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해상 경계선, 화합의 선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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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과 경남 사이의 수역은 멸치, 도다리가 많이 잡히는 황금 어장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명확하게 구분돼 있지 않은 해상경계선 때문에 조업 수역을 둘러싼 경남도와 전남도 간의 갈등이 지속되었다.
더군다나 지금까지 해양 관할구역 분쟁은 대부분 어업 활동과 관련된 조업 수역 분쟁이었으나 최근에는 해상풍력 발전사업, 해양 수산 자원 개발과 같이 해상 활동이 다양화함에 따라 해상경계를 둘러싼 갈등은 더욱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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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과 경남 사이의 수역은 멸치, 도다리가 많이 잡히는 황금 어장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명확하게 구분돼 있지 않은 해상경계선 때문에 조업 수역을 둘러싼 경남도와 전남도 간의 갈등이 지속되었다. 10여년이 넘게 지속된 갈등은 헌법재판소까지 가는 오랜 소송 끝에 결론이 났지만, 그 후유증은 지금까지도 남아 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해양이 차지하는 면적이 육지의 약 4.4배에 달할 정도로 크다. 우리나라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11개, 226개 기초지자체 중 73개가 해양을 관할구역에 포함하고 있어 지자체에게 해상경계 설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조업 수역 설정, 해상풍력 단지 조성, 바닷모래 채취와 같은 사업들은 연안·어촌 주민들의 생업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해양 환경 변화 등을 가져올 수 있기에 해상경계 설정에 대한 지자체와 지역 주민의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에 지난 1월 국회에서 ‘해양의 효율적 이용 및 관리를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해양관할구역 설정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발의됐다. 발의안은 해양수산부가 해양 관할구역을 결정하되, 관할구역 설정에 지자체 간 합의를 우선으로 하며, 그동안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심판을 통해 검증된 설정 원칙과 기준을 반영하도록 하였다. 또한, 해양 관할구역 설정안을 심의·의결하는 위원회를 두어 공정성과 전문성을 확보하였고, 관할구역 결정에 이의가 있을 경우 해당 지자체가 대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는 불복 절차도 마련했다.
이 법은 해상경계 설정을 위한 기준과 절차를 규정하고 있어, 이 법이 시행될 경우 그동안 해상경계가 명확히 정해지지 않아 야기되고 있는 현장의 혼란과 갈등을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해양 강국을 지향하는 우리나라에 지자체 간 해상경계가 확정되지 않은 현실을 이제는 극복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물론, 법률 제정으로 지자체 간 해양 관할구역이 바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지자체 간 협의를 기반으로 조사·측량, 전문가 자문 등 많은 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해양 관할구역을 둘러싼 잠재적 갈등을 예방하고,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또한 앞으로 지자체의 해양 관할권에 대한 책임이 커지는 만큼, 중앙 정부와 지자체가 협력하여 연안·어촌 지역 경제를 살리고, 지역 간의 화합을 도모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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