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앤스톡]5000억원 모은 웹젠, 아우성에 어쩔 수 없는 주주가치 제고

양진원 기자 2023. 4. 1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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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부유해지는데 주가는 신경 안 써"
역성장 중인 웹젠이 주가 하락에 분노하는 주주들을 위해 배당금을 지급하고 자사주를 소각한다. 사진은 웹젠 모바일게임 '뮤 오리진' 이미지. /사진=웹젠
신작 부재로 역성장 중인 웹젠이 주주환원책을 꺼내 들었다. 18년 만에 배당을 실시하고 상장 이후 처음으로 자사주를 소각한다. 대내외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속절없이 떨어지는 주가에 분노한 주주들을 달래려는 목적이다.

회사는 몇 년 동안 이익잉여금을 두둑이 쌓아 살림이 나아졌지만 주주 이익은 챙기지 못했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웹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신작 개발을 마무리해 반등할 계획이지만 엔씨소프트와 저작권 분쟁 1심 선고를 앞두고 있어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웹젠은 최근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과 견줘 14.9% 감소한 2421억원, 영업이익은 19.3%, 줄어든 83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전년과 비교해 16.7% 떨어진 723억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지난 2020년부터 감소하고 있다. 연간 영업이익률은 2020년 36.81%, 다음해인 2021년엔 36.17%으로 소폭 하락했고 올해 역시 34.28%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몇 년 동안 이렇다 할 신작을 선보이지 못한 것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2월 선보인 모바일게임 '뮤오리진3'가 그해 유일한 신작이다. 산하 개발 자회사에서 신작 7종을 개발하고 있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일정이 지연됐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웹젠이 개발에 강점이 있는 만큼 꾸준히 신작 개발에 몰두하고 있지만 아직 성과가 부족하다"고 했다.

사업 실적이 주춤하면서 주가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1월3일 3만350원으로 거래를 마쳤지만 그해 8월22일 종가 1만9300원을 기록했고 10월13일엔 1만3350원까지 내려갔다.

올해 2월9일 1만9250원으로 장을 마치며 2만원대를 넘기는 듯 했으나 4월10일 종가 1만5550원, 11일엔 1만5690원으로 다시 내려앉았다. 13일엔 소폭 반등해 1만6290원을 기록했으나 작년 1월3일과 비교하면 주가가 반토막났다.


최근 수익성 떨어졌지만 재무적으론 탄탄… 주가 관리 어떻게


웹젠이 풍부해진 이익잉여금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책을 추진한다. /사진=웹젠
회사는 곳간을 충실히 채웠다. 2018년 말 1951억원이던 이익잉여금은 5년 후인 지난해 말 4833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에 자본총계는 증가하고 부채총계는 줄어 부채비율이 2020년 24.9%에서 2021년 말 21.6%으로 떨어졌고 지난해 말엔 12.6%를 기록했다. 이익잉여금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 가운데 자산 형태로 사내에 쌓아둔 금액이다.

회사는 부유해지는데 주주 이익은 줄어 주주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개미 돈 축적해 재무 상황이 우수해졌다', '게임에서 유저를 우롱하더니 주가 관리에서도 주주를 무시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주주들 아우성에 웹젠은 주주환원책을 실시하기로 했다. 2005년 이후 18년 만에 배당을 시행하는데 주당 배당금 370원, 배당금 총액 109억원이다. 배당 대상 주식은 총 발행 주식수에서 자사주를 뺀 모든 주식이다. 웹젠 창업주 김병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대주주(943만5000주·지분율 26.72%)로 이번 배당을 통해 약 35억원을 수령할 예정이다. 15만7262주를 보유한 김태영 대표는 5800만원가량 받는다.

상장 이후 처음으로 자사주 36만주(전체의 1.01%)도 소각했다. 소각에 들어가는 52억원은 이익잉여금으로 충당한다.

웹젠은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프로젝트W'를 내년 상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다른 신작들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웹젠 관계자는 "김남주 전 대표가 복귀해 신작 개발 사업을 재정비 중이다"며 "준비를 마치는 대로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와의 소송전도 진행 중이다. 엔씨소프트는 2021년 웹젠 'R2M'이 자사 게임 '리니지M'을 무단 모방했다는 이유로 웹젠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아직 1심이 진행 중이다. 당초 지난 2월 중 선고공판이 예정됐지만 3월 중 재판부 변경이 확정돼 새 재판부에 사건을 이관했다. 추가 변론도 진행할 예정이어서 시일이 더 걸릴 예정이다.

엔씨소프트 법률대리인인 김앤장과 웹젠 측 대리인 광장이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소송 결과에 따라 웹젠 주가가 요동칠 수 있어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양진원 기자 newsmans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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