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m ‘최장신’ 악기로 뿜는 알프스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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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산에서 알프호른을 '뿌우' 불면, 마을 사람들과 소, 양 등 가축들이 한데 모여든다.
알프호른이 내는 '자연의 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미샤는 "알프호른은 자연의 소리를 들려준다"며 "우리의 근원(뿌리)을 느끼게 해준다. 처음 듣는 사람도 마음이 푸근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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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예술의전당 공연 시작
“듣는 사람 마음 푸근해질 것”
알프스 산에서 알프호른을 ‘뿌우’ 불면, 마을 사람들과 소, 양 등 가축들이 한데 모여든다. 알프호른이 내는 ‘자연의 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세상에서 가장 긴 악기 알프호른을 들고 한국을 찾은 스위스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 호른 수석 미샤 그로일(54·사진 왼쪽)은 “스위스인에게 알프호른은 집과 같은 악기예요. 보통 밖에서 연주하며 일상의 기쁨을 나누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미샤와 함께 만난 또 다른 호른 주자 파울로 무뇨즈 톨레도(52·오른쪽)도 “알프호른은 행복을 전하는 악기”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한국과 스위스 수교 60주년을 맞아 14일 서울 예술의전당, 16일 경기아트센터 등 전국 5개 도시에서 6차례 공연을 연다.
알프호른은 요들과 함께 스위스를 상징하는 대표적 민속 상품. ‘알프스 소녀 하이디’같이 알프스 배경의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봤을 법한 기다랗고 근사한 중저음을 내는 악기다. 미샤는 “알프호른은 자연의 소리를 들려준다”며 “우리의 근원(뿌리)을 느끼게 해준다. 처음 듣는 사람도 마음이 푸근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리지널 알프호른은 길이가 3.5m에 달한다. 호른의 배배 꼬인 관을 모두 폈을 때 길이와 비슷하다. 입술로 소리를 낸다는 점에서 호른과 작동원리가 같아 ‘호른의 할아버지’로 불린다. 다만 호른과 달리 별도의 손가락 구멍이나 밸브 없이 오로지 입술로만 음을 조절한다. 파울로는 “모차르트나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를 한 손가락으로만 치는 것과 비슷하다”며 “연주하기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보통 외국 공연에선 약식 카본 제품을 사용하지만 이들은 이번에 특수 케이스까지 제작해 현지에서 쓰던 알프호른을 들고 왔다. 알프호른의 정수를 들려주기 위해 특별한 곡도 들려준다. 색소폰 연주자 다니엘 슈니더가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작곡한 ‘두 알프호른과 현악 4중주’가 그것. “학생들이 체험할 수 있게 마우스피스도 많이 챙겨왔답니다.”
“알프스 산을 상상하며 감동받았으면 좋겠다”는 그로일은 “한국인들도 알프스 같은 정신적 고향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각자 아늑한 집이라고 여기는 장소를 떠올리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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