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진, 158.2㎞ ‘한 끗’ 모자랐다
두산전 6이닝 무실점 ‘시즌 첫 승’…9 대 2로 팀 ‘5연패 탈출’ 견인
어제는 문동주, 오늘은 안우진. 시속 160㎞의 벽이 연이틀 무너질 뻔했다. 딱 1.8㎞가 모자랐다.
프로야구 키움 에이스 안우진이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원정 두산전에서 160㎞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앞세워 6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안우진이 1회말 두산 2번타자 허경민을 상대로 5구째 던진 빠른볼은 KBO 공식 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 피치트래킹시스템(PTS)으로 158.2㎞로 측정됐다. 간발의 차로 160㎞를 넘어서지 못했다. 지난해 9월 기록한 자신의 최고 구속 158.4㎞에도 0.2㎞가 모자랐다. 허경민의 안타로 연결된 안우진의 이 공은 트랙맨 기준으로는 159.8㎞를 찍었다. 전날 한화 문동주는 KIA 박찬호를 상대로 PTS 기준 160.1㎞, 트랙맨 기준으로 161㎞를 던졌다. 국내 선수 최초로 160㎞를 넘겼다.
아쉽게 160㎞를 넘기지는 못했지만, 안우진의 이날 투구는 완벽에 가까웠다. 경기 전 이승엽 두산 감독은 “안우진이라도 실투는 나오고, 몇 번 아니더라도 찬스 역시 나온다”고 했지만, 안우진의 위력은 그 이상이었다. 매이닝 150㎞가 넘는 강속구를 뿌리면서도 탄착점이 흐트러지는 일이 없었다. 삼진 5개를 잡는 동안 볼넷은 1개만 내줬다. 3피안타까지 더해 4차례 1루에 주자를 내보냈지만 거기까지였다. 단 한번도 2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날 안우진은 주자가 나가면 더 힘을 냈다. 2회말 두산 호세 로하스가 안타를 치고 나가자 후속 강승호를 3구 삼진으로 잡았다. 4회말에는 김재환 안타 다음 만난 양의지를 역시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141㎞의 고속 슬라이더와 154㎞ 빠른 볼로 몰아세운 뒤 133㎞ 각이 큰 커브를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집어넣었다. 리그 최고의 타자 양의지가 손도 내밀지 못하고 얼어붙었다. 6회말 이날 경기 유일하게 선두타자 정수빈을 내보냈지만 허경민을 중견수 뜬공, 양석환을 병살타로 잡아냈다.
안우진은 이날 시즌 3번째 선발 등판 만에 첫 승을 거뒀다. 경기 전 0.69였던 평균 자책은 0.47까지 끌어내렸다. 이날 전까지 9경기 23득점으로 빈타에 허덕이던 키움 타선도 모처럼 힘을 냈다. 8회에만 타자 일순하며 6점을 몰아치는 등 9점을 뽑았다. 이형종이 3루타 1개를 포함, 2안타 3타점을 올렸다. 키움은 이날 9-2 승리로 5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안우진의 위력투에 돌파구를 찾지 못하던 두산은 8, 9회 키움 불펜진을 상대로 1점씩 올리며 영봉패를 면했다.
안우진은 경기 후 전날 문동주의 160㎞ 돌파에 대해 “대단하다”고 인정하면서 “이를 의식하지 않고 정확히 던지는 데 주력했다. 올 시즌 중으로 나도 160㎞ 돌파에 도전해보겠다”고 말했다.
광주에서 한화는 선발 장민재의 6이닝 무실점 호투 속에 KIA를 5-1로 꺾고 시즌 3승째를 올렸다. 롯데는 사직에서 LG를 8-7로 누르고 전날 패배를 되갚았다. KT는 NC를 10-3으로 대파하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 삼성은 홈에서 선두 SSG와 난타전 끝에 11-9로 이겨 6연패의 사슬을 끊어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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