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링 로맨스‘ B급 감성 핑계 대며 담아낸 조악한 코미디 [씨네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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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B급 감성의 영화라 하면 주류에서 벗어난 비주류의, 감독 특유의 독보적인 상상력이 담긴 작품들을 주로 일컫는다.
이하늬, 이선균, 공명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는 훌륭했지만 '킬링 로맨스'는 B급 감성의 영화라 포장하기엔 아쉬움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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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보통 B급 감성의 영화라 하면 주류에서 벗어난 비주류의, 감독 특유의 독보적인 상상력이 담긴 작품들을 주로 일컫는다. 일례로 '데드풀' '좀비랜드' 등이 기존의 장르가 갖고 있던 클리셰들을 깨부수며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대표적인 B급 영화로 손꼽힌다. 반면 B급 감성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는 '킬링 로맨스'는 B급 감성을 흉내만 낸 조악한 코미디에 불과하다. 웃으라 강요하지만 웃긴 지점이 없고 펼쳐낸 상상력도 단순하기 그지없다.
14일 개봉하는 영화 '킬링 로맨스'(감독 이원석·제작 영화사 이창)는 섬나라 재벌 조나단(이선균)과 운명적 사랑에 빠져 돌연 은퇴를 선언한 톱스타 여래(이하늬)가 팬클럽 3기 출신 사수생 범우(공명)를 만나 기상천외한 컴백 작전을 모의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남자사용설명서' '상의원' 등을 연출한 이원석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의 시작은 꽤나 흥미롭다. 웨스 앤더슨 감독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연상케하는 파스텔 톤의 색감과 대칭을 이룬 구조물들이 묘한 이질감을 선사하며 조나단이 지닌 사이코패스적 기질을 돋보이게 한다. 여기에 마치 구전동화를 듣듯 외국인 할머니의 내레이션으로 소개되는 조나단과 여래의 서사는 '킬링 로맨스'가 담으려 한 B급 감성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한다.
하지만 좋게 보이는 건 초반 30분뿐. 이후부턴 단점의 연속이다. 일단 정돈되어 있는 부분이 없다. 전개는 대본을 쓰다 생각나는 걸 갑자기 끼워 넣은 듯 중구난방이고, 캐릭터는 일관성이 없다. 아무리 B급 감성의 영화라 치더라도 그 정도가 너무 과하다. 특히 공명이 연기한 범우는 도의적 이유 때문에 여래를 도와주려다 마음을 돌리는데 이 부분이 납득되기보단 답답하게만 느껴진다.
코믹 신 역시 단순하고 일차원적이다. 예상하지 못한 부분을 딱 건드려 관객을 웃기기보단 웃음을 강요하는 축에 가깝다. 청국장이 담긴 뚝배기 원샷을 여러 번이나 거듭하는 조나단과 범우의 모습부터 뜬금없이 나오는 '여래이즘'과 '행복'까지. 원초적이고 반복적인 유치한 신들만 거듭되다 보니 유쾌하기보단 지루하다는 생각이 먼저 머릿속을 스친다.
엔딩에 다다를 수록 영화는 무근본의 끝판왕을 보여준다. 뜬금 없는 병맛 전개를 선호한다면 이 장면에서 웃음이 터질 수 있지만 아니라면 영화 관람에 있어 가장 최악의 순간이 될 수 있다.
이하늬, 이선균, 공명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는 훌륭했지만 '킬링 로맨스'는 B급 감성의 영화라 포장하기엔 아쉬움이 가득하다. 영화만의 독창성은 흐릿하고 코믹 신이 다른 영화에 비해 차별된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4월 한국 영화 개봉 지원작 중 가장 호불호가 갈릴 영화임은 분명하다. '리바운드' '드림'과 함께 경쟁할 '킬링 로맨스'가 과연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일지 시선이 모아진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영화 '킬링 로맨스']
킬링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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