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유망주의 수술+기약 없는 믿을맨…'위닝'에도 웃을 수 없었던 마운드 [MD부산]

2023. 4. 14.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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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선발 로테이션이 두 바퀴를 돌았다. 이제는 더 많은 이닝을 던져줘야 할 시점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팀 간 시즌 3차전 홈 맞대결에서 8-7로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시즌 초반이지만 상위권을 달리고 있던 LG와 3연전에서 거둔 첫 위닝시리즈는 분명 뜻깊었다. 하지만 아쉬움도 많이 묻어 나온 경기력인 것도 분명했다.

가장 큰 문제는 마운드였다. 엘롯라시코 3연전에서 롯데의 선발 투수들은 단 한 번도 6이닝 이상의 투구를 펼치지 못했다. 지난 11일 찰리 반즈가 4⅓이닝 동안 6볼넷을 헌납하며 4실점으로 무너졌고, 박세웅도 5이닝 3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게다가 13일 승리투수가 됐지만, 한현희도 5이닝 5실점으로 썩 좋은 투구를 보이지는 못했다.

선발 투수들이 5이닝 이상을 던져주지 못하면서 모든 부담은 불펜 투수들이 떠맡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는 13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팀 평균자책점 6.01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데, 불펜 평균자책점은 무려 8.31을 기록하고 있다. 9위 키움 히어로즈(5.97)보다도 2점대 이상이 높다.

롯데는 현재 불펜 뎁스가 두텁지 않은 상황이다. 롯데에는 정규시즌 개막 전후로 대형 악재들이 날아들었다. 괌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경쟁을 펼치던 서준원이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됐고, 롯데는 해당 사실을 인지함과 동시에 방출을 결정했다. 서준원이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가지 못했다면, 불펜에서 힘을 보탤 가능성이 높았지만, 이는 이루어질 수 없게 됐다.

악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1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롯데가 큰 기대를 품고 있는 이민석이 팔꿈치를 부여잡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일이 발생했다. 이민석은 두 차례 검진을 진행한 결과 우측 팔꿈치 뼛조각 제거술과 함께 우측 측부 인대 재건술(MCL) 수술을 받게 됐다. 즉 토미존 수술로 인해 올 시즌 더이상 마운드에 오를 수 없게 된 것이다.

시즌 초반 롯데 불펜이 애를 먹는 이유는 더 있다. 바로 지난해까지 '필승조'로 활약하던 최준용이 시범경기를 끝으로 자취를 감춘 것이다. 최준용은 시범경기 5경기에서 4이닝 동안 7실점(6자책) 평균자책점 13.50으로 크게 부진했고,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래리 서튼 감독은 최준용이 두 경기를 연속으로 던질 수 있는 몸 상태가 되면 콜업을 고려해 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지난 12일 경기에 앞서 최준용에 대한 질문을 받은 사령탑은 "최준용에 대한 업데이트는 없다"고 말했다.

불펜의 핵심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이 대거 이탈한 상황에서 롯데는 가용 가능한 선수들로 시즌을 치러나가고 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시즌이 끝난 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던 김도규는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8.31, 구승민은 5경기에서 3홀드 1세이브를 수확했으나 평균자책점은 5.68로 안정감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마무리 김원중 또한 5경기 평균자책점 10.80으로 시즌 출발이 썩 좋지 못하다.

지난해까지 필승조로 활약했던 선수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가운데 뒷문을 믿고 맡길 선수들이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나균안을 제외한 선발 투수들이 6이닝 이상을 던져주지 못하면서 불펜 투수들의 피로도는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다. 이 상황이 지속될 경우 불펜 투수들이 체력적으로 한계에 부딪히는 상황은 빨라질 수밖에 없다.

서튼 감독은 13일 경기가 끝난 뒤 이례적으로 5이닝 5실점의 아쉬운 내용을 남긴 한현희를 칭찬했다. 이유는 희생정신 때문이다. 불펜 투수들의 과부화를 고려, 한현희는 투구수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르는 것을 자청했다. 결과는 좋지않았지만, 한현희는 6회에도 등판해 무려 112구를 뿌렸다. 사령탑은 "한현희가 투구수가 많았는데도 팀을 위해 6회에도 던지겠다고 말해줘서 팀적으로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불펜 뎁스가 얕아져 있고, 기존의 선수들이 제 기량을 뽐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선발 투수들의 약진이 필요할 때다.

[롯데 자이언츠 댄 스트레일리, 찰리 반즈, 박세웅, 한현희.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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