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고체연료 ICBM 추정 새 탄도미사일 도발

유새슬·유정인·박은경 기자 2023. 4. 13.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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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방 1위원장 추대 11주년
평양 인근서 동해상에 고각 발사
화성-12형 개량·북극성 등 추정
통신선 끊은 채 도발 수위 높여

북한이 13일 중거리급 이상의 신형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고체연료를 활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7시23분쯤 평양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며 “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돼 약 1000㎞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혔다. 미사일은 평양 동남쪽 인근에서 일본 홋카이도 방향으로 날아갔다. 이번 미사일은 북한이 과거 열병식에서 공개했던 여러 신형 무기체계 중 하나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합참의 설명이다. 고체연료가 사용됐고 정점 고도는 3000㎞ 미만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고체연료를 사용한 ICBM을 처음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지난 2월 인민군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고체연료 ICBM을 공개했다. 고체연료는 액체연료와 달리 운반과 주입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 즉각 발사가 가능하다.

고도는 일반적인 ICBM급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북한이 상승고도와 비행거리를 조정했을 수 있다. 에이드리언 왓슨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번 미사일이 ICBM이라고 규정했다.

조태용 안보실장 주재 ‘긴급 NSC 상임위’ 북한이 동해상에 중거리급 이상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13일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하고,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NSC 상임위원들은 “한·미 연합연습의 철저한 시행 등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의 성능을 개량했거나 기존 ICBM을 새 시스템으로 발사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2021년 1월 열병식에서 공개된 ‘북극성-5ㅅ(시옷)’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극성’ 계열은 고체연료를 사용한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이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추대 11주년이다. 지난달 27일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뒤 17일 만이자 올해 9번째 탄도미사일 발사다. 중거리급 이상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16일 ICBM 화성-17형을 발사한 뒤 한 달여 만이다.

이번 도발은 새 무기체계를 시험하려는 목적 외에도 핵무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남북 통신선 단절 이후 연쇄 도발의 시작일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7일부터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서·동해 군 통신선을 통한 정기 통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 이달에는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1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1주년(25일) 등이 몰려 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 내부적으로 행사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추가 도발 가능성은 항상 열어놓고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0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6차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우리의 전쟁억제력을 더욱 실용적으로, 공세적으로 확대하고 효과적으로 운용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남한 지도에서 주한 미군기지가 있는 경기 평택시 인근으로 추정되는 곳을 손으로 가리키는 사진도 공개됐다.

한·미는 11~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통합국방협의체(KIDD)를 개최하고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해 연합방위체계에서 한국의 역할 확대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또 “미국이나 동맹국 및 우방국들에 대한 어떠한 북한의 핵 공격도 용납할 수 없으며, 김정은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14일에는 한·미·일이 워싱턴에서 제13차 안보회의(DTT)를 연다. 합참은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행위”라며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초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새슬·유정인·박은경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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