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계 뒤통수 때린 '원유 감산'…나프타 급등에 '빨간불'

김종윤 기자 2023. 4. 14.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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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업계의 원가 부담이 예상치 못한 주요 산유국의 감산 발표 이후 커졌다.

석유화학 산업 출발점인 나프타 가격이 국제유가 상승으로 치솟고 있어서다.

급작스러운 나프타 가격 폭등은 'OPEC+'의 감산 조치 발표 이후 나타났다.

석유화학산업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나프타 가격차이)는 손익분기점 300달러 돌파를 목전에 앞두고 지난주 225달러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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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상승으로 원가 부담 커져…수요 부진 더해 '이중고'
"2분기 예상되던 실적 턴어라운드 시점 하반기로 미뤄질 수도"
롯데케미칼 대산공장(롯데케미칼 제공)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석유화학업계의 원가 부담이 예상치 못한 주요 산유국의 감산 발표 이후 커졌다. 석유화학 산업 출발점인 나프타 가격이 국제유가 상승으로 치솟고 있어서다. 수요는 제자리걸음인 상황에서 원가만 커진 이중고다. 실적 턴어라운드(흑자전환) 시점이 당초 기대와 달리 하반기로 밀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주 나프타 톤당 가격은 685달러로 전주(646달러) 대비 6% 급등했다.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는 원유 정제 과정을 통해 얻는다. 국제유가에 따라 나프타 가격이 결정된다.

급작스러운 나프타 가격 폭등은 'OPEC+'의 감산 조치 발표 이후 나타났다. 지난 2일 OPEC+는 다음달부터 연말까지 하루 116만배럴을 감산한다고 발표했다. OPEC+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다.

국제유가는 OPEC+ 발표 이후 상승했다. 지난달말 배럴당(두바이유 기준) 70달러선에서 OPEC+ 발표 이후 지난 12일 기준 85달러로 올라섰다. 일부에선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

석유화학산업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나프타 가격차이)는 손익분기점 300달러 돌파를 목전에 앞두고 지난주 225달러로 내려왔다. 에틸렌 가격은 톤당 900달러 초반으로 변화 없는 상황에서 나프타 가격만 상승했기 때문이다.

석유화학업계는 예상보다 수요 회복 속도가 더딘 상황에서 원가 부담만 커졌다고 우려했다. 시황 반점 계기로 꼽은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도 반짝 효과에 그쳤다. 당시 재고 확보로 시황 회복을 기대했지만 공급과잉 여파를 이기지 못했다.

국내 기업 대다수는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에 대해 부정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이달 440개 수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4.4%가 중국 리오프닝이 매출과 수익 등 경영실적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도현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중국 NCC 자급률 상승과 대규모 증설 지속로 공급 부담은 지속될 것"이라며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수요 증가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증권가에서는 2분기 흑자전환을 예상해 왔지만 그 시점이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은 LG화학(051910)의 석유화학 부문 1분기 영업적자 예상치를 877억원으로, 2분기는 1343억원의 영업이익을 전망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롯데케미칼(011170)의 1분기 영업손실 1175억원, 2분기엔 334억원 흑자를 예상했다.

석유화학업계는 NCC 가동률을 지난해와 비슷한 70∼80% 수준으로 유지하고 수요 회복을 기다리고 있다. 당장 생산량을 늘릴 만한 호재가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산유국의 감산이란 예상하지 못한 돌발 변수가 등장했다"며 "증권사 전망과 달리 2분기 흑자전환을 장담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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