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복순' 전도연 "제 몸이 부서져도 전설의 킬러 역 해내야 했죠"[인터뷰]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지난달 종영한 tvN 드라마 '일타 스캔들'로 시청률 흥행을 이룬데 이어 지난달 31일 선보인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까지 공개 3일 만에 글로벌 1위를 차지했으니 배우 전도연에게는 '이보다 좋을 수 없다'는 문구가 그 어느 때보다 실감나게 느껴질 것 같다.
최근 서울 삼청동에서 '길복순'(변성현 감독) 인터뷰에 나선 전도연에게서는 열심을 다 한 후 그에 걸맞은 성취를 이룬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기분 좋은 만족감과 그럼에도 또 다른 도전을 갈급해 하는 프로 배우의 근성이 동시에 느껴졌다.
영화 '길복순'은 청부살인 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이 회사와 재계약 직전 목숨을 건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넷플릭스 톱10에 따르면 '길복순'은 공개 3일 만에 비영어 부문 영화 전세계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2일까지 넷플릭스 톱10에 따르면 지난 3∼9일 기준 2571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한국 홍콩 인도네시아 일본 등 비영어권 영화 부문 1위에 차지했고 무려 80개 국가·지역에서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전도연은 '길복순'에서 사춘기를 겪는 딸과 갈등 관계에 있는 전설의 킬러 길복순 역을 맡아 본격적 액션 연기에 도전했다.
"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때나 '협녀'때 액션 연기가 있기는 했지만 막싸움 수준이었어요. '협녀'는 액션 배우들과 합을 맞췄기에 큰 어려움이 없었죠. 저한테 많이들 맞춰 주셨거든요. '길복순'에서는 다른 액션 영화들에서 레퍼런스를 가져오기 보다는 인물의 감정을 잘 보여 줄 수 있는 액션신들에 초점을 뒀어요. 대부분 롱테이크 장면이었죠. 이연 배우와 대립하는 신에서는 대역분이 훌륭히 잘 해주셨죠. 4개월을 술도 끊고 죽어라 훈련 받으며 액션신을 촬영했는데 아무리 연습했어도 유연해지는 건 쉽지 않더라고요. 이연, 이솜 배우와 세 명이 뭉쳤던 액션 장면도 기억에 많이 남았어요. 감독님도 여성 캐릭터들의 기싸움이 재미있게 표현됐다며 좋아하시는 장면이죠."
일본 야쿠자 두목 역으로 특별 출연한 황정민과 도끼와 칼을 무기로 싸우는 장면이 액션의 첫 촬영이었다. 2005년 영화 '너는 내운명'에서 절절한 러브스토리를 펼쳤던 전도연과 황정민은 '길복순'에서 킬러와 야쿠자로 만나 무시무시한 에너지와 기싸움이 오가는 혈투를 벌였다.
"액션신으로 첫 촬영이었죠. 저는 연습을 꽤 오래한 편이었는데 황정민 배우는 '수리남' 때문에 외국에 있다 오셔서 연습을 한두 번 정도하고 촬영을 들어가게 됐어요. 그런데 액션을 워낙 많이 한 분이라 금방 습득하고 잘 하시더라고요. 사실 제가 조금 헤맸고 그런 부분을 배려해준 현장이었어요. 총 4일 동안 촬영을 했는데 사실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죠. 그런데 연습실에서 하던 만큼 액션이 안 나왔고 제가 욕심이 나서 '한 번만 더 하겠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황정민 선배가 '도연아, 그만 하면 충분해, 훌륭해'라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치열하게 찍은 장면이에요."
영화 '길복순'의 시작은 전도연을 향한 변성현 감독의 깊은 팬심에서 비롯됐다. 변 감독은 오랜 시간 전도연의 열렬한 팬이었고 평소 완벽에 가까운 배우라고 생각했던 전도연에게 가장 제안이 안 갈 것 같은 장르를 생각하다가 전도연을 주인공으로 하는 액션물의 시나리오를 제안했다.
"보통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언제나 시나리오가 우선이죠. 그런데 이 작품은 시나리오를 안보고 결정했어요. 변 감독님이 저를 두고 쓰신 이야기니까요. 굉장히 예외적으로 선택한 작품이 '길복순'인 것 같아요. 변 감독님은 제 오랜 팬이었는데 작품을 같이 할 엄두를 못내다가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을 보고 저와 액션을 해봐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셨대요. 정말 오랜 시간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술도 같이 마셨어요. 저희 집에도 여러 번 오셔서 대화를 나눴죠. 그런데 제가 집에서 아이한테 쩔쩔 매는 모습을 보시고 '길복순'에도 녹여내셨더군요. '어릴 적 제 꿈이 현모양처였다'라고 말한 것에서 영감도 얻으셨대요."(웃음)
2007년 영화 '밀양'으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이라는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굵직한 한 획을 그었지만 이후 출연 제안이 쏟아져 들어올 거라는 일반적 기대와 달리 그를 향한 캐스팅 제의는 이전과 유사하거나 오히려 줄어든 편이었다. 이후 남성 배우들이 다수 주연을 맡는 멀티 캐스팅 작품이 국내 영화계에서 대세를 이뤘고 전도연에게는 '해외 영화제용 영화' 혹은 '작품성 높은 작품'만 출연할 거라는 예측들이 팽배했기 때문.
"최근 여배우들 중심의 콘텐츠가 조금씩 고개를 들고는 있지만 이런 경향은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에서 일어나는 경우이지 한국 영화계에서는 그런 작품들이 부족합니다. 코로나가 길어지면서 OTT 시장이 활성화 됐고 그러면서 콘텐츠들도 다양하게 보급됐죠. 그 이전까지 여배우들이 할 수 있는 작품은 사실 굉장히 제한적이었어요. 변성현 감독이 '길복순' 제안을 하실 당시 100억이 넘는 예산의 작품이라는 말씀을 듣고 부담도 됐어요. '전도연에게 그 정도 투자가 될까' 의심도 했고요. 하지만 변 감독님이 제 그런 의구심을 간단히 깨주셨죠. '이 작품은 전도연이 아니면 절대 안된다'며 확신을 주셨어요. 그렇기에 죽었다 깨나도 혹은 제 몸이 부서져도 이 작품은 해내야 했어요. 결국 좋은 결과물의 작품이 나왔고 베를린 영화제에서 호평도 받았어요. 글로벌 1위까지 해내고 나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서서히 차오르네요. 저와 동료들을 믿고 계속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설 생각입니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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