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 코리아] 윤희숙, 김미애 같은 사람… 어디 없소?
그렇다면 포기해야 할까?
2%만 돌아서도 판 뒤집혀
국힘, 제2의 윤·김 발굴해야
이른바 보수 진영 입장에서 가장 얄미운 세대는 40대 연령층이 아닐까 싶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시기마다 진폭은 있지만 대체로 긍정 40%, 부정 60%로 구성된다. 그러나 40대는 긍정이 20%, 부정은 80%를 넘나든다. 지난 대선에서도 40대는 모든 세대에 도드라지는 민주당 열성 지지층이었다. 굳이 통계를 살필 필요조차 없이 필자의 주위에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는 친구는 손에 꼽을 정도다.
40대가 이러는 이유는 뭘까? 해석은 다양하다. 20대에 노무현을 지지한 세대라는 설명이 있고, 사회 진출기에 IMF 사태로 시련을 겪은 세대라는 견해가 있으며, 주사파 한총련의 세례를 받아 반미친북 성향이 강하다고 이념적 뿌리를 더듬는 주장 또한 있다. 모두 맞을 수도, 어떤 부분에선 틀릴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해법’이다. 혹자는 오늘도 40대의 사고관을 거칠게 비난하거나 조롱하는 데 열을 올린다. 확실한 것은, 깔보거나 놀리는 방식으로는 자신의 우월함을 자랑할 수는 있어도 타인을 설득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그리하여 40대는 포기하고 다른 세대에 집중하자는 ‘세대 포위론’을 주창한 사람도 있었지만, 과연 그것은 ‘선거 기술자’에 불과하다.
40대가 민주당을 지지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민주당이 아무리 싫어도 보수 정당을 지지할 수는 없다는 고집 때문이다. 그렇다고 진보 정당을 지지하면 사표가 된다는 나름의 현실적 판단 때문이다. 왜 그렇게 보수 정당이 싫은 거냐고 따지려는 마음은 잠시 접어두자. 그런 생각이 잘못되었다고 타박하려는 욕심 또한 뒤로하자. 역시 고민할 일은 해법이다. 그리고 많은 해법은, 상대의 잘못을 손가락질하기 전에, 자신의 잘못은 없는지 돌아보는 자세로부터 출발한다. 성찰은 상대가 아니라 ‘나’를 강하게 만든다.
화제를 돌려, 현재 100명 넘는 국민의힘 국회의원 가운데 아는 이름을 주위에 물으면 고작 서너 명쯤 언급한다. 그것도 부정적 키워드로 알려진 정치인들이다. 물론 민주당도 그렇다지만, 민주당은 이제 야당이다. 집권당에 맞서 싸우는 존재로서 야당은 많은 것이 ‘익스큐즈’된다. 1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국민의힘의 전망이 꽤 어두운 이유다.
지난 몇 년간 국민의힘 의원 가운데 긍정적으로 기억에 남는 이름을 꼽자면 두 명 정도다. 윤희숙과 김미애. 윤희숙에게 놀랐던 점은 부친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있자 의원직을 내려놓고 사법 판단을 구했다는 사실이다. 자신이 아니라 부친의 투기이며, 오래전 호적에서 분리된 가족이다. 민주당 의원 같았으면 변명으로 일관하며 세월의 힘에 의탁했을 것이다. 윤희숙은 의원직을 사퇴하고도 부친의 토지를 매각하도록 하여 이익금 전액을 복지재단에 기부했다. 이 정도면 “국민의힘에서 이재명을 비판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윤희숙뿐”이라는 목소리가 과장만은 아니게 들린다.
김미애는 또 어떤가. 방직공장 노동자로 일하다 음식점을 운영했고, 뒤늦게 주경야독으로 공부해, 변호사가 되고는 숱한 국선 변호를 했으며, 3명의 아이를 키우는 미혼 싱글맘. 이런 스토리를 지닌 인물을 보수 정당이 영입했을 때 민주당으로서는 당황하고 긴장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한편으로 김미애가 출마했을 때 “도대체 그 당에 왜 가느냐” 따져 묻는 사람이 많았다는 사실은 국민의힘이 거듭 성찰할 대목이다.
국민의힘이 40대 유권자의 마음을 얻는 방법은 어쩌면 간단하다. 제2, 제3의 윤희숙, 김미애를 부단히 발굴하는 일이다. 과연 그렇다고 40대가 보수 정당을 찍을까 싶겠지만, 40대의 2%만 변해도 다른 세대는 20%가 반응할 것이다. 가장 적대적인 계층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은 그래서 중요한 법이다. 스스로 강해지는 길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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