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풀리면 160km은 찍는다, '새 무기' 연마하는 안우진이 더 무섭다

고유라 기자 2023. 4. 14.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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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한국시간)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

안우진은 "올해 변화구가 더 좋아진 느낌을 받냐"는 질문에 "스위퍼를 보면서 던져보고 싶어서 연습해보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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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퍼에 대해 설명하는 키움 안우진. ⓒ고유라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고유라 기자] 지난달 22일(한국시간)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

9회 2사 후 세계 야구팬들의 관심은 단 하나에 쏠렸다. LA 에인절스 동료이자 아메리칸리그 MVP 출신인 오타니 쇼헤이(일본)와 마이크 트라웃(미국)의 첫 맞대결. 오타니는 6구째 트라웃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이 공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고 두 손을 들어올렸다. 그 공은 바로 올해 메이저리그를 휩쓸고 있는 '스위퍼'다.

홈플레이트 위를 쓸고 간다는 이름의 스위퍼는 올해 메이저리그 통계에서 처음 공식 집계되기 시작했다. 오타니가 지난해부터 비중을 크게 늘리면서 주목받기 시작했고 그외에도 여러 선수들이 던진다. 예전에는 변형 슬라이더로 기록됐지만 이제는 가장 핫한 구종이 됐다. 오타니는 12일 워싱턴전에서 92구 중 스위퍼를 52구나 던졌다. 이제 사람들은 오타니를 이야기할 때 100마일 구속보다 스위퍼에 주목한다.

그 스위퍼에 한국 괴물도 도전한다. 13일 잠실 두산전에서 6이닝 3피안타 5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하고 팀의 5연패를 끊은 안우진은 이날 경기에서 공식 구속 159.8km를 마크하며 전날(12일) 공식 160.1km를 기록한 문동주(한화)에 이어 160km를 던질 수 있는 투수로 많은 관심을 끌었다.

안우진은 경기 후 "(160km에) 0.2km가 모자랐다"고 웃으며 "160km에 가깝게 나와 아쉽지 않다. 1호 기록을 세운 문동주는 축하해줄 일이다. 내가 강하게 던졌는데도 안 나온 거니까. 160km는 당연히 던지고 싶은 구속이다. 열심히 던져서 기록 만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안우진이 문동주의 기록을 축하하면서도 크게 신경쓰지 않은 것은 구속보다 중요한 것을 깨달았기 때문. 안우진은 "연패를 끊기 위해 점수를 아예 안 주려는 마음으로 신중하게 던졌다"며 "정확성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에 목표에 가깝게 강하게 던질 수 있도록 신경썼다"고 밝혔다.

지난해 리그 평균자책점 1위, 탈삼진 1위, 다승 공동 2위로 리그를 평정한 안우진이지만 올해 진화를 꿈꾸며 준비하는 것은 구속 향상보다도 구종 구사다. 안우진은 "올해 변화구가 더 좋아진 느낌을 받냐"는 질문에 "스위퍼를 보면서 던져보고 싶어서 연습해보고 있다"고 답했다.

안우진은 "요즘 투수들의 대화 주제가 다 스위퍼다. 오타니를 보고 나도 연습해보고 있는데 잘 안 된다. 요키시도 시도해보고 지난해 몇 개 던져봤다더라. 요키시한테도 배워봤고 오타니 좋아하는 형들이 그립을 알려줘서 해봤는데 안 됐다. 그래도 스위퍼를 연습하다보니 내가 던지는 슬라이더 각이 더 커져 더 잘 나눠서 던질 수 있게 됐다"고 효과를 밝혔다.

지난해보다 더 발전하기 위해 새 구종까지 연습하는 열의를 보이고 있는 괴물. 안우진이 160km 구속을 욕심내지 않아도 날씨가 따뜻해지고 몸이 시즌 모드에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꿈의 구속보다 타자 상대에 더 공을 들이는 안우진은 올 시즌 3경기를 1승1패 평균자책점 0.47의 괴물 같은 성적으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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