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되네 ‘광속 라이벌’ 문동주·안우진
지난해 KBO리그는 안우진(24·키움)의 등장에 술렁거렸다. 2018년 키움에 입단한 뒤 데뷔 5년차에 처음 제대로 풀타임 선발을 소화한 안우진은 역대 2위인 224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한 경기에서 10명 이상의 타자를 줄줄이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힘의 원천은 빠른 공을 앞세운 강력한 구위에 있다.
안우진은 지난 시즌 말미였던 9월30일 문학 SSG전에서 김성현을 상대로 시속 158.4㎞의 강속구를 던졌다. KBO 공식 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의 피치트래킹시스템(PTS)으로 2011년 측정하기 시작한 이래 국내 투수 중에서는 2012년 최대성(당시 롯데·158.7㎞) 외에 찍어보지 못했던 시속 158㎞대 강속구가 10년 만에 나온 것이다.
현역 강속구 투수의 상징이 된 안우진 앞에 이제 대형 라이벌이 등장했다. 4년 후배 문동주(20·한화)가 지난 12일 광주 KIA전에서 1회말 박찬호를 상대로 던진 3구째 직구가 시속 160.1㎞로 기록됐다. 그동안 국내 투수 중 누구도 넘지 못했던 시속 160㎞의 벽을 문동주가 최초로 넘어섰다.
지난해 KBO리그 새 에이스감으로 떠오른 안우진에 이어 문동주가 그간 보지 못했던 어마어마한 공으로 등장하면서 새로운 차원의 강속구 라이벌 시대가 열리게 됐다.
KBO리그는 2000년대 후반 한 살 터울의 류현진, 윤석민, 김광현 트로이카 시대를 거쳐 아주 오랫동안 동갑내기 김광현과 양현종의 경쟁 시대를 즐겼다. 그 둘을 이을 후계자가 없다고 했던 KBO리그에 1년 차이로 등장한 안우진과 문동주는 광속구 양대 산맥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한국 야구 역사의 한 페이지로 기록되기에 충분하다.
현재 국내 선수 역대 최고 구속 순위에서는 문동주의 160.1㎞가 1위, 안우진의 158.4㎞가 3위다. 5위 안의 투수 중 선발로서 기록을 세운 투수는 문동주와 안우진뿐이다. 2위 최대성도, 4위 한승혁(157.7㎞)도, 5위 조요한(157.5㎞)도 당시 모두 구원 등판해 기록했다.
현역 투수 1·2위인 문동주와 안우진은 어린 나이에 팀 운명을 짊어졌다는 점도 과거 경쟁 체제를 이뤘던 에이스들과 비슷하지만 구속의 수준은 차원이 다르다.
개인 최고 구속을 보면 안우진은 꾸준하다. 지난해 158.4㎞를 찍고 약 일주일 뒤인 10월8일 두산전에서 158.2㎞로 다시 한 번 158㎞대를 기록했다. 그 전인 8월27일 LG전에서는 157.9㎞를 기록했다. 데뷔 후 가장 빠른 공 3개가 모두 지난해, 158㎞ 주변에서 형성됐다.
데뷔해서 불과 15경기 39.2이닝밖에 던지지 않은 문동주의 가장 빠른 공 3개는 모두 올해 나왔다. 첫 등판이었던 지난 6일 삼성전에서 156.2㎞를 던졌고, 12일 KIA전에서 1회말 1번 류지혁을 상대로 156.3㎞를 찍은 뒤 2번 박찬호에게 3구째에 역대 최고인 160.1㎞ 직구를 던졌다.
안우진이 시즌 후반, 경기 후반에도 강속구를 유지한다면, 문동주는 개막하자마자 경기 초반부터 엄청난 파워피칭을 했다. 올시즌을 치르면서 또 얼마나 빠른 공을 몇번 더 볼 수 있을지 기대감도 치솟고 있다.
두 강속구 투수의 맞대결은 이제 KBO 최고의 빅매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선수 역대 최고 구속 TOP5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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