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투수와 맞붙어라" 이승엽의 주문, '아기곰'은 꿋꿋이 응답했다

고유라 기자 2023. 4. 1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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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3년차 투수 김동주는 데뷔 후 2번째 선발 등판에서 가장 큰 '산'을 마주했다.

김동주는 1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 선발로 예고됐다.

당초 12일 경기에서 키움 선발 장재영과 맞붙을 예정이었는데 이날 경기가 미세먼지 취소됐고 김동주는 그대로 13일 선발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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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김동주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고유라 기자] 두산 베어스 3년차 투수 김동주는 데뷔 후 2번째 선발 등판에서 가장 큰 '산'을 마주했다.

김동주는 1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 선발로 예고됐다. 당초 12일 경기에서 키움 선발 장재영과 맞붙을 예정이었는데 이날 경기가 미세먼지 취소됐고 김동주는 그대로 13일 선발로 나왔다.

그런데 키움은 선발투수를 바꿨다. 5선발 장재영이 아닌 1선발 안우진이 나온 것. 지난해 국내 투수 역대 한 시즌 최다 탈삼진(224개) 기록을 세운 에이스 안우진과 맞붙게 된 것. 6일 데뷔 첫 선발 등판에서 NC 선발 이준호와 맞붙어 첫 승을 거뒀을 때와는 또 다른 중압감이 느껴졌을 터다.

김동주에게 이런 '시련'을 안긴 이승엽 둣나 감독은 13일 경기 전 "김동주가 오늘 안 던지면 많이 뒤로 밀릴 수 있어 순리대로 가기로 했다. 상대가 안우진이라고 해서 크게 생각은 하지 않았다. 김동주 컨디션이 좋다. 젊은 투수니까 리그 최고 투수와 붙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거다. 이기든 지든 상관없이, 또 이기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주는 이 감독의 기대대로 리그 최고의 우완 에이스를 만나서도 주눅들지 않고 자기 공을 던졌다. 김동주의 기록은 4이닝 2피안타 4탈삼진 4사사구 1실점. 이날 팀의 2-9 패배로 통산 첫 패를 안긴 했으나, 김동주의 구위가 워낙 좋아 키움이 4회부터 희생번트를 시도할 정도였다.

직구 최고구속은 148km. 슬라이더를 가장 많이 던졌고 스플리터, 커브를 섞어 던졌다. 특히 떨어지는 슬라이더와 포크볼을 앞세워 키움 타자들의 배트를 헛돌게 했다. 이날 두산은 0-0 팽팽한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김동주를 5회 무사 1,2루에서 조기 교체했지만 김동주가 초반 보여준 가능성은 무궁무진했다.

김동주는 3회 1사 2루에서 김혜성을 헛스윙 삼진, 이형종을 3루수 뜬공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마쳤다. 4회 1사 2루에서는 박주홍을 볼넷 출루시켰으나 1사 1,2루에서 박찬혁을 병살타로 아웃시켰다.

김동주는 5회 선두타자 임병욱의 안타 후 김휘집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김동주는 무사 1,2루에서 최지강으로 교체됐다. 최지강이 무사 만루에서 김혜성에게 1타점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김동주의 주자가 홈을 밟았다. 시즌 무실점이 아쉽게 깨지는 순간이었다.

이 감독이 김동주를 일찍 바꾼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이 감독은 김동주가 첫 승을 거둔 다음날 인터뷰에서 "김동주의 문제점이 스태미너였는데 어제는 훌륭했다"고 말했다. 김동주가 힘이 빠지기 시작하는 시점이 70구라 판단한 것. 김동주가 앞으로 체력을 더 키우고 안정감을 이어간다면 이 감독의 신뢰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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