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 46점-사사구 35개 '엘롯라시코' 대혈투... 감독도 "당혹스럽다" 절레절레

부산=양정웅 기자 2023. 4. 1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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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부산=양정웅 기자]
롯데 유강남(오른쪽)이 13일 사직 LG전에서 6회 말 고승민의 희생플라이볼 때 득점을 올리고 있다. 왼쪽은 LG 박동원.
[부산=양정웅 스타뉴스 기자] "LG와 롯데가 야구를 하면 이렇다고 하더라. 처음 경험해보는 거라 당혹스러웠다.(중략) 사람이 바뀌었는데도 이렇게 한다(웃음)." (염경엽 LG 감독)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2023시즌 첫 '엘롯라시코'가 끝났다. 이번 3연전은 롯데의 우위로 끝났지만, 누가 승자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양 팀 모두 내상을 입었다.

롯데는 1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LG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 경기에서 8-7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롯데는 이번 홈 3연전을 2승 1패로 마쳤다.

LG와 롯데는 과거부터 팀의 전력과는 상관 없이 항상 치열하게 경기하기로 유명했다. 한 팀이 대량득점으로 달아난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었다. 지난 시즌에도 LG가 첫 4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지만 이후 롯데도 한 이닝에 실책 3개를 저지르는 경기(8월 4일)가 나오는 등 7경기를 내주며 결국 8승 1무 7패로 롯데가 힘겹게 우위를 점했다.

3연전의 첫 날부터 경기가 심상찮게 흘러갔다. LG는 우완 이민호가 팔꿈치 손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지며 갑작스럽게 고졸 신인 박명근이 선발로 등판했다. 이에 맞서는 롯데는 시범경기 평균자책점 7.36으로 흔들렸던 찰리 반즈를 내세웠다.

이날 경기는 실책으로 희비가 갈렸다. 1-0으로 앞서던 LG는 3회 말 수비에서 황성빈에게 1타점 3루타를 내줬고, 이 과정에서 중계 플레이 실책이 나오며 황성빈에게도 득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롯데도 2-3으로 뒤지던 5회 초 1사 만루에서 2루수 땅볼을 이학주가 제대로 잡지 못하며 추가점을 내주고 말았다.

롯데 노진혁(왼쪽)이 11일 사직 LG전에서 6회 말 포수 박동원의 포구 실책 때 홈을 파고들고 있다.
LG 문보경이 11일 사직 롯데전에서 6회 말 송구실책을 저지른 후 자책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 실책에 울었던 팀은 LG였다. 노진혁의 2타점 2루타로 4-4 동점이 된 6회 말 2사 2, 3루에서 안치홍의 3루 선상 타구를 3루수 문보경이 잘 잡아냈다. 하지만 송구가 옆으로 향하며 2, 3루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고, 포수 박동원이 공을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며 타자 주자까지 2루로 향했다. 한 타구에 2개의 실책이 나오며 LG는 결국 5-6으로 패배했다.

이어 12일 경기는 뒤집고 뒤집히는 경기 속에 불펜이 끝까지 버텨준 LG의 12-8 역전승으로 끝났다. 초반 LG가 상대 선발 박세웅을 상대로 3점을 올렸지만 롯데는 4회 말 무사 만루에서 4득점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이어 7회 초 LG가 2점을 내며 5-4로 재역전했지만 롯데 역시 8회 말 LG 마무리 이정용을 상대로 고승민이 스리런 홈런을 터트리며 7-5로 앞서나갔다.

결국 마지막에 웃은 팀은 LG였다. 9회 초 LG는 상대 마무리 김원중을 상대로 문성주의 1타점 적시타와 김현수의 우월 2점 홈런이 연달아 나오며 다시 리드를 잡았다. 이어 이어진 2사 만루에서 서건창의 3타점 싹쓸이 2루타와 송찬의의 좌중간 2루타로 4점을 추가, 한 이닝에 7점을 내는 화력을 보여줬다.

LG 김현수(오른쪽)가 12일 사직 롯데전에서 9회 초 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왼쪽은 롯데 포수 유강남.
롯데 김원중이 12일 사직 LG전에서 9회 초 김현수에게 홈런을 맞은 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틀 동안 물고 물리는 게임을 했던 두 팀은 마지막 경기에서 케이시 켈리(LG)와 한현희(롯데)라는 그나마 믿을 수 있는 선발 자원이 등판했다. 하지만 이날 역시 만만찮았다.

LG는 3회부터 9회까지 한 이닝(7회)을 제외하면 꾸준히 점수를 올렸다. 그러나 롯데는 4회 찾아온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전준우의 적시타와 상대 유격수의 실책으로 2-2 동점을 만든 롯데는 이어진 만루 찬스에서 김민석의 밀어내기 볼넷과 안권수, 고승민의 연속 적시타로 4회 말에만 대거 6점을 올렸다.

LG 케이시 켈리(왼쪽)가 13일 사직 롯데전에서 4회 말 김민석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준 후 아쉬워하고 있다.
6회에도 켈리를 흔들며 2점을 낸 롯데는 막판 상대의 추격을 뿌리치며 8-7로 힘겹게 승리했다. 이렇게 되면서 이번 엘롯라시코는 롯데의 우위로 끝이 났다.

하지만 승자도, 패자도 없는 시리즈였다. 3연전 동안 LG는 24점, 롯데는 22점을 쏟아냈다. 4사구 역시 롯데가 21개, LG가 14개를 내줬다. 그나마 첫 게임에서 양 팀 합쳐 6개의 실책이 나왔지만 이후로는 3개에 그쳤다. 12일 경기는 4시간이 넘어가는 등(4시간 3분) 두 팀은 3일 동안 무려 11시간 11분 동안 경기를 했다.

LG는 비록 루징시리즈를 가져갔지만 끝까지 경기를 알 수 없게 만드는 뒷심을 보여줬다. 롯데 역시 고승민이 3연전 동안 11타수 6안타(타율 0.545)로 맹타를 휘둘렀지만 불펜의 핵심 김원중과 구승민이 무리한 건 걸림돌이다.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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