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데산야의 ‘HISTORY’… ‘숙적’ 페레이라 라이트헤비급 월장한다

장한서 2023. 4. 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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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승리는 나의 이야기(Story)다. History(역사)!”

최근 UFC에서 ‘세기의 라이벌’로 떠오른 이스라엘 아데산야(나이지리아)와 알렉스 페레이라(브라질). 그간 3번이나 제압하면서 우위에 있던 페레이라가 아데산야에게 패배하면서 타이틀을 빼앗기는 ‘역사(History)’가 기록됐다. 페레이라는 체급을 높여 라이트헤비급 무대를 평정하겠다고 밝혔다.

페레이라는 1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다음 경기는 라이트 헤비급이 될 것이다. 언젠가 올라갈 계획이었지만 지는 바람에 시기가 빨라졌다.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알렉스 페레이라. AP연합뉴스
경기하던 미들급에서도 아주 큰 체격인 탓에 페레이라는 전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이자 코치인 글로버 테세이라가 지적했듯 체중 감량에 애를 먹었다. 또 다른 격투단체 글로리에서 활동할 때 라이트헤비급에서 뛰면서 챔피언까지 했던 그는 계체에 실패하기도 하고, 이번 경기를 위한 계체장에도 퀭한 모습으로 나타나 감량으로 꽤 고생한 것으로 보였다. 페레이라는 자신이 싸우겠다고만 하면 아데산야와 다시 싸울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라이트헤비급 정상이 새로운 도전 목표가 됐다. 그는 “아직 다음 상대를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은 다음 디비전으로 올라갈 때이고 우리 팀 모두 좋은 선택이라고 했다. 라이트헤비급이 나에겐 더 적당한 체급이다”고 말했다.

페레이라는 지난 9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카세야 센터에서 열린 ‘UFC 287: 페레이라 vs 아데산야 2’ 메인이벤트 미들급 타이틀전에서 아데산야에게 2라운드 4분 21초만에 KO 패배했다. 챔피언 벨트를 반납했다.

그야말로 아데산야의 위대한 이야기다. 그는 7년간 계속된 악몽을 깨부쉈다. 아데산야는 2016년부터 킥복싱에서 두 번, MMA에서 한 번 등 총 세 번 페레이라에게 패했다.

지난해 11월 패배는 더 뼈아팠다. UFC 미들급에서 12연승을 기록하며 무적의 챔피언으로 군림했던 아데산야는 킥복싱에서 자신을 쫓아온 페레이라에게 또 다시 5라운드 역전 KO패를 허용해 UFC 미들급 타이틀을 뺏겼다. 페레이라가 넘을 수 없는 벽으로 다가왔다. ‘천적’ 그 자체였다. 아데산야는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이를 갈았다. 아데산야는 벨트를 잃은 날부터 단 한 순간도 쉬지 않고 훈련에 몰입했다. 그 결과, 멋진 전략 속에서 역사에 남을 KO 승리가 탄생했다.

아데산야는 2라운드에 다리에 데미지를 입은 척하며 페레이라를 유인했다. 지난 경기에서 아데산야는 다리에 데미지를 입어서 발이 묶인 사이 페레이라에게 KO패했다. 이걸 역이용한 것.

페레이라는 절뚝이는 아데산야를 보자 그대로 따라 들어가 KO를 노리며 펀치와 니킥을 퍼부었다. 공격을 퍼부으며 가드는 내려가 있었다. 이때 아데산야가 전광석화 같은 오른손 오버핸드훅으로 페레이라에게 큰 충격을 줬다. 곧바로 오버핸드훅을 페레이라의 관자놀이에 적중시켰고, 페레이라는 그대로 실신해 일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아데산야는 페레이라의 ‘화살’ 세리머니를 따라 해 통쾌함을 안겼고, 과거 자신이 실신 KO 당했을 때 페레이라의 아들이 그 장면을 따라 해 조롱한 것을 그대로 재현해 되갚았다.

아데산야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복수는 달콤하다고 하던데, 정말 달콤하다. 여러분 모두가 이런 행복감을 느껴봤으면 좋겠다”면서 “하지만 인생에서 무언가를 추구하지 않는다면 결코 이런 행복을 느낄 순 없을 거다. 사람들이 당신을 비난하고, 당신의 목을 짓밟을 때 그냥 가만히 있다면 결코 이런 결과를 얻지 못할 거다”고 밝혔다. 아데산야는 “용기를 내라. 그리고 이렇게 상승하는 기분을 느껴보길 바란다. 인생에 단 한 번 있는 일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냥꾼이 이제 사냥당했다. 페레이라, 날 이겨줘서 고맙다. 네가 날 이긴 덕분에 이제 내가 더 훌륭한 파이터가 됐다”고 페레이라를 치켜세웠다.

아데산야는 마지막으로 “오늘 벨트를 잃었음에도 페레이라는 위대한 챔피언이다. 그는 항상 챔피언일 것이다”며 “페레이라의 이야기에선 내가 빌런이다. 하지만 오늘은 내 스토리였다. 나의 역사(History)다”고 외치며 경기장을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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