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트에프포2 "혈압 높은 분들은 이 게임 하지 마세요"

서동규 객원기자 2023. 4. 14.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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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을 확고히 타는 게임성, 열받아도 죽으면서 배워야 한다

예전 '항아리 게임'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게임 퀄리티가 높지는 않지만 악명 높은 난도, 제작자 악의가 느껴지는 맵으로 인해 유명세를 탄 게임입니다.

항아리 게임을 플레이하는 방송인들이 고통 받는 모습을 보며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열풍이 불었죠.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한마음으로 제작자에 대한 악의가 생겨났습니다.

시간이 지나 이와 비슷한 게임들이 등장했습니다. 그 중 하나로 '알트에프포(Altf4)'라는 게임이 있어요. 중세 시대 기사를 조종해 닭을 던지며 수많은 장애물과 난관을 헤쳐나가는 과정를 담았어요.

단순하지만 기괴한 조작감, 깨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아도 죽기 일쑤인 특유의 게임성으로 많은 방송인과 게이머들을 고통 속에 빠트렸죠. 원래 'ALT + F4'가 표시된 창을 강제로 전환하는 단축키인 것을 생각하면 게임 이름도 의도한 바가 보입니다.

이 장르가 잊혀져 갈 때쯤, 후속작인 '알트에프포2'가 세상에 등장했습니다. 역시나 많은 사람들이 플레이하며 고통받고 있어요. 주된 반응은 "내 친구도 꼭! 플레이하게 하고싶다"일 정도입니다. 

기자도 직접 플레이를 해봤습니다. 플레이를 보는 것과는 감상이 달랐어요. 기묘한 조작감, 당연하게도 없는 편의성 요소, 최악에 가까운 최적화가 기다렸습니다. 그래도 수없이 죽어가면서 클리어에 도달하는 과정은 즐거웠어요. 각잡고 본격적으로 즐기기보다는 친구나 지인들끼리 가볍게 플레이하는 '벌칙용 게임'에 적합했습니다.

 

장르 : 플랫포머



출시일 : 3월 31일 (얼리액세스)



개발사 : PUMPKIM



플랫폼 : PC



■ 단순한 점프 구성, 열받는 레벨 디자인

- 점프 게임이지만 상상도 못할 죽음이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 이게 정말 배경이 중세 시대가 맞나요?

게임은 기사인 '돈키호테'가 자신을 왕이라 주장하는 닭 '치'를 위해 돈을 모으는 과정을 담는 스토리입니다. 여러 장애물들을 점프하며 지나가는 게임이에요. 단순한 구성과는 다르게 레벨 디자인은 정말 유저를 열받게 만듭니다. 

전작과 다른 점은 체력 표시, 사망 시 애니메이션, 달리기 기능 추가였어요. 아이템을 획득하는 방식이 아닌 상점에서 구매하는 방식으로 바뀌기도 했습니다. 아이템을 원하는 타이밍에 사용할 수 있도록 상점을 추가했으니 난도는 조금 더 쉬워진 셈입니다.

그렇다고 게임이 쉬워진 건 아니었어요. 여전히 그대로인 기묘한 조작감, 악의가 가득한 장애물 배치, 찾기조차 힘든 목적지는 그대로입니다. 이런 장르가 처음이라면 "대체 이런 게임을 왜 하는 거야"라는 반응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중간중간 얼굴에 철판을 깐 듯 뻔뻔한 연출들도 많습니다. 배경은 중세 시대인데 비행기가 폭파되거나 경찰차가 플레이어를 향해 돌진하는 등 어이가 없는 연출이 많았어요. 이벤트 장면에서는 스킵도 불가능한데 카메라가 어색하게 끌려오는 화면까지 말 그대로 대환장 파티였습니다.

단순한 이 게임이 가지는 매력은 바로 '성취감'입니다. 역경과 고난을 버텨 클리어했을 때 짜릿함이 몰려옵니다. 내가 플레이어가 아니라 구경하는 입장이라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죠. 어차피 고통 받는 것은 본인이 아닙니다.

 

■ 형편없는 최적화, 잦은 버그, 부족한 편의성

- 원래 움직여야 할 NPC가 움직이지 않습니다
- 작동해야 할 기믹이 작동하지 않기도 해요
- 플레이 도중 지형에 끼이는 일도 다반사였습니다

플레이하며 겪은 불편한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일단 최적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죠. 게임 플레이 도중 프레임이 뚝뚝 끊깁니다. 요구하는 사양이 상당히 높은데 게임 퀄리티는 반비례했습니다. 일부러 '망겜'에 어울리게끔 했다는 오해를 받을 정도예요. 

