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 강령 최다 위반’ 한국투자증권, 고객과 금전 거래하다 또 걸려

직원 교육 강화해도 근절 되지 않는 사적 거래
2016~2022년 윤리 강령 위반 최다

국내 증권사 중 윤리 강령 위반 최다건수를 기록해 불명예를 얻었던 한국투자증권에서 또다시 고객과 돈을 주고받은 직원이 적발됐다. 고객과의 금전 거래는 2016년부터 2022년까지 2021년 한해를 제외하고 매해 한국투자증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다.

그래픽=정서희

14일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고객과 금전거래를 한 직원을 견책 처분했다. 해당 직원은 퇴직한 상태다.

고객과의 금전 거래는 한국투자증권에서 유독 자주 반복되고 있다. 이 때문에 회사 측은 2017년부터 내부통제 윤리 강령 준수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다. 그런데도 지난해 동일 유형의 윤리 강령 위반이 발생했다.

증권사 직원은 고객의 손실을 보전하거나 고객에게 부당 이득을 제공할 수 있어 금전 거래를 일체 할 수 없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 고객이 직원에게 뒷돈을 주고 큰 주문을 하기 전 본인 주문을 먼저 해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특혜 제공은 물론, 손실 보전 요구도 많기 때문에 이를 근절하기 위해 고객과 사적 금전 대차를 금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투자증권 임직원이 윤리 강령을 어겨 적발된 건은 33건이다. 국내 증권사 중 최다 규모다. 지난해 초 이같은 사실이 윤 의원실을 통해 알려지며 한국투자증권은 불명예를 얻었다. 그런데도 내부 직원 단속에 실패한 것이다.

윤리 강령 위반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위와 같은 고객과의 금전 거래가 11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 외에 거래처로부터 골프를 접대받는 등 부당한 재산상 이익 수령 금지를 위반하고, 직원 간 금전 거래를 한 건이 각각 4건 지적됐다. 소속 직원에게 상습적으로 언어 성희롱을 한 건도 2건 등이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해당 직원은 지인과 단순하게 금전 거래를 한 것이 적발된 것”이라며 “직원이 퇴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모니터링을 통해 (금전 거래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다만 “2017~2018년 강도 높게 내부 통제를 실시했다”면서 “최근 몇 년간 개선되는 면이 있다는 점을 봐달라”고 해명했다.

NH투자증권에선 25건의 윤리 강령 위반이 적발됐다. 위반 유형 중 성희롱과 근태 불량·부적정이 각각 5건으로 가장 많았다. NH투자증권은 성희롱 5건 중 2건은 견책 처분했으며 나머지 3건은 감봉 6개월, 면직, 정직 6개월 등을 조치했다. 근태 불량에 대해서는 견책, 면직, 정직 처분했다.

이 외에도 폭언, 욕설, 폭행 등의 직장 내 괴롭힘이 4건을 기록했다. 이 중 3건은 견책 처분했으며 나머지 1건에 대해서는 직장 내 풍기 문란 위반까지 발각되면서 면직 처분했다. 한국투자증권에서 가장 많은 위반 유형이었던 고객과의 사적 금전 대차는 1건이었다.

이어 신한투자증권과 KB증권이 각각 18건, 13건을 기록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신체적 접촉 등 성추행 및 성희롱이 6건이었다. KB증권은 직장 내 괴롭힘이 4건으로 위반 유형 중 가장 많았다. 특히 지난해 적발된 윤리 강령 위반 3건 모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직원의 휴가 사용을 제한하거나 모욕적인 언행을 가하는 경우였다.

이외에도 대신증권과 하나증권이 각각 6건, 삼성증권 3건, 미래에셋증권과 메리츠증권이 각각 1건의 윤리 강령 위반을 적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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