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안정용 물량까지 악용…중국산 마늘 국산으로 둔갑
[뉴스리뷰]
[앵커]
중국산 마늘을 국산으로 속여 판매한 일당이 적발됐습니다.
이들은 또 정부에서 물가 안정용으로 비축해둔 중국산 마늘까지 사들여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했습니다.
이호진 기자입니다.
[기자]
깐 마늘이 기계 위에서 계속 분류되고 있습니다.
마늘이 담긴 포장지에는 '신토불이' 한자어와 함께 한국산이라는 표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중국산입니다.
공장 한켠에선 중국산 마늘이 담겨 있던 포장지가 무더기로 나옵니다.
<현장음> "중국산 봉투가 왜 여기서 나오냐고, 날라 다니는 게 아니잖아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남지원은 중국산 마늘을 국산으로 속여 판매한 혐의로 가공업체 대표 60대 A씨와 공장장 50대 B씨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중국산 피마늘 58.2톤을 들여와 껍질을 깐 뒤 국산 깐마늘로 속여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로 인해 시세 차익 2억원 상당을 부당 취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껍질을 까지 않은 피마늘은 이렇게 국산과 중국산을 구별하기 쉬운 반면, 이렇게 껍질을 까놓으면 육안으로는 전혀 구별할 수 없습니다.
원산지를 둔갑한 마늘은 수도권의 도매시장이나 마트 등으로 팔려나갔습니다.
이들은 소비자들이 의심하지 않도록 '농협'을 무단으로 도용한 포장지를 사용했습니다.
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비축하고 있던 중국산 마늘을 물가 안정을 빌미로 구입한 뒤 국산으로 속여 판매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원산지를 속이지 않겠다는 서약서까지 작성했지만 지키지 않았습니다.
<김재민 /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남지원장> "국가가 물가 안정을 위해서 서민들 내지 국민의 민생을 위해서 투입한 부분을 악용한 사례로 볼 수 있겠습니다."
농산물품질관리원은 원산지 표기 위반 사례 근절을 위해 농식품 거래 형태, 농식품 수입 동향 등 시장 변화를 면밀히 살펴 적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이호진입니다. (ji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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