버그 또한 문제였습니다. 기자가 진행한 초반 구간에는 무너진 기둥이 언덕을 굴러오는 구간이 있었어요. 근데 첫 플레이에는 NPC도 도중에 정지하고 기둥도 굴러오지 않았습니다. 이 장소가 처음이었던 저는 "원래 이런가 보다"하며 지나갔죠.

사망 후 다시 이 구간을 찾아오니 이번엔 기둥이 굴러오기 시작합니다. NPC도 똑바로 움직이기 시작했죠. 뭔가 이상해 영상을 찾아보니 다른 유저 시점에서는 첫 진입부터 이러한 장면이 연출됐죠.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첫 플레이 경험이 버그로 인해 재미가 반감된 셈입니다.

편의성도 아쉬웠습니다. 게임을 다시 시작할 때마다 초기화되는 그래픽 설정, ESC 키와 스페이스를 번갈아 눌러야 하는 이상한 상점 이용 구조가 예시였어요. 게임 도중 세이브를 1회만 이용할 수 있는 점은 난도 조절로 볼 수 있는 요소입니다.

플레이 외적인 조작이나 설정에 관해서는 굳이 불편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어요. 개그 게임이라 일부러 이런 설정을 한 것 같기도 합니다만 게임을 구매하고 플레이하는 유저로서는 불편을 감수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 클리어 성취감, 보는 재미는 GOOD

- 점프보다 길을 찾는 것이 더 어려웠습니다
- 그래도 클리어에 성공한 순간에는 정말 짜릿했습니다

플레이 과정은 즐거움과 분노가 공존했습니다. 길을 찾는 것도 불편했고 조작감도 좋지 않았지만 이해할 수 있었어요. 전작부터 보여준 게임 자체 콘셉트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중요한 점은 이런 요소를 극복하고 클리어했을 때 재미가 있었냐는 것이겠죠.

스테이지를 클리어했을 때 느껴지는 성취감은 충분했습니다. 악랄한 난도를 극복하고 결국 정상에 다다른 캐릭터를 보니 뿌듯했어요. 어려운 순간이 찾아와도 "아 이건 할만한데"라는 생각이 들었지, "이건 진짜 할 엄두가 안 난다"와 같은 순간은 없었어요.

기자는 플레이 과정을 화면 공유를 통해 지인들과 함께했습니다. 플레이 도중 기상천외한 이유로 죽을 때마다 보는 사람들도 같이 웃었어요. 실력이 없어서 죽든 함정에 빠져 죽든 즐거운 분위기였습니다.

완성도 높은 게임을 원한다면 큰 점수를 주기 어렵습니다. 가볍게 즐기기에는 괜찮은 구성이죠. 가격도 4200원으로 부담스럽지 않기에 완성도보다 재미에 초점을 둬야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 취향에 따라 갓겜과 망겜으로 나뉜다

- 다양한 난관을 개그스럽게 헤쳐 나가는것을 좋아한다면 추천합니다

알트에프포2는 유저 성향에 따라 평가가 극단적으로 갈릴 게임이에요. 게임 콘셉트는 이해할 수 있었지만 환경 설정과 최적화와 같은 게임 외적 요소까지 불편한 점이 마이너스였습니다.

플레이 자체는 재미있었어요. 개성이 확실했습니다. 죽음을 반복하며 익숙해지고 난관을 헤쳐나가는 과정이 매력적이었죠. 중간에 포기하지 않게 만드는 적절한 난도 설정도 훌륭합니다. "조금만 더하면 깰 것 같은데"하고 계속 도전하게 되었죠.

가벼운 분위기를 좋아하고 별생각 없이 즐기는 게임을 원한다면 추천할만합니다. 반면 퀄리티 높은 게임을 원하며 플레이 도중 불쾌감을 느끼기 싫다면 추천하기 어려운 게임이에요. 여러모로 취향에 따라 평가가 확고히 갈릴 것 같습니다. 

자신이 플레이하기 싫다면 평소 골려주고 싶었던 친구에게 이 게임을 선물해 보세요. 유저들은 "친구가 이 게임을 선물했다면 잘못한 게 없는지 생각해 보세요",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난 강해진다", "플레이하면서 화가 나네, 근데 또 도전하고 있어", "최적화랑 버그 너무 아쉬운데"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장점

1. 보는 입장에서 정말 재미있다



2. 스테이지 클리어하는 순간 성취감이 굉장하다



3. 저렴한 게임 가격



단점

1. 불편한 편의성과 최적화



2. 게임 플레이에 지장을 줄 정도로 치명적인 버그들



3. 취향 확고히 타는 영역 존재



presstoc01@gameto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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