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자비처 멀티골→자책골 악몽, '수비 2명 부상' 속 UEL 8강 2-2 무승부... 세비야 원정이 두렵다

안호근 기자 2023. 4. 14.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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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안호근 기자]
맨유 매과이어(가운데)가 14일 세비야와 유로파리그 8강 1차전에서 실점 후 아쉬워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안호근 스타뉴스 기자] 후반 38분까지 앞서갔다. 누구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의 승리를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올드트래포드의 악몽이었다.

맨유는 14일(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세비야(스페인)와 2022~2023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8강 1차전서 후반 막판 연이은 자책골로 2-2로 비겼다.

임대생 마르셀 자비처의 멀티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막판 8분 동안 타이럴 말라시아와 해리 매과이어의 연이은 자책골에 승리를 눈앞에서 놓쳤다.

오스트리아 국가대표 자비처가 영웅으로 등극하는 듯 싶었던 경기였다. 지난 1월 바이에른 뮌헨(독일)에서 임대된 자비처는 맨유에서도 많은 기회를 얻지는 못했지만 이날 완벽히 자신의 가치를 알렸다.

선제골을 터뜨린 자비처(오른쪽). /AFPBBNews=뉴스1
안방 올드트래포드에서 치른 1차전에서 맨유는 이른 시간 웃었다. 임대생 자비처가 맨유의 희망이 됐다. 4-2-3-1 전형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자비처는 두 차례 세비야의 수비 뒷공간을 허무는 움직임으로 치명타를 입혔다.

세비야 또한 4-2-3-1 포메이션으로 맨유 원정에 나섰는데 경기 초반부터 수비 라인을 끌어올린 채 공격적으로 맞섰다. 이 허점을 자비처가 놓치지 않았다.

전반 14분 자비처가 수비 뒷공간을 절묘하게 파고들었고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침투 패스가 완벽히 그의 발에 전달됐다. 공간을 확보한 뒤 날린 슛은 수비수 발에 맞고 굴절돼 골망을 흔들었다.

추가골이 나오기까지 7분이면 충분했다. 이번엔 더 완벽한 골이었다. 세비야 수비 뒷공간을 완벽하게 허무는 움직임을 보였고 앙토니 마샬의 패스를 전달받은 그는 각을 좁히러 전진한 골키퍼 앞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왼발로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멀티골을 작렬한 자비처. /AFPBBNews=뉴스1
니앙주의 헤더는 맨유 철벽 다비드 데헤아의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2-0 리드로 전반을 마칠 수 있었다. 다만 수비수 라파엘 바란이 부상으로 빠져 걱정이 커졌다.

후반 시작과 함께 펼쳐진 교체 카드가 이날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 세비야는 후반 베테랑 풀백 헤수스 나바스를, 맨유는 수비수 매과이어를 투입했다.

더욱 공격적으로 나선 세비야였지만 경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맨유에 아쉬운 상황이 나왔다. 후반 16분 안토니가 왼발로 감아찬 회심의 슛이 골포스트를 강타했다.

세비야는 후반 39분 승부의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페널티 지역 오른쪽으로 깊숙이 날아드는 롱패스를 말라시아가 나갈 것이라고 생각해 걷어내지 않았는데, 세비야 나바스가 이를 잡아 크로스를 올린 게 말라시아의 몸에 맞고 굴절돼 만회골이 됐다.

부상으로 빠져나간 마르티네스. /AFPBBNews=뉴스1
심지어 후반 40분엔 맨유 수비수 리산드로 마르티네스마저 부상으로 피치를 빠져나왔다. 아킬레스건 부상을 입었고 이미 3장의 교체카드를 다 쓴 맨유는 10명으로 세비야를 상대해야 했다. 수비적으로 경기에 나섰지만 지독한 불운이 경기를 지배했다. 후반 추가시간 엔네시리의헤더가 매과이어의 머리에 맞고 방향이 완전히 바뀌었다. 데헤아로서도 막을 수 없던 실점이었다.

유럽 축구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멀티골을 작렬한 자비처에게 양 팀 최고인 평점 8.1점을 부여했다. 안토니(7.9)와 마샬(7.4) 등 맨유 공격진은 괜찮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실점의 단초가 된 말라시아(6.2)와 매과이어(5.6)에 대한 평가는 박했다. 세비야 선수들에 대한 평가도 크지 좋지 않았다. 자책골을 유도한 엔네시리(6.6)와 나바스(6.5)의 평점도 크게 높진 않았다. 그만큼 맨유가 잡을 수 있었던 경기를 놓쳤다고 풀이할 수 있다.

UEL에서 6번 우승을 차지한 최다 우승팀 세비야를 상대로 홈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한 건 상당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세비야 원정은 더욱 힘든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오는 21일 오전 4시 세비야 원정에서 2차전을 치른다. 상태를 확인해야겠지만 수비수 2명이 경기 도중 교체아웃된 건 분명한 불안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매과이어(왼쪽)의 머리에 맞고 굴절된 세비야의 2번째 골. /AFPBBNews=뉴스1
맨유 레전드 폴 스콜스는 BT스포츠를 통해 "세비야 원정은 무척 어려울 것"이라며 "후반전은 맨유에 대재앙이었다"고 촌평했다.

세비야는 자신감이 넘친다. 멘딜리바 세비야 감독은 "후반전에 잘 싸웠다. 한골을 따라가면 동점 기회가 올 것이라고 했다"며 "이게 세비야 정신이다. UEL에서 세비야의 역사는 우리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UEL 다른 8강전에선 페예노르트(네덜란드)가 AS로마(이탈리아)를 1-0, 유벤투스(이탈리아)는 스포르팅 리스본(포르투갈)을 1대0으로 눌렀다. 바이어 레버쿠젠(독일)은 위니옹(벨기에)과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2번째 실점 후 실망스러워하고 있는 맨유 골키퍼 데헤아. /AFPBBNews=뉴스1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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