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별에서 뮤지컬 배우 김고은으로…“나와 엄마 이야기 같아 도전”

서정민 2023. 4. 14.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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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별 노래를 부른다.

동요 '반짝반짝 작은 별' 선율에다 "엄마 정말 보고 싶어"라고 노래한다.

'12월 32일'로 유명한 가수 별이 배우 김고은(본명)으로 뮤지컬 <친정엄마> 무대에 섰다.

엄마 봉란 역에 초연부터 내내 함께한 김수미를 비롯해 정경순·김서라가, 딸 미영 역에 김고은(별)·현쥬니·신서옥이 번갈아 출연해 6월4일까지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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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친정엄마’서 딸 미영 연기
14년간 사랑받은 스테디셀러, 3년여 만에 재개
뮤지컬 <친정엄마> 공연 장면. 수키컴퍼니 제공

별이 별 노래를 부른다. 동요 ‘반짝반짝 작은 별’ 선율에다 “엄마 정말 보고 싶어”라고 노래한다. ‘12월 32일’로 유명한 가수 별이 배우 김고은(본명)으로 뮤지컬 <친정엄마> 무대에 섰다. 뮤지컬 무대는 14년 전 ‘맛보기’처럼 선 이후 처음이다.

<친정엄마>는 2009년 초연 이후 누적 공연 320회, 누적 관객 40만명을 기록한 스테디셀러 작품. 코로나 팬데믹으로 멈춘 지 3년여 만인 지난달 28일 서울 구로구 디큐브 링크 아트센터에서 개막했다. 엄마와 딸 사이의 일상과 복잡미묘한 감정을 때론 유쾌하고 때론 절절하게 풀어낸다. 엄마 봉란 역에 초연부터 내내 함께한 김수미를 비롯해 정경순·김서라가, 딸 미영 역에 김고은(별)·현쥬니·신서옥이 번갈아 출연해 6월4일까지 공연한다.

뮤지컬 <친정엄마> 공연 장면. 수키컴퍼니 제공

미영이 자신의 어린 딸 유빈과 함께 엄마를 그리워하며 노래하는 장면으로 막이 오르면, 뒤이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읍 노래자랑에 나가 대상을 받고 가수의 꿈을 키우던 봉란의 소녀 시절이다. 미영은 멀리서 그걸 지켜보며 “엄마도 소녀였죠”라고 노래한다. 세월이 흘러 노인이 된 봉란. 시골 아낙네들과 화려한 꽃무늬 몸뻬 차림으로 춤추며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하고 노래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6인조 걸그룹이다. 봉란은 상경해 미영의 결혼 상대 집안과 상견례를 하는 자리에서 속상해하고, 미영과 다투기까지 한다. 이처럼 결혼, 임신, 출산, 육아 등을 둘러싸고 누구나 겪었을 법한 소소한 에피소드들은 깊은 공감대를 자아낸다.

후반부 2막에선 짠한 장면이 이어진다. 딸 집에 올라와 시아버지 생신상을 대신 차린 뒤 한켠에 숨어있는 봉란의 모습에 세상의 모든 친정엄마들이 겹쳐진다. 엄마도 실은 이루지 못한 첫사랑과 꿈이 있었음을 알게 된 미영은 “난 왜 태어날 때부터 엄마는 엄마였다고 생각했을까?” 하며 가슴을 친다. 뒤늦게 효도하려 해도 엄마는 마냥 기다려주지 않는다. 미영은 풍수지탄의 눈물을 흘리며 “미안해”만 되뇐다.

뮤지컬 <친정엄마>에 출연하는 배우 김고은(별). 수키컴퍼니 제공

김고은은 12일 <한겨레>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대본을 처음에 엄마와 같이 봤는데, 엄마가 눈물을 많이 흘렸다. 나와 엄마 이야기이자 엄마와 외할머니 이야기 같아서 오랜만에 용기 내어 뮤지컬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2년 가수 겸 방송인 하하와 결혼해 10살·6살 아들과 4살 딸을 키우고 있다. “저도 딸 키우면서 ‘우리 엄마가 이랬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해요. 많이 배우고 느끼면서 이 공연을 하고 있어요.” 최근 데뷔 20돌 기념 정규 음반 <스타트레일>을 발표하기도 한 그는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게 정말 힘든데, 엄마와 남편의 지원으로 음반 내고 뮤지컬까지 하고 있는 것”이라며 “엄마가 어제 공연을 보고 뿌듯해하며 당신의 헌신에 보람을 느끼시더라. 서로 고마워했다”고 전했다.

뮤지컬 <친정엄마> 공연 장면. 수키컴퍼니 제공

공연장엔 유독 중노년, 어린이, 엄마와 딸, 엄마와 아들처럼 보이는 관객들이 많았다. 이미자의 ‘동백아가씨’ 등 트로트부터 나미의 ‘빙글빙글’, 박진영의 ‘허니’까지 친숙한 히트곡 넘버와 신나는 춤이 어우러진 쇼 같은 무대에 남녀노소 모두 무게를 내려놓고 즐길 법하다. 공연장을 나와 집에 가는 길에 전화를 걸었다. 몹시도 반가워하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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