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것에 가치를 더하는 ‘잡동사니 예술’
[KBS 전주] [앵커]
버려지는 물건이나 잡동사니에 예술적 가치를 더하는 '정크아트', 들어보셨나요?
환경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면서 현대미술의 한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기도 한데요,
버려진 고물을 예술이라는 보물로 만들어 내고 있는 예술가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이수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겨울 추위를 견디고 소담한 보랏빛 꽃을 피운 매화.
여러 겹의 하얀 꽃잎을 화려하게 뽐내는 상상의 꽃까지.
잎과 나뭇가지, 화분을 채운 것들 모두, 바닷가에 나뒹구는 조개껍데기와 폐목들로 만들었습니다.
올해로 13년째, 작가는 시간이 날 때마다 고향 바다를 누비며, 작품에 쓸 조개껍데기와 재료들을 줍습니다.
[조성술/조개껍데기 공예가 : "예전보다 못하죠. 새만금 막으면서 조개가 거의 없어졌다는 거. 여기 특이한 조개도 있지만, 어쩌다 한 개 떠밀려 온 것은 먼바다에서 떠밀려온 거고요."]
버려지는 조개껍데기가 아까워 재미 삼아 공예를 시작했던 작가는 공예 관련 대회와 공모전에서 잇따라 상까지 받았습니다.
[조성술/조개껍데기 공예가 : "이왕이면 부안도 알리고 변산만도 알리는데 제 작품을 가져다 이렇게 부엉이를 만들어서 (잼버리대회에 온) 세계 청소년들에게 홍보하고 싶습니다."]
버려진 고물들을 자르고 이어붙이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박인선 작가는 생명과 자연, 사람을 주제로 잡동사니에 예술적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박인선/정크아티스트 : "자동차 정비하러 갔다가 거기서 이제 그 부품을 가지고 왔는데 그 부품이 굉장히 조형적이더라고요. '이런 것들을 갖고 작업을 하면 좋겠다' 생각을 했죠."]
박 작가는 비주류에 있던 정크아트가 최근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게 반가우면서도 사회적 공감대를 더 넓혀가기 위한 고민을 작업에 담고 있습니다.
[박인선/정크아티스트 : "우리 세대뿐 아니고 다음 세대가 존재하기 위해선 이런 자원에 대한 새로운, 이렇게 순환하고 업사이클링 하는 부분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본연의 가치를 잃은 채 버려지던 잡동사니를 조금은 다르게 바라본 예술가들.
이들의 엉뚱하지만 재기발랄하고 자유롭지만 진중한 예술적 실험이 우리 문화계를 더욱 다채로운 색으로 물들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수진입니다.
촬영:VJ이현권/종합편집:한상근
이수진 기자 (elpis10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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