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제친 손보사들, 순익 상위권 '싹쓸이'하나
기사내용 요약
삼성화재, 올 1분기 당기순익, 삼성생명 추월할 것으로 추정돼
지난해 순익, 생보업계 2·3위 한화생명·교보생명 5위권 내 없어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손해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이 2021년 생명보험사를 넘어선 후 지난해 그 간극을 더 넓혔다. 이 가운데 올 도입된 새 회계제도(IFRS17) 기준으로 삼성화재의 1분기 당기순익이 '보험업계 부동의 1위' 삼성생명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화재의 당기순이익(4000억원)이 삼성생명(3900억원)을 제치고 전체 보험사 중 1위로 올라설 것으로 추정됐다. 이어 DB손해보험(2700억원), 현대해상(1800억원)이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보험사(생보사23개·손보사31개)의 당기순이익은 9조1800억원으로, 전년(8조2600억원)보다 11.1% 증가했다.
특히 생명보험사의 당기순익은 3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00억원(6.0%) 감소한 데 반해, 손해보험사의 당기순익은 5조4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1400억원(26.6%) 증가했다. 지난 3년간 생보업계의 당기순익은 3조4500억원(2020년), 3조9400억원(2021년) 등으로 3조원대에서 머물렀지만, 손보업계는 2조6100억원(2020년), 4조3200억원(2021년) 등으로 지속해서 성장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생보사의 경우 보험영업이익이 금리상승에 따른 보증준비금 감소 등으로 개선됐지만, 투자영업이익이 금융자산 평가와 처분이익 감소 등으로 악화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손보사는 보험영업이익이 장기보험 신계약 증가와 손해율 하락 등으로 개선됐고, 투자영업이익 또한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수익 증가로 개선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IFRS17를 기준으로 한 당기순익과 IFRS17 하에서 주요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Contractual Service Margin)을 기준으로 하면 생보사의 부진은 더 명확해 보인다. CSM은 보험사들은 장래 이익을 반영하는 재무상태표상 공시정보로, 보험서비스 제공을 통해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의 현재가치를 의미한다.
기존 회계제도인 IFRS4 기준 지난해 보험사 당기순익은 삼성생명이 1조5800억원, 삼성화재가 1조1400억원 수준을 보였다. DB손해보험이 9800억원, 메리츠화재가 8600억원, 현대해상이 5600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IFRS17 기준을 적용하면 DB손보가 1조6700억원, 삼성화재 1조4700억원, 메리츠화재 1조3100억원으로 1~3위를 차지하고 삼성생명은 1조2100억원으로 내려서며 4위로 밀렸다. 5위는 1조1800억원대의 현대해상이었다.
생보업계는 자산규모(1000조원)도 손보업계(400조원)보다 훨씬 크고 전체 당기순익 수준도 대체로 손보업계를 웃돌아 왔기 때문에 보험업계에선 '형님' 격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2021년 손보업계의 당기순익이 생보업계를 넘어선 후 지난해 그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며 생보업계의 위세가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구구조의 변화가 생보사가 성장 한계에 직면한 주원인으로 꼽힌다. 저출산과 평균수명의 연장, 1인가족의 지속적인 증가를 포함한 핵가족화 등은 생보사의 전통적인 보험상품인 종신·연금 보험 등 장기 금융상품의 인기를 시들게 했다. 보험산업의 규모를 나타내는 척도인 수입보험료 역시 국제적으로도 생·손보사 간 격차가 꾸준히 줄어 왔다. 수입보험료는 연간 계약자로부터 받은 보험료의 총액을 뜻한다.
국내의 경우 2015년만 하더라도 생보업계와 손보업계의 수입보험료는 각각 117조, 72조 수준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이후 생보사가 2016년(119조원), 2107년(113조원), 2018년(110조원), 2019년(117조원), 2020년(119조원), 2021년(120조원) 등으로 큰 변동을 보이지 않은 새, 손보사는 75조원→77조원→91조원→95조원→102조원→104조원 등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아직 당국에서 분명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아 수치상 의미가 떨어질 수 있지만 지난해 연간 CSM 기준상으로도 삼성생명은 삼성화재, DB손보에 이어 3위 수준"이라며 "생보의 주력 상품인 저축성상품이 올해부턴 부채로 인식되는 만큼 보험영업 환경에 변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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