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차 3분의2 전기차 전환"…충전 인프라 탄력받나

CBS노컷뉴스 윤준호 기자 2023. 4. 14. 05: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EPA, 탄소배출 제한규정 발표
32년까지 신차 67% 전기차 생산
급진적 행보, 국내 車업계도 영향
전기차 충전 업체엔 또다른 기회
완성차 업체도 발빠른 대응 분주
현대차그룹, 30년까지 24조 투입
전기차 충전.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불과 10년도 안 남은 미래에 자국 내 신차의 3분의 2를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완성차 제조업체의 전동화 전환 추세 속에 향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자국 중심으로 장악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내 자동차·배터리 업계는 물론 핵심 인프라인 전기차 충전 사업자에게도 도전이자 또다른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12일(현지시간) 승용차와 트럭의 배기가스를 연평균 13%씩 감축시키는 내용의 탄소 배출 제한 규정을 발표했다. 규제안은 전기차 판매 규모와 비중을 명시하는 대신 총 판매 차량의 탄소 배출 한도를 엄격히 제한하는 방안을 담았다. 완성차 업체들이 EPA의 요구사항을 충족하려면 2032년까지 전체 신차의 67%를 전기차로 생산해야 한다. 규제안을 따르지 않으면 과징금이 부과돼 사실상 강제 규정의 성격을 띄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전체 차량의 50%를 전기차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여기서 절반도 도전적이었는데, 이번에 발표한 탄소 배출 규제안은 그보다 목표치를 더 높였다.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신차 중 전기차의 비중이 5.8%에 불과했던 데에 비춰보면 67%라는 수치는 상당히 급진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의 이같은 행보는 국내 자동차 업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급발진에 속도를 맞추려면 현재의 전략에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있으면서도 전기차 시장 확대 자체는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섞여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전기차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충전 인프라 시장에서는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미국 교통부는 이미 '국가 전기차 인프라 프로그램'(NEVI)에 총 50억달러(약 7조100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현지에서 생산한 전기차 충전기에 총 75억달러(약 9조6000억원)의 보조금 지급도 추진하고 있다. 이번 EPA의 규제안 발표 이후에는 "전기차 충전소가 보다 안정적이고, 미국 전역에 충분히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전기차 충전존. 연합뉴스
전기차 충전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국내 기업에게는 청신호다. 현재 SK시그넷의 경우 미국 전기차 초급속 충전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SK E&S는 지난해 3월 미국 전기차 충전기 제조·운영 기업인 '에버차지'를 인수했다. LG전자도 지난해 6월 GS에너지·GS네오텍과 손잡고 전기차 충전기 전문 업체 '애플망고'를 사들였다. 당초 바이든 행정부는 2030년까지 미국에 최소 50만개의 충전소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EPA 규제안과 각 기관·기업들의 요구 등 영향으로 해당 목표치는 상향 조정될 여지가 크다. 그만큼 K-충전소 업체들의 시장 선점이 중요해졌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발빠른 대응도 관건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에서 147만4224대를 판매했는데, 그중 순수 전기차는 5만8028대로 집계됐다. 약 3.9% 수준이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전체 판매 차량의 58%를, 기아는 북미에서 47%를 전기차로 채우려는 계획이었지만, EPA가 2032년까지 전기차 비중의 목표치를 67%로 잡으면서 기존 전략에 수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기존 앨라배마주 공장과 조지아주 공장의 전기차 추가 생산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두 회사는 오는 2025년 가동을 준비하고 있는 조지아주 내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의 완공 시기도 내년으로 앞당기기로 했다.

지난 11일에는 전기차 전용 공장 기공식도 열었다. 현대차그룹이 29년 만에 짓는 국내 완성차 제조 공장이자 최초의 전기차 전용 공장이다. 현대차그룹은 이 자리에서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24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공개했다. 이를 기반으로 2030년까지 전기차 생산량을 연 364만대로 끌어올려 글로벌 '톱3'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윤석열 정부도 이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나서기로 했다.

기아 송호성 사장은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는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총 24조원을 투자할 계획으로 대한민국의 글로벌 전기차 3대 강국 도약에 기여할 것"이라며 "국내 전기차 연구개발, 생산, 인프라 등 전후방 생태계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자동차 산업의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 사이트 :https://url.kr/b71afn

CBS노컷뉴스 윤준호 기자 yjh@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