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 논란… 지역예술인 “광주정신과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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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비엔날레가 올해 처음으로 제정해 수여한 '박서보 예술상'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와 광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기지재단과 협약을 맺고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이 제정됐다.
지난달에는 이사회를 거쳐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 규칙도 제정했다.
기지재단은 100만달러를 후원하고, 광주비엔날레는 이를 재원으로 올해부터 2042년까지 매 대회마다 10만달러(약 1억3000만원) 상금의 박서보 예술상을 시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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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미술계 발전 위한 후원”
광주비엔날레가 올해 처음으로 제정해 수여한 ‘박서보 예술상’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와 광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기지재단과 협약을 맺고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이 제정됐다. 지난달에는 이사회를 거쳐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 규칙도 제정했다. 기지재단은 박서보 작가가 후진 양성을 위해 기탁한 재원을 기반으로 2019년 세워진 비영리 재단법인이다. 기지재단은 100만달러를 후원하고, 광주비엔날레는 이를 재원으로 올해부터 2042년까지 매 대회마다 10만달러(약 1억3000만원) 상금의 박서보 예술상을 시상하기로 했다.
광주비엔날레는 지난 6일 제14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식에서 첫 수상자로 선정된 엄정순 작가에게 상금 10만달러를 수여했다. 광주비엔날레가 특정 작가의 이름을 딴 예술상을 제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지역 예술인들은 박 작가의 지난 행보가 광주비엔날레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광주 지역 예술인과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박서보 예술상 폐지를 위한 시민모임’은 최근 북구 용봉동 광주비엔날레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광주의 역사적 정체성에 부합하지 않는 박서보 예술상을 즉각 폐지하라”고 요구했다. 시민모임은 “박 작가는 4·19 혁명에 침묵하고 5·16 군부 정권에 순응했으며 1970년대 박정희 군사 독재 정권이 만든 유신 정권 관변 미술계의 수장을 역임하는 등 미술 권력자”라고 평가했다.
박 작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실 관계도 맞지 않고 사유의 흔적도 읽을 수 없다”며 “더 많은 작가가 나서 후원하고 이름을 빌려 상을 만드는 것이 광주비엔날레를 키워 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비엔날레는 박 작가가 교육자이자 행정가로서 한국 추상미술을 개척하고 이끌어온 세계적인 거장이라고 설명했다. 1931년 경북 예천 출생인 박 작가는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한 뒤 홍익대 교수,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을 역임했다.
광주비엔날레 관계자는 “인종·지역·성별 등에 차별을 두지 않고 오직 작품성만을 고려해 수상자를 선정했다”며 “향후에도 다른 기관에서 미술계 발전을 위한 후원 의사를 밝힌다면 그에 걸맞은 시상이나 작가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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