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스파이’ 혐의로 러 외교관 무더기 추방···한때 바렌츠해 상공서 신경전
노르웨이가 13일(현지시간) 스파이 활동 혐의로 러시아 외교관 15명을 추방한다고 밝혔다. 노르웨이의 발표 후 러시아는 한 때 바렌츠해 상공에 전투기를 출격시키며 신경전을 벌였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노르웨이 외교부는 오슬로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서 일하며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로 러시아 외교관 15명을 추방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오슬로에 주재하는 러시아 외교관은 40여명으로 이들 중 3분의1이 넘는 외교관이 추방되는 것이다.
아니켄 뷔트펠트 노르웨이 외교부 장관은 “노르웨이에서 러시아 정보 요원의 활동을 막는 중요한 조치”라며 이들이 빠른 시간 안에 노르웨이를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이 외교관으로 위장한 채 노르웨이에서 스파이 활동을 벌였다는 것이다.
다만 뷔트펠트 장관은 이번 조치로 러시아와 외교 관계에 변동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 노르웨이는 러시아와 국경을 193㎞ 맞대고 있다. 앞서 노르웨이와 러시아는 지난해 각각 외교관 3명을 맞추방한 바 있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서방을 상대로 스파이 활동을 강화했다고 보고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뷔트펠트 장관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의 스파이 활동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에스토니아, 네덜란드, 오스트리아도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했다.
노르웨이의 추방 발표 후 러시아는 바렌츠해 상공에서 노르웨이 정찰기에 대응해 전투기를 출격시켰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에서 “러시아 항공 통제실이 바렌츠해 상공에서 러시아 항공에 접근하는 공중 목표물을 포착했고, 미그-31 전투기가 목표물 식별과 영공 침범 방지를 위해 출격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중 목표물이 노르웨이 공군 소속 P-8A 포세이돈 정찰기임을 확인했다”며 전투기가 영공을 침범하지 않도록 해당 정찰기를 인도한 뒤 전투기가 기지로 귀환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임무가 중립 해역 상공에서 국제법을 준수해 이뤄졌으며, 임무 중 외국 비행기에 위험하게 접근하거나 항로를 침범한 일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노르웨이와 러시아는 바렌츠해를 맞대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바렌츠해에서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 잠수 훈련을 벌이며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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