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피 경보’ 소동…“국제사회 향한 도발”
북한 미사일 발사로 13일 일본에서 전국순시경보시스템(J얼러트)이 발령됐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55분쯤 홋카이도 지역 시민들의 휴대전화에 J얼러트가 잇따라 울렸다. “홋카이도 주변에 미사일이 떨어진다”며 “즉시 건물 안 또는 지하로 대피하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오전 8시쯤 일본 정부는 “정보를 확인한 결과, 해당 미사일이 홋카이도나 그 주변에 낙하할 가능성이 사라진 것을 확인해 정정한다”고 발표했다. 해상보안청은 오전 8시19분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이미 낙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 미사일이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J얼러트는 미사일 발사나 쓰나미 경보, 대규모 테러 등 위급상황에 사용된다. 2007년 도입된 이후 2017년까지 4차례만 J얼러트가 발령됐지만, 지난해 10월 5년 만에 북한 미사일 발사로 다시 J얼러트가 울렸다. 이어 그해 11월에도 미사일이 일본 열도 상공을 넘어갈 것이라는 우려에 J얼러트가 발령됐고, 이날 다시 약 6개월 만에 경보가 발령됐다.
이른 아침 J얼러트가 울리자 시민들은 불안함을 토로했다. 야후뉴스 게시판에는 “경보가 울려도 피신할 곳이 없다” “지하철역에 서 있는데 경보가 울렸고,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경보로 전달된 정보가 너무 부족했다” “경보가 발령되면서 고속도로 진입이 일시 차단되는 등 혼란을 겪었다” 등의 댓글이 올라왔다.
실제로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경보에 따라 도호쿠 신칸센은 오전 8시쯤 운행을 일시 중단했다가 8시20분쯤 운행을 재개했다.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사일 경보 발령의 적절성과 관련한 질문에 “제한된 정보를 가지고 시스템이 항적을 추정했기 때문에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관점에서 ‘J얼러트’를 발령했다”고 설명했다. 마쓰노 장관은 “이번 발사는 국제사회 전체를 향한 도발의 수위를 끌어올리는 폭거”라고 말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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