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역사는 美 역사”… 바이든, 뿌리찾기로 표심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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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영국령 북아일랜드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아일랜드로 넘어가 본격적인 '뿌리 찾기' 여정을 시작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외고조부 오언 피네건이 살던 아일랜드 북동부 라우스주 칼링퍼드를 찾아 이곳의 고성(古城)을 둘러보며 "기분이 정말 좋다. 고향에 돌아온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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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외고조부 살던 곳서
“고향에 온 것 같아 기분 좋다”
美인구 9.5% 아일랜드계 겨냥
현지 주민들과 잇단 스킨십 행보
히긴스 대통령 면담… “많은것 배워”
“연정 복원시 美 기업 투자할 것”
북아일랜드에 당근책 제시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영국령 북아일랜드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아일랜드로 넘어가 본격적인 ‘뿌리 찾기’ 여정을 시작했다.
야구모자 쓰고 아일랜드 古城 찾은 바이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12일(현지시간) 야구모자를 눌러쓰고 미하일 마틴 아일랜드 부총리(왼쪽)와 함께 라우스주 칼링퍼드의 고성을 방문, 현지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있다. 평소 아일랜드계 가톨릭 이민자 가정의 후손임을 공공연하게 드러내 온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현지 주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혈통에 대한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칼링퍼드=EPA연합뉴스 |
야구모자를 쓴 채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괜찮다. 아일랜드잖아”라고 하는가 하면, 식료품점에 가서는 “우리 조상들이 도대체 왜 이곳을 떠났는지 모르겠다. 아름답다”고 말했다. 앞선 북아일랜드 방문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여러분의 역사는 우리의 역사”라며 친밀감을 표현했다.
들뜬 마음 탓인지 말실수도 이어졌다. 그는 라우스주의 한 맥줏집 연설에서 ‘올 블랙스’라는 뉴질랜드 럭비팀 별명을 1919∼1921년 아일랜드 독립전쟁에서 아일랜드 공화국군을 폭력적으로 진압했던 영국군의 이름인 ‘블랙 앤 탠스’로 잘못 불렀고, 이후 백악관이 이를 정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3일에는 수도 더블린에서 마이클 히긴스 아일랜드 대통령을 면담하며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며 “제 친척들처럼 이곳에 한 번도 와본 적 없는 아일랜드계 미국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최근 재선 도전 의사를 재확인한 그의 이런 발언은 미국 인구의 9.5%가량(약 3150만명)을 차지하는 아일랜드계를 겨냥한 선거전을 방불케 했다. WP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영국·아일랜드 순방은 북아일랜드의 가톨릭 민족주의 진영과 개신교 친(親)영국 진영 간의 유혈 사태를 종식한 벨파스트평화협정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이뤄졌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벨파스트에는 단 몇 시간만 머물고 나머지 이틀 반 일정을 위해 아일랜드로 떠났다”며 “대통령의 우선순위가 어디에 있는지 보여준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도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공적 정체성과 정치적 전망을 형성한 아일랜드 뿌리에 (이번 순방의)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벨파스트 얼스터대에서 연설을 통해 북아일랜드 정치가 안정되면 “미국 기업들이 이미 투자한 20억달러(약 2조6200억원)의 세 배에 달하는 6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며 연정 복원을 촉구했다. 북아일랜드는 벨파스트협정에 따라 제1당과 제2당이 신·구교 연립 자치정부를 꾸려야 하지만, 영국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브렉시트를 단행한 뒤 영국 본토와 북아일랜드 사이에 무역장벽이 생긴 데 반발한 민주연합당의 연정 불참으로 1년 넘게 의회와 정부가 구성되지 않고 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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