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 키운 건 누구인가 ‘미끼-모범택시’ 저격한 부패한 정의[TV와치]

서유나 2023. 4. 14.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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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정의로워야 할 공권력이 무능하고 부패하였다면 피해자는 누구에게 손을 내밀어야 하는가.

드라마 '미끼'와 '모범택시'는 방치된 사람들의 추적·복수극이자, 이들을 방치한 사람들에게 놓는 따끔한 일침이다.

실화를 소재로 픽션을 가미한 두 드라마는 그 탓에 더욱 공권력의 무능과 부패를 뼈아프게 한다.

가장 정의로워야 할 곳이 더 이상 정의롭지 않을 때 피해자들이 만나는 지옥이 '미끼'와 '모범택시' 안에 생생하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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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서유나 기자]

가장 정의로워야 할 공권력이 무능하고 부패하였다면 피해자는 누구에게 손을 내밀어야 하는가. 드라마 '미끼'와 '모범택시'는 방치된 사람들의 추적·복수극이자, 이들을 방치한 사람들에게 놓는 따끔한 일침이다.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미끼'(극본 김진욱 / 연출 김홍선)가 그리는 사기의 사슬은 참 아이러니하다. 2006년 사채업자였던 노상천(허성태 분)은 다단계 사기를 당한다. 이에 경찰에게 적극적으로 구제를 청하지만 "당신같이 그렇게 계속 속아주는 사람들이 있으니 사기꾼이 안 없어지는 것. 당하는 게 호구"라는 무시만을 돌려받는다.

"그게 피해자에게 할 소리냐"며 분노하던 노상천은 이후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가 된다. "대한민국 사기 치기 XX 쉬워. 그럼 나는 왜 못해"라는 말과 함께 사기 행각을 시작한 그는 약 5년 만에 5조 원대 폰지 사기(실제 이윤 창출 없이 나중에 들어온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나누어 주는 다단계 금융 사기) 사건을 일으키는 사기 거물로 성장한다.

이런 노상천을 사기꾼으로 키운 세력은 누구인가. 탐욕스러운 노상천 본인도, 그의 뒤를 봐주며 떡고물을 받아먹은 정치인들도 전부 답이 되지만 결국 가장 시간을 거슬러 가면 시청자들은 경찰이라는 답을 만난다. 심지어 경찰은 노상천을 잡아야 하는 순간마저 "그깟 놈 잡아봐야 진급 때 도움이 안 된다"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니 더욱 분노가 끓어오른다.

시즌 2로 돌아온 '모범택시'(극본 오상호 / 연출 이단, 장영석) 또한 경찰들의 부패를 적나라하게 다룬다. 범죄 조직과 연루돼 돈을 대가로 손발을 맞추는 경찰들. 최근 화제를 모은 '블랙썬 게이트' 에피소드에서는 성폭행, 마약 거래, 살인 등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클럽을 묵인하고 오히려 범죄를 함께 저지르는 형사와 고위 경찰 간부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 같은 '블랙썬 게이트'가 대한민국을 뒤집은 '버닝썬 게이트'의 풍자임을 모르는 시청자는 없다. 중요한 건 '미끼' 역시 드라마를 보다 보면 생각나는 인물이 있다는 점. 바로 실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사기를 벌여 약 5조 원을 가로챈 뒤 2011년 중국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후에도 목격담이 이어지며 생존 논란이 있는 사기꾼 조희팔이다.

실화를 소재로 픽션을 가미한 두 드라마는 그 탓에 더욱 공권력의 무능과 부패를 뼈아프게 한다. 가장 정의로워야 할 곳이 더 이상 정의롭지 않을 때 피해자들이 만나는 지옥이 '미끼'와 '모범택시' 안에 생생하게 펼쳐진다.

그렇기에 두 드라마가 현실의 부패한 공권력을 대신해 행해주는 추적과 복수는 더 짜릿하다. 심지어 그 복수는 피해자와 시청자가 가장 바라는 형태를 닮았다. '블랙썬 게이트'의 가해자들은 일망타진 돼 사법적 책임을 지게 됐고, 노상천의 죽음으로 공소권 없음 처분 종결됐던 '미끼'의 사기 사건은 8회 말미 노상천이 멀쩡히 살아 귀국하며 전환점을 맞이했다.

찍어누르는 조직 내 권력에 순응하지 않고 진실을 좇는 '미끼'의 구도한(장근석 분) 형사도, 목숨 걸고 사적 복수를 해주는 '모범택시'의 김도기(이제훈 분)을 비롯한 무지개 운수도 결국은 가상이고 허구다. 하지만 이들이 보여주는 '부패하지 않은 정의'는 오늘날의 '부패한 정의'를 향한 일침이자 다시 바른길을 찾으라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한편 '미끼'는 매주 금요일 8시 쿠팡플레이를 통해 공개되며, '모범택시2'는 오는 15일 16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한다. 최종회는 80분으로 확대 편성됐다. (사진=쿠팡플레이, SBS 제공)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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