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스위퍼' 연마하는 안우진 "아직 잘 안되네요"

▲ 안우진

스위퍼(Sweeper)는 최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화제로 떠오른 변화구입니다.

변형 슬라이더의 일종인 스위퍼는 수평으로 크게 휘어 마치 홈플레이트를 빗자루질(Sweep)하는 것과 같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스위퍼가 가장 크게 부각된 무대는 지난달 막을 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입니다.

이 대회 결승전에서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LA에인절스)는 투수로 나서 미국의 마지막 타자 마이크 트라웃(에인절스)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올 시즌부터 MLB는 스위퍼를 새로운 구종으로 분류해 집계하고, 오타니는 투구의 절반 이상을 이 구종으로 채웁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 안우진(키움 히어로즈)도 '스위퍼 열풍'에 합류했습니다.

안우진은 지난 13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이 끝난 뒤 "요즘 스위퍼를 보고 그렇게 던져보고 싶어서 연습 중인데 잘 안된다"고 했습니다.

최고 시속 160㎞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지는 안우진은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 구사 능력도 리그 최정상급입니다.

안우진은 "요즘 투수들의 대화 주제가 다 스위퍼"라며 "팀 동료인 에릭 요키시도 저한테 던져보라고 권하고, 오타니를 좋아하는 형들도 그립이나 그런 걸 많이 알려줘서 연습해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스위퍼를 던지는 방법은 그립부터 회전까지 일반적인 슬라이더와 다릅니다.

안우진의 설명에 따르면, 슬라이더 그립을 잡고 커브를 던지는 것처럼 앞에서 공을 긁는 것처럼 던져야 합니다.

그는 "아직은 내가 던지면 옆으로 휘는 게 아니라 아래로 떨어진다"며 "그래도 연습하다 보면 언젠가는 될 거다. 던질 수 있다면 우타자가 많이 힘들어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난 7일 창원에서 안우진과 선발 맞대결을 벌인 NC 다이노스 에릭 페디가 현재 KBO리그에서 스위퍼를 가장 잘 구사하는 선수입니다.

당시 안우진은 7이닝 12탈삼진 1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고, 페디는 스위퍼로 키움 타선을 빗자루질해 8이닝 10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습니다.

안우진은 "다음에 페디를 만날 기회가 있으면 (스위퍼 던지는 요령을) 물어볼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오타니의 투구 영상을 종종 참고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못 던질 걸 아니까 많이 안 본다"라고도 했습니다.

사실 안우진은 지금 가진 무기만으로도 타자를 압도합니다.

올 시즌 3경기에서 19이닝을 던진 그는 29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단 1점만을 내줘 평균자책점 0.47로 순항하고 있습니다.

안우진은 "지금도 슬라이더를 두 종류로 나눠서 던진다. 같은 슬라이더라도 스피드와 각도가 다르면 상대하는 타자는 다른 공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변화를 주려고 한다"고 했습니다.

포크볼은 안우진이 던질 줄 알면서도 감추고 있는 비장의 무기입니다.

그는 "포크볼을 던지면 삼진 잡기는 편하겠지만, 손이 따가워서 안 던지고 있다"며 "지금도 포크볼 없이 좋은 성적을 내는 거니 지금 던지는 구종을 확실히 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연합뉴스, 게티이미지코리아)

전영민 기자ymin@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