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4강 PO] 불명예 기록 쓴 캐롯, 이제는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필요하다

로슨, 이정현 그리고 전성현 외의 다른 선수들이 해줘야 한다.

고양 캐롯은 1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안양 KGC에 43-99로 패했다.

캐롯은 이번 시즌 새롭게 창단했다. 최약체로 뽑혔지만, 김승기 감독의 지휘하에 양궁 농구를 선보이며 돌풍을 일으켰다. 구단 외부 문제도 있었지만, 5위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도 캐롯의 돌풍은 계속됐다. 전성현(187cm, F)이 시리즈 초반에 나서지 못했다. 2차전은 승리했지만, 1, 3차전을 내주며 1-2 상황로 밀렸다. 하지만 전성현이 투혼을 발휘하며 경기장에 나섰고 다른 선수들도 이에 화답했다.

그 중심에는 이정현(187cm, G)과 디드릭 로슨(202cm, F)이 있었다. 이정현은 6강 플레이오프에서 평균 24점 2.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2차전에서는 34점을 기록하며 ‘인생 경기’를 펼친 이정현이었다. 로슨도 평균 25.4점 13.6리바운드 3.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괴물 같은 활약을 이어갔다. 두 선수의 활약은 상수가 됐다. 거기에 전성현의 몸 상태도 많이 좋아졌다.

그렇게 시작된 4강 플레이오프 1차전, 하지만 캐롯은 1차전부터 상대에 압도당했다. 경기 시작 5분 14초간 2점에 묶였다. 실책도 나왔고 시도한 슈팅도 빗나갔다. 당시 점수는 2-15였다. 이정현이 올린 2점이 전부였다.

하지만 이정현은 오세근(202cm, C)과 부딪혔고 통증을 호소하며 코트를 떠났다. 이후 캐롯은 더 흔들렸다. 이정현의 공백은 너무 컸다. 로슨이 4점을, 김강선(190cm, G)이 3점을 넣었지만, 다른 선수들의 득점 지원은 전무했다. 1쿼터 9점에 그친 캐롯이었다.

2쿼터 시작과 동시에 이정현은 다시 코트로 들어왔다. 하지만 2쿼터에도 캐롯은 추격의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김강선이 3점슛 1개를 성공했다. 전성현도 3점슛 2개를 통해 6점을 올렸다. 하지만 로슨과 이정현이 4점으로 묶였다. 2쿼터 종료 시점, 점수 차는 이미 27점이었다.

전반전 로슨은 7점을, 전성현이 6점을, 이정현이 3점을 기록했다. 세 선수 모두 부진하자 캐롯의 공격은 완벽하게 풀리지 않았다. 김강선이 7점을 더했지만, 다른 선수들의 득점은 2점에 불과했다.

후반전 이정현은 1분 29초를 뛰었다. 로슨도 4분 32초를 뛰었다. 다만 두 선수가 합작한 득점은 3점뿐. 점수 차가 계속 벌어지자 두 선수에게 휴식을 준 캐롯이었다. 부상을 어느 정도 극복한 전성현이 5점을 올렸지만, 캐롯은 상대에 완패했다. 전성현을 제외하고 두 자릿수 득점자가 없었던 캐롯이었다.

공수 모두 상대에 완벽하게 밀렸지만, 공격이 더 큰 문제였다. 이날 캐롯은 43점에 그쳤다. 이는 역대 KBL 플레이오프 최소 득점이었다. 56점 차 패배는 역대 KBL 최다 점수 차 패배였다. 불명예 기록을 쓴 캐롯이었다. 

다만 2차전은 다른 양상이 될 수도 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이)정현이와 로슨이 그동안 많이 뛰었다. 오늘은 충분히 쉬었다. (전)성현이는 오늘 뛰면서 슛감을 잡았다. 앞으로 선발로 나설 것이다. 본인도 가능하다고 했다. 이제부터는 총력전이다. 2차전부터는 변칙 수비도 할 것이다”라며 2차전 총력전을 예고했기 때문.

실제로 전성현은 이날 23분을 뛰며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반대로 로슨은 20분을 뛰었고 이정현은 16분을 뛰며 충분한 휴식을 부여받았다. 하지만 캐롯이 KGC를 꺾기 위해서는 세 선수 외의 다른 선수들이 더 해줘야 한다. 이는 캐롯의 남은 시즌의 숙제이자 차기 시즌의 숙제가 될 것이다.

사진 제공 = KB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