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ARM “파운드리 동맹” 깜짝 선언… 삼성-TSMC 촉각

곽도영 기자 2023. 4. 14.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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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 시간)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설계 지적재산(IP) 1위 기업 영국 ARM이 중장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동맹을 깜짝 발표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금까지 팹리스(반도체 설계) 고객사들은 최첨단 모바일 기술을 중심으로 설계할 수 있는 옵션이 제한적이었다"며 "인텔과 ARM의 협력은 인텔파운드리서비스(IFS)의 시장 기회를 확대하고 모든 팹리스 기업에 새로운 옵션과 접근 방식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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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 모바일 칩 설계 우선 중점
향후 車-IoT 등 협력 확대 가능성
2024년 하반기 1.8나노 양산 목표
인텔, 파운드리 점유율 아직 미미
12일(현지 시간)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설계 지적재산(IP) 1위 기업 영국 ARM이 중장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동맹을 깜짝 발표했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의 후발주자인 인텔의 최첨단 공정에 ARM이 지원 사격을 나서면서 삼성전자 등 경쟁 업체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텔과 ARM은 이날 협약을 통해 2024년 인텔의 18A(1.8나노) 공정에서 모바일용 반도체 생산이 확대될 수 있도록 ARM이 설계 협업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금까지 팹리스(반도체 설계) 고객사들은 최첨단 모바일 기술을 중심으로 설계할 수 있는 옵션이 제한적이었다”며 “인텔과 ARM의 협력은 인텔파운드리서비스(IFS)의 시장 기회를 확대하고 모든 팹리스 기업에 새로운 옵션과 접근 방식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ARM은 모바일용 반도체 설계에 필요한 IP를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이다.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스마트폰의 90%가 ARM의 IP를 기반으로 설계된 AP를 탑재한다. ARM이 삼성전자, 애플, 퀄컴 등에 IP를 공급하면 각 사가 이를 자사 제품에 맞춰 설계한 뒤 파운드리 업체에 생산을 맡기는 구조다. 이번 협약으로 다수 팹리스 고객사들은 ARM의 지원을 받아 인텔 파운드리 공정에서 양산이 가능해진다.

양 사는 우선적으로 모바일 칩 설계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향후 자동차와 사물인터넷(IoT), 데이터센터, 항공우주산업 및 정부 부문으로도 협력을 넓힐 가능성을 열어뒀다. 업계에서는 ARM이 사실상 2024년부터 파운드리 시장 ‘본선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인텔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인텔은 2021년 3월 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2024년 네덜란드 ASML의 차세대 극자외선(EUV) 장비를 도입해 상반기(1∼6월) 2나노, 하반기(7∼12월) 1.8나노 등 선단공정 양산에 들어가겠다고 목표를 밝힌 상태다. 앞서 퀄컴이 자사 2나노 공정에 일부 제품 생산을 맡길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 공정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만 TSMC도 2025년부터 2나노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인텔의 반도체 매출에서 파운드리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텔 반도체 매출의 50.3%는 여전히 PC용 칩에서 나오고 있으며 30.4%는 데이터센터용이다. 파운드리 비율은 1.4%에 그쳤다. 블룸버그통신은 인텔과 ARM의 협력 소식을 전하며 “이번 협약은 겔싱어 CEO의 반도체 지배력 회복을 위한 계획 중 가장 최근 행보”라며 “그는 TSMC와 삼성전자에 뺏긴 기반을 끌어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썼다.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ARM 최대주주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회동,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의 컨소시엄 인수 검토 발언 등을 계기로 제기됐던 국내외 반도체 업체의 ARM 인수합병 가능성은 불발로 마무리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10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최근 소프트뱅크와 나스닥이 ARM 상장에 대해 잠정 합의했으며 손 회장이 이번 주 후반 공식 서명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ARM은 2020년 미국 그래픽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인수를 추진했으나 주요 국가의 경쟁 당국의 반독점 규제를 넘지 못하고 지난해 2월 무산됐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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