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완만한 침체”…갈수록 통화정책 어려워지는 연준

박순빈 2023. 4. 13.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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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가 우리 경제의 새로운 복병으로 떠올랐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 하반기 '경미한 침체'(mild recession) 진입 가능성이 거론됐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가 올 하반기 경기 침체 국면에 진입할 경우 우리 정부와 한국은행의 정책 기조도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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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FOMC의사록
지난달 물가 상승세 둔화…근원물가는 아직 높아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AFP/연합뉴스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가 우리 경제의 새로운 복병으로 떠올랐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 하반기 ‘경미한 침체’(mild recession) 진입 가능성이 거론됐기 때문이다. 물가를 잡기 위해 통화긴축을 유지해야 하는 연준으로서는 경기 침체도 같이 걱정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한 셈이다.

미 연준이 12일(현지시각) 공개한 3월 공개시장위(21~22일) 의사록을 보면, 이번 회의에서는 미국 경기 악화에 대한 연준의 내부 분석이 보고됐다. 연준은 지난달 연 4.50~4.75%인 연방기금 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연준 경제분석팀이 위원회에 보고한 보고서(Staff Economic Outlook)에 따르면, 누적된 금리 인상의 효과에다 최근의 은행 사태를 반영할 경우 미국 경제가 올해 하반기쯤 ‘경미한 침체’ 국면에 진입해 2025년까지 약 2년 동안 이 추세를 회복하는 기간이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 의사록에 ‘경기 침체 가능성’ 이 거론된 건 금리 인상 랠리에 들어간 2022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연준 내부 분석과 더불어 참석자들 사이에서도 경기를 두고 여러 의견이 오갔다. 일부 참석자들은 “실리콘밸리은행 사태 이후 벌어지고 있는 은행권 불안이 산업 전반의 생산 활동과 고용 사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완전히 파악될 때까지 잠정적으로 금리 인상을 중단하는 것도 고민해야 한다”란 취지의 의견도 냈다. 이들은 특히 지역의 중소형 은행들이 자본 확충과 유동성 개선 요구 때문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가계에 대한 신용공급을 줄이고 이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실물 경기 위축을 우려했다. 금리 인상→금융 불안정성 확대→신용공급 축소→실물 경기 위축 경로를 떠올린 위원들이 있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참석자들은 결국 은행발 금융 불안에 대한 조처가 진행 중이며, 현재로서는 고물가 대응이 더 중요하고, 아직 고용시장이 양호하다는 점에서 정책금리 추가 인상으로 의견을 모았다.

연준의 3월 공개시장위 분위기는 앞으로 통화정책 결정이 더 어려워질 것임을 의미한다. 현재 물가 수준을 보면, 연준이 관심을 고물가에서 금융 불안에 따른 경기 악화로 완전히 돌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미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상승률(전년 동월비)은 5.0%로 전달(6.0%)보다 낮아졌으나 전반적인 수요 압력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에너지 및 식품류 제외 지수) 상승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인 5.6%로 나타났다. 지난달 근원물가 상승률은 전달보다 0.1%포인트 외려 더 높다. 이에 따라 앞으로 나올 고용·물가·경기 지표를 하나하나 확인해가며 연준이 신중한 행보를 이어갈 공산이 더 높다는 분석이 좀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일단 금융시장에서는 한차례 정책금리 인상 전망이 좀 더 많은 편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미 연방기금 금리 전망을 반영하는 패드워치를 보면, 5월 공개시장위 정례회의에서 현재 연 4.75~5.00%인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확률은 66%다. 미국 경제가 올 하반기 경기 침체 국면에 진입할 경우 우리 정부와 한국은행의 정책 기조도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박순빈 선임기자 s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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