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괴물 안우진 “160㎞ 당연히 던지고 싶다”[스경XMVP]
당연히 던지고 싶은 구속, 160㎞
오타니 주무기 ‘스위퍼’도 연습 중
“당연히 던지고 싶다. 기록 한번 만들어 보겠다.”
키움 안우진이 시속 160㎞ 돌파 의지를 드러냈다. 안우진은 13일 잠실에서 열린 원정 두산전에서 1회 158.2㎞ 빠른공을 던졌다. KBO 공식 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 피치트래킹시스템(PTS)으로 측정한 값이다. 트랙맨 기준으로는 159.8㎞를 찍었다. 안우진은 “0.2㎞가 모자랐던 셈인데, (160㎞에) 가깝게 간 것이니 아쉽지는 않다.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안우진은 이날 6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팀의 9-2 승리를 이끌었다. 팀의 5연패를 끊는 귀중한 승리였다.
안우진은 전날 한화 문동주가 PTS 기준 160.1㎞로 한 발 먼저 160㎞의 벽을 뚫은데 대해 “당연히 축하할 기록이다. 저는 강하게 던져도 아직 안 나온 구속인데 대단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그는 “(문동주의 기록을) 특별히 의식하지는 않았다”면서 “강하게 던지더라도 신중하게, 목표지점에 정확하게 공을 던지는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우진은 본격적으로 시작된 문동주와의 구속 경쟁에 대한 의지 또한 감추지 않았다. 안우진은 “당연히 던지고 싶은 구속이고, 마음먹고 던져야 나오는 구속”이라면서 “열심히 해서 기록 한번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안우진은 이날 팀 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특명을 안고 선발 등판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미세먼지로 취소된 전날 경기 선발 예정이던 장재영 대신 안우진을 이날 선발로 내세우며 승리를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안우진은 “점수를 아예 안주겠다는 생각으로 공을 던졌다”면서 “주자가 1루에 있더라도, 마치 3루에 있다고 생각하고 공을 던졌다”고 말했다. 이날 안우진은 삼진 5개 중 3구 삼진만 2차례 잡았다. 2번 모두 주자 1루 상황에서 나왔다. 안우진은 3피안타 1볼넷으로 4차례 1루에 주자를 내보냈지만, 2루는 단 한번도 허용하지 않았다 .
안우진은 지난해 명실상부 리그 최고 투수로 떠올랐다. 하지만 그는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를 꿈꾸고 있다. 투구시 오른팔을 빼는 동작을 조금 손보면서 직구 수직 무브먼트를 끌어올렸다. 이제는 요즘 대세라는 ‘스위퍼’를 연습 중이다.
스위퍼는 일종의 슬라이더다. 횡으로 움직이는데, 보통 슬라이더보다 궤적이 더 크다. 오타니 쇼헤이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에서 9회 미국의 마지막 타자 마이크 트라우트를 삼진으로 잡은 마지막공이 바로 스위퍼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시즌 들어서도 스위퍼를 주무기로 애용하고 있다.
안우진은 “요즘 투수들이 스위퍼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한번 던져보고 싶고, 연습도 해보는데 아직은 잘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스위퍼를 던지는데 횡으로 휘지 않고, 자신이 가진 기존 슬라이더처럼 종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스위퍼는 국내에는 아직 던지는 투수가 많지 않다. 지난 7일 안우진과 맞대결 했던 NC 새 외국인투수 에릭 페디 정도가 던진다. 안우진은 “그날 우리 공격때 한 2아웃까지는 TV로 상대 투구를 지켜봤는데, 페디가 던지는 공이 스위퍼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다음 경기 때 만날 기회가 있다면 한번 물어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안우진은 “지금 던지는 구종을 좀 더 확실하게 하는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안우진은 이날 시즌 3번째 등판 만에 첫 승을 거뒀다. 경기 전 0.69였던 평균자책점은 0.47로 끌어내렸다. 탈삼진은 29개로 리그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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