시 부산중앙고 농구부의 전설을 알고 있었다는 김택은 "기적 같은 이야기다. 6명의 선수로 한 대회의 모든 경기를 소화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며 "철인이 아닌 이상 기절할 정도로 힘들었을 거라 생각한다. 당시 농구계에서는 굉장히 이슈였고, 거짓말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놀랐던 기억이 있다"고 언급했다.
학창 시절부터 해왔던 농구를 잦은 부상으로 내려놓고 배우로 전향한 김택은 '리바운드'를 시기와 경험, 직업까지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기적 같은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운동을 그만둘 때 실패한 운동선수라고 생각하며 자책하고, 자존감이 굉장히 낮았었다"며 "하지만 배우로 전향하며 더 넓은 세상을 보게 됐고, 이렇게 재밌고 적성에 맞는 일이 또 있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김택은 농구선수의 꿈을 접고 배우로 전향하며 배우 주지훈을 롤모델로 삼았다고 밝혔다. 그는 "어릴 적 선수 생활을 하다 보니 개인 시간이 없어서 영화관은 가지도 못했는데, 운동을 그만두고 암수살인을 보러 영화관에 간 적이 있다"며 "영화 속 주지훈을 보고 소름이 돋았다. 다른 작품도 찾아봤는데 동일 인물인가 싶을 정도로 인간의 다양한 면을 연기하는 배우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꼈다"고 언급했다.
농구에서 슈팅한 공이 골망에 들어가지 않고 림이나 백보드에 맞아 튀어나오면 그 공을 잡아 다시 기회를 얻는 리바운드. 한때 엘리트 농구 선수였지만 이제 엘리트 배우를 꿈꾸는 김택은 힘찬 도약으로 영화 '리바운드'라는 공을 거머쥔 채 골망으로 향한다.
"제게 리바운드라는 작품은 제 인생에서 리바운드한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농구선수를 꿈꿨던 과거와 배우의 길을 걷는 현재, 너무나도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결국 농구는 제게 선물 같은 존재입니다. 농구선수를 하지 않았다면 리바운드를 만나지 못했을 수도 있으니까요. 훌륭한 감독님과 스태프분들, 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진심으로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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