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칼럼] 기업가 정신을 묻는다

안태식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협의회 사무총장

최근 필자는 수출 실무 현장에서 세계무역기구(WTO)·한국무역협회(KITA) 등의 통계와 언론을 통해 알려진 '메이드 인 코리아'의 세계 시장 점유율 추락과 무역적자 증가 폭에 대해 심각성을 실감하고 있다. 우리 기업의 해외시장 탈환을 위해 저간의 원인을 분석하고 대응책을 적극 마련해야 할 때다.

전쟁의 폐허에서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낸 일등공신은 의심의 여지없이 기업가를 위시한 근로자, 그리고 정부의 수출 지원 사업이다. 오래 전 수출 기업의 근로자였으며 상당 기간동안 수출 기업인으로 활동한 한사람으로써 예전보다 침체된 한국 제품에 대한 해외 바이어들의 관심도와 우리나라 무역 흑자 전환에 대한 고민이 많다. 이럴 때 스포츠 스타의 남다른 플레이에 의한 역전을 기대하듯 막연하게나마 기업가의 역할을 고민하고 기대하게 된다.

때마침 출현해 많은 사람의 이목을 끌고 있는 ChatGPT에게 '기업가 정신과 역할'을 질문한 결과, 순식간에 내놓은 장문의 대답을 정리해 소개하고자 한다.

ChatGPT는 "기업가는 목표하는 이익 창출을 위해 도전적인 사업을 창출·개발 및 관리하며 위험을 감수한다. 이를 위해 시장의 기회를 인식하고, 목표 시장의 요구를 충족하는 제품 또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이를 출시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을 조직한다. 따라서 기업가는 창의성, 혁신, 전략적 사고 및 비즈니스 지각력의 조합이 필요하다. 그리고 자본 조달, 팀 구성, 고객기반구축, 법과 규제 요구사항 처리 등의 처리와 강한 직업윤리, 회복력 및 변화하는 시장 조건에 대한 적응 능력이 필요하다. 기업가는 취업을 창출하고 혁신을 자극하며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기 때문에 경제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꽤 어려운 수준의 주제에 대해 명쾌하게 정리해 자판기처럼 즉각 전달하니 글을 쓰다가 우리 인간의 역할도 생각하게 되는 또 다른 고민도 하며 나만의 사유(思惟)를 이어간다.

입사 이후 8년여 간 창업 이전까지 나는 매년 1-2회 심한 독감에 걸려야만 며칠씩 병가를 내며 주 6일, 하루 평균 10시간 이상의 근무와 중압감에서 벗어났던 기억이 난다. 돌이켜보면 당시에 나는 드라마 '미생'의 신입사원들처럼 우왕좌왕하며 젊은 날의 희로애락과 함께 무역업 종사자로 성장하는 소중한 시기를 보냈으나 근무도 회피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창업 이후 오늘날까지 근로자 시절, 연례행사인 감기로 인해 출근하지 않은 기억이 없으니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어려운, 그야말로 근로자였을 때와 다른 나의 기업가 정신을 설명하는 모습이 아닐까?

군인, 의료인, 건설인, 교육자, 근로자, 공무원 등 모든 직업은 각기 요구되는 직업 정신이 있으며 이는 직업 윤리와 사회적 책임에 기반한다. 유독 가격, 품질과 같은 치열한 경쟁에 노출돼있는 영리단체의 리더가 기업가이니 기업가 정신은 사회 전반적으로 요구된다. 내가 속한 한국무역협회 기업협의회 같이 주변의 여러 경제단체의 기업인 네트워크에서는 다양한 제품과 사업 형태의 기업가들이 모여 이업종간 교류를 통해 새로운 해외 시장 정보의 공유와 특정 제품의 협력 생산, 수출에 대한 포럼을 통해 시장 수요에 적합한 상품의 개발과 마케팅 활동을 지향하고 있다. 또한 수시로 개최되는 다양한 문화·체육행사에서는 마치 형제와 같은 교류에 의해 지역 사회에 훈훈한 온기를 불어넣고있다. 그리고 시기별 주요 이슈에 따른 저명한 강사 초청 포럼 행사는 언제나 100% 참석을 통해 기업인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ChatGPT 가 답한 '기업가 정신과 역할'에 대한 내용을 되새기며 경영 전반의 의무를 배임하지 않으면서 기업인들의 전략적인 제휴와 교류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킹과 함께 생산 기술 기반 공유, 정보화 기술 공유와 상호투자 및 마케팅 공유를 위한 촘촘한 로컬 공급망 구축과 관리를 통해 독자적인 경쟁력 확보는 가장 확실한 기업가 정신이라고 정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