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값 못내겠다'는 유튜브, "프리미엄 화질 영상 볼려면 유료 구독해라?"

윤정민 기자 2023. 4. 14.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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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자에게만 특정 화질에 향상된 기능을 제공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자 국내 한 통신업계 관계자가 이같이 말했다.

프리미엄 회원이란 유튜브에 매달 유튜브에 구독료(한국 기준 월 1만450원)를 내고 광고 없이 영상을 시청하는 가입자를 말한다.

구글이 말한 1080p 프리미엄 화질은 기존 1080p 화질보다 비트 전송률(비트 레이트)을 더 높인 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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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자에만 향상된 1080p 화질 영상 제공 논란
"고화질 영상 따른 이득은 '유튜브', 망 인프라 부담은 '통신사 몫?'"

[서울=뉴시스] 구글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유튜브 공식 블로그에 유튜브 프리미엄 회원에게만 1080p 프리미엄 화질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사진=유튜브)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자신들은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는 영상 화질을 차별화해 수익을 극대화하면서 망값은 한 푼도 못내겠다고요?"

구글이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자에게만 특정 화질에 향상된 기능을 제공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자 국내 한 통신업계 관계자가 이같이 말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유튜브 공식 블로그에 프리미엄 회원에게만 1080p 프리미엄 화질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프리미엄 회원이란 유튜브에 매달 유튜브에 구독료(한국 기준 월 1만450원)를 내고 광고 없이 영상을 시청하는 가입자를 말한다.

구글이 말한 1080p 프리미엄 화질은 기존 1080p 화질보다 비트 전송률(비트 레이트)을 더 높인 버전이다. 비트 전송률이란 영상, 오디오 등에 전송되는 데이터양으로 비트 전송률이 높을수록 영상, 오디오 품질이 좋아진다. 구글은 유튜브 영상에 1080p 프리미엄 화질을 적용하면 기존 1080p 화질보다 디테일과 움직임을 보다 풍부하게 즐길 수 있다고 소개했다. 구글은 일단 1080p 프리미엄 화질을 iOS용 앱부터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유튜브의 이번 정책은 유료 회원 혜택 확대로 무료 회원 구독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광고 없이 더 좋은 화질로 보려면 유료 구독하라는 얘기다. 유튜브에 따르면 프리미엄 회원 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약 8000만명이다.

"트래픽 증가 따른 피해는 업계와 이용자 몫"


이를 두고 업계에선 논란이다. 인터넷 서비스를 누구에게나 차별 없이 제공해야 한다는 '망 중립성' 원칙을 강조한 구글이 오히려 화질을 차등화해 유·무료 가입자를 차별화하는 정책을 펼치는 게 이율배반적 아니냐는 지적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화질에 따라 유·무료 이용자를 차별하면서까지 이윤 극대화에 나서면서 망 투자, 관리 비용은 전적으로 통신사에 떠넘기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내 통신4사(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가 쏟아붓는 설비 투자비는 매년 수조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 넷플릭스 등 영상 트래픽 수요가 오른 데 따른 망 장애를 막기 위해서다.

특히 구글은 유튜브 등으로 다른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CP)보다 국내에 트래픽을 많이 발생시키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21년 4분기 기준 국내 트래픽 발생 중 구글 비중은 27.1%였다. 넷플릭스(7.2%), 메타(3.5%), 네이버(2.1%) 등보다 많다.

업계에서는 1080p 프리미엄 화질이 기존 1080p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전송하는 만큼 트래픽 양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유튜브 프리미엄 회원 수가 늘면 늘수록 유튜브 트래픽 양이 더 많아지고 이에 따라 유발되는 통신업계 망 투자 비용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작 구글은 현재 국내 인터넷 서비스 제공사업자(ISP)에게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콘텐츠 사업자(CP)뿐만 아니라 메타·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CP도 직·간접적으로 망 이용대가를 내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구글의 이번 정책으로 통신사들의 망 투자 비용은 이전보다 더 크게 늘겠지만 프리미엄 회원 확대에 따른 수익은 고스란히 구글 몫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인터넷 서비스가 정액제 기반이라 영상 데이터 트래픽을 더 많이 유발했다고 이용자들에게 추가 요금을 받을 수는 없는 구조"라며 결국 이번 정책으로 이득을 보는 건 유튜브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유튜브 추가 수익을 위해 트래픽 부하에 따른 부담을 유튜브 유료 구독자가 아닌 전체 인터넷 이용자들이 지는 아이러니한 구조"라고 밝혔다.

과거에도 글로벌 CP가 망 중립성 원칙을 고수하면서 정작 이용자에게 화질을 차별하는 것과 관련해 논란이 있었다. 구글과 함께 현재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넷플릭스도 멤버십 등급에 따라 4K(프리미엄), 1080p(스탠다드), 720p(베이식)로 나눠 화질별로 차등화된 요금을 받고 있어 논란이 됐다.

4K 화질의 경우 720p보다 트래픽 양이 6배나 더 많다. 이에 일부 이용자와 통신업계 관계자는 망 부하가 심해지는데 화질 차별화로 이익을 얻는 건 넷플릭스라고 지적했다.

유튜브가 화질 차별화를 공식화한 가운데 국회는 일명 '망 무임승차 방지법'인 전기통신사업법 일부법률개정안 7건이 계류 중이다. 글로벌 CP가 국내에서 ISP에 망 이용대가 지불을 거부하거나 회피할 경우 이를 제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다. 이와 관련, 구글은 한국 블로그를 통해 "한국 인터넷 및 크리에이터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망 사용료 반대 서명 운동 참여를 촉구한 데 이어 공식 소셜미디어(SNS) 등에서도 법안 반대 청원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alpac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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