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스피드웨이·맥주·조종…인프라체험여행이 뜬다
심각하던 코로나가 서서히 잠잠해지자 여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일본도 전국적인 활동제한들을 완화하면서 각종 관광진흥 대책으로 국내 여행수요가 회복추세에 있다. 일본 관광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국내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56% 증가했고 팬데믹 이전인 2019년보다 29% 감소한 수치지만 1인당 여행경비는 약 4만1000엔(약 41만원)으로 2019년 대비 10%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로 참아왔던 감정들이 고급스럽고 만족도가 높은 '보복여행'으로 귀결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단순히 여행을 떠난다는 것에서 벗어나 여행의 특별한 목적이 더욱 중요해졌다. 일본 리크루트가 실시한 국내 숙박여행 수요조사에서 응답자의 44%가 '여행장소를 결정하기 전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 결정하겠다'는 답이 코로나 재해 이전보다 약 6%포인트 증가할 정도로 현장체험의 가치를 우선시한다.
이런 결과에 부응하듯 여행 관련 업체나 기관들은 여행을 통해 평생 기억에 남을 만한 독특한 체험프로그램을 경쟁적으로 개발한다.
도쿄 인근 시즈오카현 오야마마치에 있는 후지스피드웨이는 국내 모터스포츠의 성지로 알려졌는데 이 지역에 지난해 10월 미국 주요 호텔체인인 하얏트가 운영하는 '후지스피드웨이호텔'이 오픈했다. 후지산 기슭의 자동차 스피드서킷 옆에 문을 열었는데 호텔 바로 앞에 자동차경주의 하이라이트인 마지막 코너에서 빠르게 가속되는 직선도로가 펼쳐져 숙소 발코니에서 직접 경주를 볼 수 있다. 객실에서 편한 옷을 입고 휴식을 취하면서 TV에서나 볼 수 있던 수십 대의 차량이 엄청난 굉음의 엔진소리를 내며 박력 있게 달리는 드라이빙 장면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이 호텔에는 고급스러운 온천탕이나 실내수영장 등의 시설은 물론이고 약 130년 전 초기 자동차경주 때 달린 자동차 골동품부터 현재 사용되는 경주용 자동차까지 전시된 모터스포츠 박물관이 있다.
서킷을 직접 볼 수 있는 객실은 조식을 포함해 1박당 6만1000엔(약 61만원)의 고가임에도 기존 호텔에서는 볼 수 없던 경험을 즐길 수 있어 자동차 마니아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같은 지역인 시즈오카현에 지난해 7월 오픈한 '더빌라앤드배럴라운지'(The Villa & Barrel Lounge)는 양조장에 지은 '맥주호텔'이다. 5개 모든 객실에 현지 수제맥주 메이커가 생산한 맥주서버가 설치돼 있는데 특별한 '수도꼭지'를 통해 갓 만든 수제맥주를 직접 마실 수 있다. 객실당 머그잔 20개에 해당하는 최대 10리터를 즐길 수 있으며 특별히 준비한 병도 함께 제공된다. 맥주 애호가의 '맥주 탭 독점 꿈'을 실현하며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맥주를 찾는 단골손님이 늘어나고 있어 객실은 거의 만실이다.
기존 대형호텔인 '쉐라톤그랜드도쿄베이호텔'(지바현 우라야스시)은 비행기 조종을 체험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를 도입했다. 여행객이 조종사가 훈련에 사용하는 보잉737의 시뮬레이터에 탑승해 원하는 경로를 선택하고 강사의 안내를 받아 직접 비행기 조종을 체험하며 하늘을 나는 '꿈'을 실현한다. 30분 코스가 1만8150엔(약 18만원)인데 숙박하면 할인된다.
이밖에 민관이 공동개발해 운영 중인 인프라투어 프로그램도 각광받는다.
수도권의 홍수를 방지하기 위해 세계 최대규모로 개발된 사이타마현의 지하하천 시설은 콘크리트 기둥이 숲처럼 펼쳐져 '지하 신전'으로 불리는데 2018년부터 일반 관광객들에게 오픈되는 유료 투어프로그램이 마련돼 지금까지 22만명 이상 방문했다.
홋카이도 무로란항의 동일본 최대급 현수교인 시라토리대교에선 2021년부터 배를 타고 대교 한가운데로 가서 100m 높이의 메인타워까지 올라가 항구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 투어가 시작됐는데 인기가 높다.
엔저로 인해 해외로 못 가는 수요를 끌어들이는 차별화한 노력이 결국 외국인 관광객까지 유치하는 결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한다. 코로나 이후 점점 악화하는 한국의 여행수지 적자에 경종을 울릴 만한 내용이다.
김인권 J트렌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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