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회장 "우리카드는 장남, 캐피탈·종금은 생존이 우선"

박슬기 기자 2023. 4. 14.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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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사진=우리금융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취임한 지 3주째 접어든 가운데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자회사 챙기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 회장은 지난 4일 우리벤처파트너스를 시작으로 지난 12일 우리금융연구소까지 총 14개 자회사를 직접 방문하며 현장 경영 행보를 이어왔다.

임 회장은 우리벤처파트너스와 함께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우리종합금융 ▲우리자산신탄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자산운용 ▲우리금융에프앤아이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 ▲우리PE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 ▲우리FIS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등을 찾아간 데 이어 이달 우리은행을 마지막으로 15개 자회사 현장 방문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특히 임 회장이 자회사를 직접 돌며 자회사 임직원에게 건넨 격려와 당부의 목소리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린다.

임 회장은 우리금융캐피탈과 우리종합금융을 방문해 "이익보다 생존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우리금융캐피탈과 우리종합금융은 지난해 전년보다 개선된 실적을 보였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금조달 여건이 저하하고 건전성 관리, 영업 등에 어려움이 예상됨에 따라 임 회장이 이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이 2020년 아주캐피탈을 인수하며 편입한 우리금융캐피탈은 지난해 183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는 전년 대비 30.4% 증가한 수준으로 비은행 계열사 중 우리카드에 이어 두번째 높은 순이익을 올렸다.

우리금융캐피탈이 호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대출 자산이 지난 2021년 9조5440억원에서 2022년 11조2090억원으로 17.4% 급증한 영향이 컸다. 특히 기업금융 대출자산 규모가 같은 기간 2조3870억원에서 3조1280억원으로 31%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이자이익이 3760억원으로 전년 대비 19.2% 늘었다.

지난해 우리종합금융 순이익 역시 전년 대비 14.9% 증가한 92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IB관련 이익이 710억원으로 전년 대비 65.7% 급증했으며 이자이익 역시 8.8% 증가한 1180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우리금융캐피탈과 우리종합금융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전년보다 늘었다.

우리금융캐피탈 고정이하여신은 2021년 1161억원에서 2022년 1378억원으로 18.7% 급증했다. 따라서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비율 역시 1.22%로 0.02%포인트 올랐다.

반면 임 회장은 우리카드를 찾아 "우리금융의 장남"이라며 격려의 말을 전했다.

통상 금융그룹에선 장남으로 꼽히는 곳이 은행이지만 임 회장이 카드사를 장남으로 지목한 배경에는 앞으로의 성장이 크게 기대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우리카드 순이익은 2050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선 2.0%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은행을 제외한 14곳 자회사 중 순이익이 가장 높다.

특히 신한·KB·하나·우리 등 4대 금융그룹의 카드 계열사 중 실적 개선을 이룬 곳은 우리카드 한 곳뿐이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하나카드 등 다른 카드사들은 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조달 비용 상승과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실적이 뒷걸음질친 반면 우리카드 실적은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신한카드는 6414억원 KB국민카드는 3786억원, 하나카드는 1920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전년 대비 각각 5.0%, 9.6%, 23.5%씩 감소했다.

특히 지난 3월 '영업통'인 박완식 우리카드 사장이 취임한 가운데 올 2분기 중 독자 결제망 출범을 앞두면서 카드사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는 임 회장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주와 은행이 부모 격이면 카드가 든든한 맏아들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로 볼 수 있다"며 "그동안 비씨카드에 위탁해온 카드전표 매입 등 주요 업무를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 우리카드의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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