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반도체·우주항공…첨단 미래도시 도약 꿈꾼다 [지방기획]
교촌동 일대 160만평, 국가산단 후보지로
대덕연구개발특구·카이스트·충남대 등
연구·개발 인프라 바탕 반도체 허브로
대전형 산업클러스트 조성에도 속도
우주바이오산업 테스트베드 구축 위해
국비 확보도 사활… 미래형 신산업 개척
◆한국형 실리콘밸리 조성 초석 마련
정부는 지난달 15일 나노·반도체, 우주항공 분야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대전 유성구 교촌동 일원 529만㎡(160만평)을 선정했다. 이는 여의도 면적(2.9㎢·약 87만평)의 2배 규모이며, 대전 최대 도심인 둔산권 크기와 맞먹는다.
나노·반도체 국가산단은 대전의 미래 전략 사업인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디딤돌이다. 시는 교촌동 일원에 나노·반도체를 비롯, 우주항공, UAM 등 연관 산업 유치에 나선다.
대전시는 유성을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의 경쟁력과 산학 연관 융합 기술 개발로 반도체 기술 혁신을 선도해 나가는 특화 산업단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대전시는 지난 2월 말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모하고 있는 반도체 분야 첨단 전략산업 특화 단지 유치를 신청했다. 수도권을 비롯, 전국적으로 15개 도시가 유치를 신청해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대전시는 카이스트와 손잡고 반도체 첨단 전략산업 도시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시는 초격차 기술력 확보를 위해 반도체종합연구소인 ‘한국형 IMEC’를 설립할 계획이다. IMEC은 유럽 최대 규모의 비영리 종합 반도체 연구소로 벨기에에 있는 반도체 연구·인력양성 센터이다. 96개국 산학연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다.
대전시는 대전형 산업 클러스터(D-Valley·디밸리) 구축에도 속도를 낸다. 대덕특구를 중심 거점으로 나노·반도체, 바이오메디컬, 우주항공, 국방 분야의 4대 미래 전략산업 축과 동서 지역 균형발전 축으로 ‘D’ 형상의 산단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전체 면적의 56.4%가 개발제한구역인 대전은 산업용지 공급 부족으로 기업 유치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대전시 산단은 모두 14개소, 1740만㎡에 달하지만 대덕특구에만 78%인 1359만㎡가 몰려있다. 대전시 공업 지역 비율은 1.72%로 6대 광역시 평균 5.85%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대전시는 이를 타파하기 위해 국가산단 후보지 선정과 함께 지역 미래 성장 전략을 담은 산단 공급 계획을 내놨다. 대전시는 기업 수요 맞춤형 개발로 공급자 중심에서 탈피해 기업 선호와 필요에 따라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개발제한구역의 신속한 해제를 위해 시는 992만㎡ 이하 규모의 특화형 산단을 조성한다. 개발제한구역 면적이 100만㎡(약 30만평) 이하일 경우 해제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 위임할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해 기존 10년 이상 소요되던 공급 기간을 최단 3년(최장 8년)까지 단축할 계획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산단 집중 예산을 임기 내 총 1000억원 상시 운용해, 공공지원금 확대, 미분양용지 및 휴·폐업 공장 매입으로 산단 활성화와 경쟁력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산단 바우처형 플랫폼을 구축해 산단 조성을 넘어 입주 기업에 대한 재정적·기술적 지원과 산단 생애 주기를 관리하는 시스템도 마련한다.
◆우주바이오산업 테스트베드 구축
대전시가 국내에서는 미개척 분야인 우주바이오산업 테스트베드 구축을 위해 국비 확보에 사활을 건다. 정부가 지정한 우주산업 3각 클러스터 연구·인재개발 특화 지구로 향후 우주청 신설을 고려해 대전만의 특화 산업을 조성하고 우주산업 선도 도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취지다. 우주바이오산업 테스트베드는 극한의 무중력 우주 공간과 생명과학을 접목해 신약 고도화 및 인공 장기를 개발하는 미래형 신산업이다. 사업비는 대략 1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데, 저중력 또는 무중력 우주 환경에서 바이오 실험이 가능한 연구실(랩) 구축과 연구개발, 실증화, 인력 양성이 핵심이다.
대전시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출연연 기관과 카이스트, 대전테크노파크, 지역 기업이 참여하는 지역 특화 산업으로 추진한다. 국내 우주바이오산업은 미국과 비교할 때 약 30년 정도 뒤처진 것으로 분석된다.
정초록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줄기세포 융합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우주 경쟁 시대 우주바이오는 블루오션이자 성장 가능성이 큰 영역이다. 본격적으로 우주관광 시대가 열리면 미세중력과 복합 우주방사선에 노출되는데 이를 예방할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해는 대전이 반도체·우주항공 분야 첨단 도시로 도약하는 원년입니다.”
이장우(사진) 대전시장은 13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 시장은 “3월 대전이 나노·반도체 국가산업단지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대전시 미래먹거리 구축에 속도를 내게 됐다”며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 기술과 전문 인력 인프라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테스트베드를 구축하는 데 총력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번 국가산단 선정이 미래 산업뿐 아니라 지역 뿌리 기업 성장도 견인하는 등 ‘더블 효과’를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중소·벤처 기업의 나노 소부장 산업과 앵커 기업의 반도체 제조산업을 연계할 계획”이라며 “지역 뿌리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도 이끌 수 있도록 촘촘하고 세부적인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민선 8기 내 지역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산업생태계 구축이 목표”라고 밝혔다. 최우선 과제는 신규 산업단지 개발이다. 그는 “대전은 대한민국 과학기술 수도로 연구 기관만 80개 정도 있다”며 “그동안 그린벨트 비중이 높고 산업용지가 없어 어려움을 겪었는데, 국가산단 지정으로 본격적으로 나노·반도체 산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그러면서 “대규모 개발 등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선 산업단지의 신속한 해제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해법으로 대전형 산업클러스터(D-Valley) 조성에 나선다. 이 시장은 “대전 산단은 대부분 대덕연구개발특구에 몰려 있다”며 “산단을 고루 분포시켜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대덕특구를 중심으로 남북 방향을 4대 미래 전략산업 축으로 잡고, 동서 축에는 양자컴퓨터 등 신산업 및 지역 특화 산업을 육성하는 디밸리를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대전 서남부권을 미국 실리콘밸리를 넘는 ‘자족형 미래 신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반도체·우주항공 기업 클러스터와 함께 공원, 공동주택 등 주거 환경이 어우러지는 신도시로 발돋움시키겠다”고 말했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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