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방울토마토는 무죄”…정부·지자체·언론 소비진작 나서야

관리자 2023. 4. 14.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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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방울토마토농가들이 울상이다.

12일 서울 가락시장의 방울토마토 거래가격은 1만2458원(5㎏, 상품 기준)으로 지난해 4월 평균 시세보다 30% 넘게 떨어졌다.

효능 좋고 먹기 편해 인기가 높은 방울토마토가 소비자의 총애를 잃은 건 지난달 30일 '덜 익은 토마토의 토마틴 성분이 구토·복통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합동 보도자료가 나간 이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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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만든 ‘의사환경’ 피해 커
소비 회복 위한 각계 노력 필요

요즘 방울토마토농가들이 울상이다. 우려했던 일이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본격적인 출하철로 접어들었는데도 유통상인들의 발주량이 줄어 주산지 농가 저온저장고마다 출하하지 못한 물량이 쌓였다. 12일 서울 가락시장의 방울토마토 거래가격은 1만2458원(5㎏, 상품 기준)으로 지난해 4월 평균 시세보다 30% 넘게 떨어졌다. 3월말 가격과 비교하면 반값이다. 지난겨울 난방비 폭탄 속에서 고생고생 키워냈는데 손해가 뻔히 보이니 농가들의 한숨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효능 좋고 먹기 편해 인기가 높은 방울토마토가 소비자의 총애를 잃은 건 지난달 30일 ‘덜 익은 토마토의 토마틴 성분이 구토·복통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합동 보도자료가 나간 이후다. 이 자료는 어느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구토 증세를 호소한 글이 발단이었다. 그 내용을 한 통신사가 취재해 보도했고 이후 다른 언론사들이 퍼 나르며 방울토마토 전체가 문제인 양 업계 전반으로 불똥이 튄 것이다. 농식품부 등이 확인한 결과 특정 품종 외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고 해당 품종을 재배한 농가도 몇 곳 안된다. 토마토 생장기에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토마틴은 심각한 독성 물질도 아니다.

이쯤 되면 대중매체에서 다룬 정보로 인해 사람들의 의식 속에 만들어지는 의사환경(擬似環境)이 참 무섭다는 생각을 아니할 수 없다. 언론을 탄 극히 일부 사례가 대중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일반화하며 전체적인 속성인 것처럼 각인돼버리니 말이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고 언론이 후폭풍이나 나비효과까지 고려해 정보를 다뤄야 하는 이유이고, 소비자도 일반화의 오류에 빠지지 말고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야 하는 이유다.

국민의 인기 간식인 방울토마토가 외면받는 상황을 장기간 방치해선 안된다. 방울토마토라는 과채가 문제가 아니라 미숙 개체에 남아 있던 성분 때문에 생긴 해프닝인 만큼 정부와 주산지 지방자치단체는 산업이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대대적인 소비촉진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언론도 소비진작 대열에 동참해야 한다. 그것이 하루아침에 날벼락을 맞은 농가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소비자에게도 변함없이 방울토마토를 사랑해주시길 당부한다. 방울토마토는 이용이 간편하고 다른 식재료와 잘 어울리며, 무엇보다 몸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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