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폐배터리 재활용하면 노다지?…그게 간단치 않은 이유
기업별 규격 달라 추출 자동화 어렵고 인력 투입 증가…정부·업계 표준화 작업 속도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전 세계적인 전기차 보급 확산으로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이 각광받고 있지만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금은 스크랩(배터리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불량품) 재활용 위주로 진행되고 있지만 향후 폐배터리 재활용이 본격화할 경우 복잡한 공정과 비용 문제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BEV·PHEV) 폐차 대수는 오는 2025년 56만대에서 2040년에는 4227만대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40년 기준 폐배터리 용량은 3339기가와트시(GWh) 규모로 예상된다.
오는 2025년부터 폐배터리 물량이 쏟아지면서 재활용 시장은 2030년 기준 약 60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SNE는 2040년에는 시장 규모가 약 200조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시장 성장 가능성에 국내 배터리 및 배터리 소재 기업들이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포스코홀딩스(005490)는 폴란드 브젝돌니(Brzeg Dolny)시에 이차전지 재활용 공장을 짓고 폐배터리를 재활용해 리튬, 니켈 등이 포함된 '블랙매스'(스크랩 분쇄 후 선별된 검은 분말)를 연간 8000톤 생산하고 있다. GS에너지와 이차전지 재활용 합작법인인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 출범도 준비 중이다.
LG화학(051910)은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업체인 재영텍과 올해 북미 지역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며 SK이노베이션(096770)은 성일하이텍과 연내 국내 합작공장을 착공하기로 했다. 삼성SDI(018260) 또한 성일하이텍(365340) 지분 투자를 통해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동참했다. 이외에 에코프로(086520), 고려아연(010130) 등 배터리 소재 기업도 폐배터리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재 대부분 기업들은 스크랩을 재활용하는 단계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스크랩보다 폐배터리 물량이 많아지면서 관련 산업 흐름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재활용 시장 공급 물량은 29만2000톤인데 그중 약 90%가 스크랩이었다. 하지만 오는 2040년에는 공급 물량의 60%가 스크랩이 아닌 폐배터리로 채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기업들이 폐배터리 위주의 재활용 사업을 추진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영민 LG화학 전무는 지난 12일 '넥스트 제너레이션 배터리 세미나(NGBS) 2023'에서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과 관련 "재활용 시장에 몇가지 풀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우선) 로지스틱(logistics, 실행 계획)에 많은 비용이 든다"며 "차량과 배터리 모델별로 배터리 팩의 단자 위치도 다르고 화학물질뿐 아니라 물리적 구조도 달라 일관적 작업으로 분해해서 재활용하고 재사용 할 수 있을까. (설비가) 배터리팩을 자동으로 분석할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던졌다.
이어 "배터리 셀 불량품을 재활용하는 건 쉬울지 모르지만 다 사용해 차량에서 분리한 배터리는 다른 게임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폐배터리 분리와 해체, 광물 추출 등 공정 과정의 자동화가 어려운 이상 재활용 사업에 많은 비용이 수반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폐배터리 재활용 업계 관계자도 "배터리 규격이 표준화하면 폐배터리를 보관·해체하는 작업에서 효율이 올라갈 수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며 "표준화가 안 돼 있다 보니 공정 자동화가 어렵고, 그러다 보니 인력을 많이 투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려 섞인 전망에도 폐배터리 재활용은 배터리 및 배터리 소재 기업 입장에서는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유럽은 2030년 이후 생산되는 배터리에 재활용을 통해 추출된 리튬, 니켈, 코발트 등 원료를 일정 부분 사용하도록 규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과 국내 배터리 및 소재 기업은 폐배터리 재활용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재활용 원료 사용량 산정 방법과 추적성 검증 방법, 사용 후 배터리 회수·보관·운송·해체 기준 마련 등이 주요 내용이다.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업계와 협의해 배터리 원료 물질 성분 시험 방법 등 표준화 우선순위를 정하고 기준 표준화 작업 중에 있다"며 "용어 정의나 재활용 시 요구 사항도 차곡차곡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hanantwa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한달 120 줄게, 밥 먹고 즐기자"…편의점 딸뻘 알바생에 조건만남 제안
- 지퍼 열면 쇄골 노출 'For You♡'…"이상한 옷인가?" 특수제작한 이유에 '반전'
- "순하고 착했었는데…" 양광준과 1년 동고동락한 육사 후배 '경악'
- 숙소 문 열었더니 '성큼'…더보이즈 선우, 사생팬에 폭행당했다
- 미사포 쓰고 두 딸과 함께, 명동성당 강단 선 김태희…"항상 행복? 결코"
- "로또 1등 당첨돼 15억 아파트 샀는데…아내·처형이 다 날렸다"
- "자수합니다"던 김나정, 실제 필로폰 양성 반응→불구속 입건(종합)
- '나솔' 10기 정숙 "가슴 원래 커, 줄여서 이 정도…엄마는 H컵" 폭탄발언
- '55세' 엄정화, 나이 잊은 동안 미모…명품 각선미까지 [N샷]
- "'누나 내년 35세 노산, 난 놀 때'…두 살 연하 예비신랑, 유세 떨어 파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