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페라리에 OLED 탑재… 삼성vsLG 車 디스플레이 시장서 격돌

김민국 기자 2023. 4. 1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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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삼성디스플레이, 벤츠-LGD… 고급차와 제휴로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2025년엔 11조원대로 성장 전망
LG디스플레이가 2021년형 캐딜락 차량 계기판에 적용한 OLED 패널./LG전자 제공

디스플레이업계 맞수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부터 양산되는 BMW 세단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하며, 최근 페라리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차세대 모델에 OLED 패널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부터 양산되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와 2021년식 캐딜락 세단에 OLED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고급차 제조사와 협업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한 뒤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 OLED, 디자인 활용도 높고 정보 전달력 뛰어나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1일 페라리 차량에 탑재될 디스플레이 솔루션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페라리에 들어갈 OLED 패널을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BMW 최고급 세단에 OLED 패널을 제공한다. 앞서 2017년에는 아우디 차량 뒷자석에 들어가는 컨트롤러용 OLED 패널을 공급했다. 이 컨트롤러를 활용하면 에어컨이나 좌석의 위치를 조정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자동차 회사에 공급하는 제품은 리지드(휘지 않는) OLED 패널이다. 다른 패널보다 두께가 얇고 무게도 가벼워 디자인 활용도가 높은 게 장점이다. 다양한 시야각에서도 빛 번짐이 없이 뚜렷하게 화면을 표시할 수 있어 정보 전달력을 높일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부터 메르세데스-벤츠에 OLED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벤츠 전기차 내 계기판, 보조석디스플레이(CDD) 등에 패널이 적용된다. 2020년에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모델에 적용되는 계기판용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한 바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제공하는 제품은 P(플라스틱)-OLED이다. 유리가 아닌 플라스틱 재질이라 구부릴 수 있고 운전자 시야에 맞는 커브드(Curved)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다. 다만 유리 소재의 OLED 패널보다 공정이 까다로워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우디 전기차 e-트론에 공급한 차량 백미러용 OLED./삼성디스플레이 제공

◇ 디스플레이업계 새로운 먹거리 부상…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

디스플레이업계는 고급차 기업과의 협업이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며, 자동차 내 디스플레이 탑재를 늘리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유명 자동차 브랜드와 협업하면 고급 차량용 디스플레이라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어 브랜드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급차는 디스플레이의 성능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곡선 모양의 화면을 비롯한 고급 디자인이 적용되기에 다양한 형태의 디스플레이를 적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출시될 고가 차량에는 운전자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곡선으로 이뤄진 돌출형 계기판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며 “OLED 패널의 성능이 명확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디스플레이 패널은 휘지 않는 유리 재질에도 자체 가공 기술을 통해 700R, 1000R 이상의 곡률을 구현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LG디스플레이는 P-OLED 화면이 삽입된 디지털 콕핏 시스템을 캐딜락에 적용했는데, 곡선 형태의 계기판, 인포테인먼트 화면 3개를 이어붙인 38인치 크기로 시야각을 넓혔다. 4K(3840×2160) 이상의 고해상도로 시인성이 뛰어나 차량 안에서 고화질로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자동차 시장은 디스플레이 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불린다. 자동차에 인공지능(AI), 자율주행 기능 등이 탑재되면서 탑승자에게 정보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디스플레이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수준의 색 표현력과 명암비를 갖춰 운전자의 시인성을 높여주는 OLED 패널 수요가 늘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지난해 86억3319만달러(10조4677억원)에서 2025년 97억달러(11조7612억원)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는 유리 소재인 ATO(Advanced Thin OLED) 패널을 중·저가형 차량에도 탑재할 예정이다.

◇ 中 디스플레이 업체도 자동차 시장 공략… 경쟁 치열해진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자동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BOE는 중국 청두에 차량용 디스플레이 생산기지를 마련했다. 같은 기간 티안마도 9인치 크기의 차량용 대시보드, 정보용 안내 디스플레이, 후면 거울용 디스플레이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CSOT도 메르세데스-벤츠, BYD 등에 디스플레이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차량 디스플레이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강성철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학회 연구위원은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이 늘면서 차세대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먼저 내놓아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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