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경고'…절대 리뷰를 보면 안 되는 연극 '키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스포일러 경고.'
지난 7일 개막한 서울시극단 연극 '키스'이 어떤 공연인지 요약하면 이와 같다.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공연을 봐야 이 연극이 가진 매력이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서울시극단이 내세운 '키스'의 홍보 문구는 '허를 찌르는 반전의 충격'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네 남녀의 치정극 속 숨겨진 이야기
충격적인 반전, 주제 강조하는 수단
서울시극단 올해 첫 작품…30일까지 공연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스포일러 경고.’
지난 7일 개막한 서울시극단 연극 ‘키스’이 어떤 공연인지 요약하면 이와 같다. 만약 이 연극을 관람할 계획이 있다면 지금 당장 ‘뒤로 가기’를 누르는 것을 권한다.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공연을 봐야 이 연극이 가진 매력이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키스’를 보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는 다음과 같다. 칠레 극작가 기예르모 칼데론의 국내 초연작. 연출가 우종희, 배우 정원조, 이승우 김유림, 김세환 등이 출연한다는 사실이다.
드라마에서 흔히 볼법한 치정극이 무대 위에 펼쳐진다. 그러나 극이 전개되면서 관객은 이 작품이 어딘가 이상하다고 느끼게 된다. 배우들이 주고 받는 대사는 어딘가 어긋나 있다. 유세프의 예상치 못한 고백에 갈팡질팡하는 하딜, 어눌하게만 행동하는 아메드, 갑작스럽게 등장해 종잡을 수 없는 말을 하는 바나까지. 공연 자체가 설익었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 작품은 그때부터 진짜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관객 앞에 펼쳐 보인다.
‘키스’에 대한 평가도 이 지점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공연 시작 40여 분 후 등장하는 반전은 그 자체로는 충분히 신선하면서 충격적이다. 다만 한편으로는 작품이 취한 반전 형식이 주제를 강조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된 것 같다는 느낌도 든다. 스포일러라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극 중간에 등장하는 몇몇 장면들은 공연 속 배우들은 물론 관객들을 비판하는 것처럼 다가온다. 지금 어딘가에서는 끔찍한 현실이 벌어지고 있지만, 당신은 TV 드라마를 보듯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날카로운 지적이다. 물론 이것이 이 작품이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진짜 메시지일 것이다.
그럼에도 ‘키스’가 보여주는 독특한 극 전개는 한번쯤 경험해볼 만하다. 우종희 연출은 이 작품을 처음 접한 뒤 직접 번역까지 하며 공연에 대한 애정을 보여왔다. 그는 “희곡이 가진 ‘재미’와 ‘의미’ 모두를 독특한 방식으로 결합하고자 노력했고 현재의 시각으로 흥미롭게 공감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며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의 삶의 소중함, 다른 문화권의 이해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서울시극단 올해 첫 작품이다. 오는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취포족'에 300만원 준다는 정부…지자체는 시큰둥
- "한동훈 딸 탈락시켜라" 하버드·예일에 집단 투서 들어가
- '카지노' 실존 모델 박왕열 "현존하는 마약 다 구한다"
- [돈창]공병도 하나에 수백만원...돈되는 위스키 공병 리셀
- 배우 오영수 강제추행 혐의 피해자, 오늘 법정서 비공개 증언
- 탁재훈, 신정환과의 사진 공개…“우리는 아직 컨츄리꼬꼬”
- “10대 때 접한 마약, 25년 못끊어…폭력·노숙·극단 선택까지”[인터뷰]
- 8살 혼자, 쓰레기 더미 고시원서 발견…무슨 일?
- "나라 망신 다 시키네"…속옷 입고 서울 활보한 女, 정체는
- "살 사람은 산다"…명품업체, 역대급 불황에도 역대급 실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