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홍준표 상임고문 해촉…여당 ‘전광훈 갈등’ 내홍
홍 “엉뚱한 데 화풀이하나”
일각선 ‘윤심’ 작용 분석도
비윤계, 지도부 조치 비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홍준표 대구시장을 당 상임고문직에서 해촉했다. 홍 시장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관련 당 지도부 비판이 선을 넘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홍 시장이 최근 TV토론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한 게 김 대표가 결단을 내린 배경이란 분석도 나온다. 비윤석열계는 “홍준표 지지자까지 밀어내면 우리 당 지지율이 어떻게 남아나느냐”(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특정 목회자가 국민의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당 지도부가 그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것이 말이나 될 법한 일인가”라며 “최근 우리 당 지도부를 두고 당 안팎에서 벌이는 일부 인사들의 과도한 설전이 도를 넘고 있다”고 밝혔다. 특정 목회자는 전 목사, 과도한 설전을 벌이는 인사는 홍 시장을 가리킨다. 김 대표는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 “상임고문의 경우 현직 정치인이나 지방자치단체장으로 활동하는 분은 안 계셨던 게 관례”라며 홍 시장 해촉을 결정했다. ‘중앙정치에 관여할 권한’을 뺏은 것이다.
홍 시장은 지난달 김재원 최고위원의 실언들이 터진 후 연일 김 대표를 비판해왔다. 홍 시장은 지난달 2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 대표가 카리스마가 없고 미지근하다”고 했다. 김 대표가 지난 3일 “지방자치 행정에 전념하면 좋겠다”고 하자 “대표를 두 번 지낸 상임고문으로 중앙정치에 관여할 권한과 책무가 있다”고 맞대응했다. “총선을 앞두고 비대위 체제로 가지 않는다는 보장 있냐”는 말을 썼다가 지우기도 했다. 김 대표는 홍 시장의 ‘비대위 전환’ 발언에 분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에선 ‘윤심’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 시장이 지난 9일 MBC <100분 토론>에서 “노련한 정치력이 있는 사람을 다 제치고 정치력 없는 대통령을 뽑았다. 그렇게 뽑아놓고 왜 탓을 하나”라고 윤 대통령을 비판한 것 등이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홍 시장은 SNS에 “욕설 목사(전 목사)를 상임고문으로 위촉하라”며 “엉뚱한 데 화풀이를 한다. 문제 당사자(김 최고위원) 징계는 안 하고 나를 징계한다? 어이없는 당이 돼가고 있다”고 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정당에서 당내 구성원이 조금이라도 다른 의견이 있으면 윤리위원회로 몽둥이 찜질하는 것을 넘어서 이제 상임고문 면직(해촉)까지 나온다”고 지적했다. 김웅 의원은 SNS에 “막말(김 최고위원)은 괜찮지만 쓴소리(홍 시장)는 못 참느냐”라고 썼다.
조미덥·정대연·이두리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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