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km, 159km...영건들의 광속구가 더 빨라진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2023. 4. 14.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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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km, 159.8km.

문동주(한화)와 안우진(키움)이 하루 간격으로 연속해서 ‘광속구’를 던졌다. 불과 몇 년 전까지 한국야구 토종 투수들에게서 볼 수 없었던 ‘꿈의 속도’다. 앞으로 이 같은 빠른 속구를 넘어 ‘광속구’로 표현하는 공들은 영건들을 중심으로 더 나타날 전망이다.

한화의 2년 차 투수 문동주가 국내 투수 최초 공인 구속 ‘160km/h’라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문동주는 1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1회 말 1사 뒤 박찬호를 상대로 던진 3구째 속구로 삼진을 잡았다. 이 3구째 직구는 KBO 공식 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 피치트래킹 시스템(PTS)상 160.1km로 측정됐다.

한화 이글스의 문동주(좌)와 키움 히어로즈의 안우진(우)이 이틀 연속으로 KBO리그 국내투수들에게 꿈의 구속으로 여겨졌던 160km와 159.8km의 강속구를 연이어 기록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2011년 PTS 시스템 도입 이후 공식 구속 측정 기록상 국내 투수 가운데서 가장 빨랐던 기록이다. 역대 최고 구속은 LG 트윈스에서 뛰었던 외국인 투수 레다메즈 리즈의 162.1km였다. 국내 투수 가운데서도 일부 150km 후반대의 빠른 공을 던진 투수들이 있었지만 ‘꿈의 숫자’로 여겨졌던 160km를 넘은 투수가 탄생한 것이다.

불과 하루 후에는 안우진이 구단 트랙맨 기준 159.8km(KBO PTS 기준 158.2km)의 구속을 찍었다. 안우진은 13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5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는데, 1회 말 허경민 타석 때 5구째 공이 159.8km를 기록해 반올림으로는 160km의 영역에 진입했다.

이전에도 안우진은 구단 트랙맨 기준으로 157~159km의 최고 구속을 수시로 기록한 바 있다. 160km 또한 조만간 넘어설 공산이 매우 높다. 이미 지난해 투수 골든글러브로 현역 최고 투수 반열에 올라선 안우진은 구속 또한 매년 점차 가파르게 상승하는 모양새다.

실제 안우진은 실제 최고의 한해를 보냈던 안우진은 지난해 153.4km의 평균구속으로 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졌다. 그런데 올해 안우진의 평균 구속은 154.8km로 더 빨라진 리그 1위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종료 이후 불과 반년 정도 되는 시간 만에 평균 구속이 1.4km가 더 빨라진 셈이다. 올 시즌 안에 160km를 볼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문동주와 안우진이 먼저 치고 나간 광속구 경쟁에 가세할 영건들도 여럿이다. 문동주의 한화 1년 후배인 신인 우완투수 김서현이 가장 대표적인 160km 예비 후보다. 2023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김서현은 고교 시절 나갔던 세계청소년 선수권대회 한일전에서 162.5km의 구속을 전광판에 찍었다. 물론 이는 중계 방송 장비 기준이었고 실제 구속은 157km 정도였다.

아직 1군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김서현은 연습경기와 퓨처스 경기 등에서 157~158km의 최고 구속을 연이어 기록 중이다. 겨우 만으로 20세도 되지 않은 영건인 만큼 구단의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받는다면 팀 선배 문동주의 사례처럼 구속 상승이 충분히 더 이뤄질 수 있을 전망이다. 이외에도 올 시즌 148.1km의 평균구속으로 리그 5위에 올라 있는 곽빈(두산)은 올해 152km의 최고 구속을 찍었다. 곽빈 역시 구속이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케이스로 올 시즌에는 리그 최고 투수에 도전할만한 좋은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9억 팔 투수’로 불리는 장재영(키움)도 올 시즌 첫 등판에서 최고 155km, 평균 150km대의 빠른 공을 뿌렸다. 이미 아마시절에도 150km 후반대의 빠른 공을 뿌렸던 장재영인만큼 과제인 안정감이 생긴다면 더 빠른 공을 던질수도 있을 전망이다.

이처럼 대표적으로 1군에서 빠른 공들을 던진 투수들 외에도 젊은 투수들을 중심으로 점차 평균 구속은 빨라지고 있는 추세다. 앞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국제대회를 통해 확인했듯이 구속은 투수의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핵심적인 경쟁력이다. 이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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