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질러 상대팀 집중 깼다”... 시카고 불스 최우수 선수는 9세 소녀
상대 랩터스 36번 자유투 던질때
괴성 질러 슛 성공률 50%로 낮춰
불스, 그 덕에 109대105로 승리
미 프로농구(NBA) 시카고 불스가 13일 공식 소셜 미디어에 경기 최우수선수(Player of the Game)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 얼굴은 선수가 아니라 어린 소녀였다. 바로 불스의 주전 가드 더마 더로전(34)의 딸 다이어(9)였다.
사연은 이렇다. 불스는 이날 토론토 랩터스와 단판 승부인 플레이 인 토너먼트 원정 경기에서 109대105로 승리했다. 잭 러빈(28)이 39점, 더마 더로전이 23점을 퍼부으며 적지에서 승리를 거뒀다. 불스는 10번 시드, 랩터스는 9번 시드였다.
랩터스의 중대 패인은 36번 던져 18번만 들어가 50% 성공률에 그친 자유투였다. 팀 시즌 자유투 성공률 78.4%에 훨씬 못 미쳤다. 자유투를 5개만 더 넣었어도 뒤집을 수 있었던 4점 차 승부였기 때문에 더 치명적이었다. 특히 랩터스는 4쿼터 12초 남은 상황에서 파스칼 시아캄(29)이 전부 넣으면 동점으로 만들 수 있었던 자유투 2구를 모두 놓치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관중석에서는 자유투 라인에 선 랩터스 선수가 슛을 쏠 때마다 날카롭고 큰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랩터스 선수들은 익숙하지 않은 소리에 두리번거렸고, 결국 부정확한 자유투로 연결됐다. 비명의 주인공은 더마의 딸 다이어 더로전. 아빠가 이기기를 바라는 마음에 목이 쉬도록 소리를 질렀다. 아빠는 승리한 뒤 딸과 하이파이브로 기쁨을 나눴다.
시아캄은 “(다이어의 비명과) 자유투를 못 넣은 것은 관계 없는 일”이라며 일축했지만, 많은 이의 생각은 달랐다. 미국 매체 USA투데이는 “불스가 ‘올해의 식스맨(최우수 벤치 선수에게 주는 상)’ 후보를 배출해냈다”고 했다. ESPN 아나운서 마크 존스는 “불스는 다이어와 연봉 협상을 해야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불스 구단은 이날 최고의 스타가 된 9살 소녀를 ‘36번의 비명(36 Screams)’이라는 문구와 함께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했다.
더마와 다이어 더로전은 NBA에서 사랑스러운 부녀로 유명하다. 다이어가 학교에 다니기 전에는 매 경기 벤치에서 아빠를 응원했다. 2017년 플레이오프 경기 기자회견에서는 더마에게 오는 질문마다 다이어가 “나는 아빠를 사랑해요”라고 답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날 경기도 다이어가 아빠에게 조른 끝에 얻어낸 관전 기회였다. 더마 더로전은 2009년 랩터스에서 NBA에 데뷔해 9년 동안 뛰었다. 이날 경기가 열린 토론토가 다이어에게는 태어나서 5살까지 자란 고향 같은 곳이었다. 다이어는 애교 섞인 구애로 학교를 하루 빠지는 걸 허락받았고, ‘맹활약’을 펼치면서 중요한 경기에서 단단히 한몫을 해냈다.
더로전은 경기를 마치고 “랩터스 선수들이 자유투를 놓칠 때마다 이상한 소리가 났다. 한 번은 골대 대신 관중석을 봤는데, 딸이 괴상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헉(Dang), 저게 내 딸이었어?’라고 생각했다”며 “학교에 가지 말라고 하길 잘했다. 용돈을 줘야겠다”고 웃었다.
불스는 오는 15일 마이애미 히트와 플레이오프 동부 콘퍼런스 8번 시드를 놓고 한번 더 단판 승부를 벌인다. 다이어가 다음 경기에도 올지 관심이 쏠렸지만, 더로전은 “그날 딸은 학교에 가야 한다”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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