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군 통신선 끊고 ‘고체 탄도미사일’ 쏜 북, 우발적 충돌 막아야
북한이 13일 오전 평양 인근에서 중거리급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최고 고도 3000㎞ 미만, 비행거리 약 1000㎞로 동해상에 떨어졌다. 지난달 27일 단거리탄도미사일 이후 17일 만의 탄도미사일 발사다. 군당국은 특히 북한이 고체연료를 쓴 탄도미사일을 처음 쏜 것으로 보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고 동북아 정세를 위협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 북한이 이날로 7일째 남북 연락채널을 모두 차단하면서 한반도를 다시 군사적 긴장 고조 국면으로 몰아가려는 것인지 우려스럽다.
이번 탄도미사일을 30~45도 정상 각도로 쏘면 사거리는 5000㎞에 이른다. 사거리 5500㎞ 이상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분류 기준에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미국·일본은 상승 고도와 비행거리를 조정해 ICBM을 쏜 것으로 판단했다. 무엇보다 이번 미사일은 고체연료가 처음 사용됐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군당국이 액체연료 탄도미사일보다 빠른 상승 속도와 궤적 등을 분석한 결과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대출력 고체연료엔진 지상분출 시험을 했고, 지난 2월 열병식에서 신형 고체연료 ICBM을 공개했다. 그로부터 두 달 만에 첫 시험발사에 나선 것이다. 고체연료 미사일은 발사 직전 연료를 주입할 필요가 없어 액체연료보다 신속성과 은밀성이 높아진다. 한·미의 사전 징후 포착과 선제 대응이 어려워진다.
북한은 지난달부터 지상·공중·수중에서의 전술핵탄두 능력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사흘 전 군사 회의에서 남한 작전지도를 펼쳐놓고 “전쟁 억제력을 더욱 공세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15일은 김일성 생일(태양절) 111주년이고, 이달 중 정찰위성을 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북한이 무력 도발을 하면 한·미는 맞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반복되면 한반도는 위태로운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그런데 북한은 남북 군 통신선을 지난 7일부터 1주일째 끊고 있다. 남북 핫라인은 오해나 오판으로 인한 무력 충돌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다. 남북관계가 경색될수록 더욱 필요하다. 북한은 한시라도 빨리 전화통화에 응해야 한다.
이날은 2012년 김 위원장이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추대돼 공식 집권한 지 11년째 되는 날이다. 북한은 핵·미사일이 대남·대미 협박에 소용없으며, 국제사회에서 고립만 재촉했음을 이미 봐오지 않았는가. 한·미의 안보 태세는 강화돼야 하지만, 무엇보다 한반도에서 우발적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세 관리에 노력해야 한다. 남북 모두 최고의 선과 출구는 힘이 아니라 대화임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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