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 성지'로 급부상한 더현대 서울…성장 꺾인 백화점의 새 활로

서미선 기자 2023. 4. 1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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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더현대서울 80여개·갤러리아명품관 29개 등 팝업
주력 4개점 팝업 짧게는 3개월, 길게는 연말까지 일정 잡혀
더현대 서울 슬램덩크 팝업 평일 대기 모습(현대백화점 제공)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명품 '보복 소비'가 주춤하며 올 들어 성장세가 둔화한 백화점들이 연말까지 팝업스토어를 지속 개최하며 모객에 주력한다.

팝업스토어가 백화점 전체 매출 신장에 미치는 영향은 수치화하기 어렵지만 집객엔 주효한 만큼, 사실상의 '팝업 상시화'로 돌파구를 모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023530)·신세계(004170)·현대백화점(069960)·한화갤러리아(452260) 갤러리아백화점이 주요 팝업을 전개하는 잠실점, 강남점, 더현대서울, 압구정 명품관에서 올 들어 이달까지 열린 팝업을 합치면 100개를 훌쩍 넘긴다.

이는 백화점의 '실적 고민'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 백화점 3사 연매출은 코로나19 '보복 소비'로 2021년 24.1%, 지난해 15.7% 신장했으나, 증권업계는 올 1분기엔 한자릿수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팝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지난해에만 250여회 팝업을 열며 '팝업 성지'로 급부상한 더현대 서울이다. F&B(식음료)를 포함하면 올 들어 연 팝업만 80여개다.

팝업 전용 공간은 MZ세대 전문관인 지하 2층에 3곳을 운영하고, 5층 광장인 사운즈포레스트도 대형 팝업 행사장으로 쓰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팝업을 통해 연간 200만명 이상 추가 고객 유입 효과가 있다고 본다.

1월26일~2월7일 '슬램덩크' 팝업은 첫날 오전 대기번호만 800번대를 넘겼다. 업계에선 13일 동안 2만여명이 방문한 것으로 추정한다. 2월24일~3월5일 유튜버 다나카 팝업엔 열흘간 4만명 이상이 방문한 것으로 추산되고 매출도 일반 할인판매 행사 평균 대비 2배 이상 높았다.

2월24일~3월9일 트로트 가수 영탁 팝업엔 지방에서 관광버스를 대절해 찾아오는 팬들도 있었고 오픈 첫주 주말 매출만 3억원을 달성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포켓몬스터 팝업(롯데쇼핑 제공) 2023.2.21/뉴스1

롯데백화점은 올 들어 잠실 롯데월드몰 1층 아트리움 광장에서 8개 팝업을 열었고, 에비뉴엘점 지하 1층엔 지난달 럭셔리 브랜드 전용 팝업 공간으로 '더 크라운'을 열어 보테가 베네타 등 2개 명품 브랜드 팝업을 진행했다. 이곳에선 연말까지 20여개 브랜드 팝업이 열린다.

2월17~27일 아트리움에서 열린 포켓몬 팝업엔 오픈 첫날 500팀이 '오픈런'을 위해 대기했고 입장 사전예약엔 평일 기준 50팀, 주말 기준 200팀 정도가 몰렸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팝업 전용 공간 '더 스테이지'엔 올 들어 10개 팝업이 열렸다. 13일 열린 부산 전포동 약과 쿠키집 '쿡희네집' 팝업엔 오픈 전 대기 고객이 100명가량 몰렸다.

신세계 관계자는 "강남점 더 스테이지는 스케줄이 거의 다 꽉 차 있을 정도로 팝업을 많이 하고 공간도 비교적 넓다"며 "2~3년 전만 해도 명품 브랜드 위주 팝업을 많이 했는데 요즘은 골프, 주얼리, 구두 브랜드 등 다양한 팝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갤러리아 명품관 다크룸 스튜디오 팝업 오픈런 전경(갤러리아 제공)

갤러리아 명품관은 올 들어 미입점 팝업 29개를 진행했다. 명품 컬렉션과 F&B, 기입점 매장 팝업은 제외한 수치다.

1월 7~15일 열린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떠그클럽' 팝업은 오픈일에 200여명 '오픈런'을 일으키며 8일 동안 매출 1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2월 24~26일 '언더마이카' 팝업에도 오픈런 행렬이 있었고 3일 만에 매출 1억4000만원을 올렸다. 이달 8일 시작해 16일까지 열리는 다크룸 스튜디오 팝업은 오픈일에 100명이 '오픈런'을 했다.

이들 4개점의 팝업 전용 공간은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연말까지 팝업 일정이 잡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팝업이 매출을 일으키는 측면뿐이 아니라 다양한 고객을 끌어오기 위한 콘텐츠라는 측면에서도 주력하고 있다"며 "언제든 백화점에 오면 새로운 즐길 거리가 있다는 인식을 주기 위해 운영하는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smi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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